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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엉 Dec 16. 2023

강물 같은 사람들

휴직 후 태국 한달살기 - 회상(1)

적어도, 태국 치앙마이에서 한 달을 살면서 만난 태국 사람들은 내게 마치 강물처럼 다가왔다. 내가 머물렀던, 치앙마이 올드시티는 직사각형의 고대성벽으로 둘러싸인 곳으로, 한국인들에게는 비둘기와 기념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타패게이트'가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나는 올드시티의 고대성벽을 둘러싸고 흐르는 강물과 수변 중심으로 웅장하게 자란 나무들을 함께 바라 보는 것을 좋아했다. 365일 여름 같이 뜨겁고 온화한 날씨 속에서 자라는 나무들의 웅장함은 생생하게 매력적이었다. 나무, 풀, 연꽃, 연잎 사이로 흐르는 강물을 보고 있으면, 강물이 마치 태국사람들 같았다. 


태국 사람들은 급한 것이 없고, 여유가 있었다. (물론, 이들도 급할 때는 급하지만) 적어도 한국인들 처럼 모든 것을 빨리하지는 않는 것 같았다. 내가 그곳에서 본 풍경들은 가끔씩 나의 걸음을 멈추게 했는데, 내가 걸음을 멈춰도, 그곳의 사람들은 빨리 가야한다고 혹은 빨리 해야한다고 강요하지 않았다. 그저 각자만의 속도로 강물처럼 흐르는 것 같았다. 

올드타운 고대성벽을 둘러싸고 흐르는 강물

그곳에서. 내가 알게 된 것은 느려도 괜찮다는 것과 '빨리' '빨리'라는 강박적인 마음이 나의 몸과 마음을 늘 무겁게 짖누르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귀국 후, 특별한 일이 없다면, 나는 느리게 걷게 됐다. 느리다는 것이 나쁜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느린것은 나쁜 것이 아니었다.


걸으면서, 나는 이전에 비해 주변 풍경을 더 자세히 만나게 됐고, 나의 몸과 마음을 조금 들여다 보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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