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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날에는 한 문장이 삶을 붙잡아 준다.
누군가의 말이 아니라, 어느 날 마음속에서 조용히 떠오른 문장 하나가.
삶은 생각보다 단단하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은 그렇지 않다.
우리는 쉽게 흔들리고, 자주 비교하고, 가끔은 이유도 모른 채 스스로를 작게 만든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식탁을 치우던 순간,
설거지를 하다가 잠시 멈춘 순간,
강아지와 걷는 아침 산책길에서
나는 그런 생각들을 자주 붙잡곤 했다.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는 걸까.”
누군가는 더 빠르게 가고,
누군가는 더 크게 이루고,
누군가는 더 단단해 보이는 시대다.
하지만 오래 살아보니 알게 되었다.
삶은 속도의 문제가 아니라
버티는 방식의 문제라는 것을.
어떤 사람은 거창한 성공으로 삶을 견딘다.
어떤 사람은 관계로,
어떤 사람은 믿음으로,
그리고 어떤 사람은 나를 지켜주는 한 문장으로 하루를 버틴다.
나에게도 그런 문장들이 있었다.
넘어졌을 때 다시 일어나게 해 준 말,
엄마로서 흔들리던 마음을 붙잡아 준 말,
비교 속에서 나를 잃지 않게 해 준 말.
돌아보면 그 문장들은 대단한 말이 아니었다.
어쩌면 너무 평범해서
때론 그냥 지나쳤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나는 믿는다.
말은 사람을 살린다.
한 문장이 하루를 바꾸고,
하루가 삶을 바꾸기도 한다는 것을.
이 글은 그런 문장들에 대한 기록이다.
살면서 내가 붙잡았던 말들,
그리고 그 말들이 나를 어떻게 다시 일으켜 세웠는지에 대한 이야기.
이 책을 읽는 누군가가
어느 페이지에서 잠시 멈추어 서기를 바란다.
그리고 마음속에 작은 문장 하나를
조용히 가져가기를 바란다.
그 문장이
어느 날 당신을 다시 일으켜 세워주기를.
어느 날 어느 문장에서 단단하게 세워진 나처럼.
나에게 흘러 들어온 좋은 문장이,
다시 독자들에게 서서히 스며들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