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작가 공동집필 프로젝트 Vol.3
겨울에는 눈사람을 만들어야만 해
브런치 작가 공동집필 프로젝트 Vol.3
변덕처럼 스미는 스산한 냉기에
잔뜩 움츠러들게 되는 이 계절.
문득 들이마신 겨울 내음 속 매캐한 공기마저
한없이 무심하여 서운해지고 맙니다.
그러나 거센 추위에 웅크렸던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면,
잔잔한 회빛이 번진 하늘 아래
부풀어 오른 눈송이들이 바람에 가볍게 흩날릴 테지요.
이토록 온화한 풍경 앞에서
우리는 당신의 평안을 묻습니다.
온돌방의 아랫목은
언제나 그 애정만큼 포근히 데워져 있을 테니,
두꺼운 이불을 둥글게 펼쳐놓고
우리는 삼삼오오 둘러앉아,
말랑한 귤을 한 조각씩 오물거리겠지요.
아,
그 귤은 말갛게 달아오른
어느 날의 사랑만큼이나 달 것입니다.
솜털 같던 눈방울이 소복이 내려앉으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문밖으로 달려 나가겠지요.
우리는 손발이 발갛게 얼어붙는 것도 잊은 채
하얗고 둥근 몸을 정성을 다해 굴리고
어여쁜 얼굴에 손을,
그리고 한 줌의 애정을 담아 목도리를 둘러주겠습니다.
이 겨울이 우리와 우리가 사랑하는 이들에게
또한,
우리의 이야기를 읽는 당신에게도.
조금만 다정하기를,
한 번 더 무탈하기를 소망합니다.
그리하여 우리의 글이 당신이 긴 겨울을 지나는 동안,
그 곁의 다정한 친구 같은 눈사람이 되어주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