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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진우 Mar 24. 2022

직장에서 피해야 할 나르시시스트의 다섯 가지 신호

<세계적 학술지에서 찾은 직장생활 꿀팁>

나르시시즘(narcissism)은 양날의 검(double-edged sword)과 같다. 나르시시즘이 전혀 없으면 우울과 불안에 시달리고 나르시시즘이 너무 과하면 오직 자신만이 특별한 안하무인 격의 오만과 허영심 덩어리가 된다. 나르시시즘은 너무 부족해도 너무 과해도 해로울 수 있다.


적당한 나르시시즘은 우리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자신을 특별하게 여기는 '평균 이상 효과(better than average effect)'는 자신감을 높이고 의사표현을 분명하게 하고 변화를 잘 받아들이게 하는 원동력이다. 특히 청소년기의 나르시시즘은 불안감과 우울감을 낮추고 인간관계를 원활하게 한다. 그래서 청소년기에는 슬램덩크의 강백호나 펭수처럼 다른 연령대보다 조금 더 과한 나르시시즘이 필요하다.



적절한 나르시시즘은 연인 간의 사랑도 강화시킨다. 해버퍼드칼리지(Haverford College) 심리학과 벤자민 레(Benjamin Le) 교수 등의 연구진은 100건이 넘는 연구의 4만 건 이상의 데이터를 분석해 연인 관계를 지속시키는 요인이 무엇인지 밝혀내고자 했다(Le, B., Dove, N. L., Agnew, C. R., Korn, M. S., & Mutso, A. A. (2010). Predicting nonmarital romantic relationship dissolution: A meta‐analytic synthesis. Personal Relationships, 17(3), 377-390).


연구 결과, 연인 관계를 지속시키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애교 넘치는 성격도 책임감도 자존감도 서로에 대한 친밀감도 아니었다. 바로 자신의 연인에 대한 긍정적 환상이었다. 오래가는 연인들은 서로를 객관적으로 평가하지 않고 실제보다 더 똑똑하고 아름답고 재능있다고 여겼다. 서로를 향한 나르시시즘이 사랑의 묘약인 셈이다. 하지만 자신만을 향한 나르시시즘은 사랑을 파국으로 만들었다. 이들은 오직 자신만 특별히 여기상대는 무시하고 경멸하기까지 했다.


직장에서 최악의 나르시시스트(narcissist)는 남을 속이거나 조종하는 마키아벨리즘(marchiavellism)과 공감 능력과 죄책감이 없는 사이코패스(psychopath)가 결합된 다크 트라이어드(dark-triad) 성격이다. 다크 트라이어드는 자신과 다른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능력 자체가 상실된 사람으로 양심의 가책이 전혀 없고 조작하고 속이는 행위가 일상화된 유형을 말한다. 직장에서 이처럼 최악의 다크 트라이어드를 만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건강하지 못한 나르시시스트는 쉽게 접할 수 있다. 이들은 나르시시스트가 아닌 것처럼 가면을 쓰고 우리 곁에서 특권의식을 가지고 우리를 이용하고 배신하며 교묘하게 조종한다.


조직 내 교묘한 나르시시즘이 위험한 이유는 직장 내 괴롭힘(workplace bullying)이 대개 교묘한 나르시시트로부터 유발되기 때문이다(Namie, G., & Namie, R. (2009). US Workplace bullying: Some basic considerations and consultation interventions. Consulting Psychology Journal: Practice and Research, 61(3), 202.). 이들은 실수를 다른 사람 탓으로 돌리고 부당한 작업을 지시하고 동료의 업무능력을 비난한다. 징계처분과 관련해 일관되지 않는 사규를 적용하고 직무를 통해 괴롭히거나 위협하고 업무성과를 폄하하거나 부정한다. 또한, 여러 사람 앞에서 모욕을 주고 특정 직원을 은밀히 따돌리거나 아이디어나 공을 가로챈다.


그렇다면 이러한 교묘한 나르시시스트를 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까?


1. 부족한 점을 지적하는 것을 참지 못하고 화를 낸다.

이들은 지적 받은 장면에선 기분이 상하거나 상처를 입어도 당시엔 크게 내색하지 않는다. 다만 다른 사건을 빌미로 화를 내고 다른 사람을 비난한다. 무섭게 몰아부치면서도 "나는 지금 화가 나서 말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본인이 매우 침착한 상태임을 강조한다. 누가 봐도 화가 난 모습이지만 이들은 진심으로 스스로 침착하다고 믿는다. 본인의 감정을 제대로 인식하거나 마주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2. 자신의 감정을 타인에게 떠넘겨 해소하려 한다.

이들은 시종일관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다 뜬금없이 "나한테 화난 거 있어?"라고 묻는다. 자신의 감정과 타인의 감정을 혼동해서가 아니다. 자신이 경험한 감정을 상대도 느끼도록 강요하는 의도다. 자신의 불편한 감정을 상대에게 넘기는 비열한 전략이다. 이른바 뜨거운 감자를 상대에게 넘기는 폭탄 돌리기 게임(hot potato game)을 시도하는 것이다.


3. 상대가 먼저 포기하도록 유도한다.

이들은 특권을 부리는 위치에 있기 위해 교묘히 사람들을 조종한다. 예를 들어, 식사나 회식 장소를 선정해야 한다면 항상 다른 사람에게 먼저 기회를 준다. "네가 먹고 싶은 것으로 골라. 난 아무거나 괜찮아"라고 말이다. 하지만 "짜장면은 어때?"라고 제안하면 바로 "그건 좀 느끼하지 않나?"라고 응대한다. 당신이 깨닫지 못한 사이에 누군가의 기호에 따라 결정되고 있다면 그 누군가가 바로 교묘한 나르시시스트다.


4. 상대가 불편할 정도로 과하게 칭찬한다.

다른 사람을 높게 평가하는 것이 왜 나르시시스트의 전형적 행동인지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상대를 근거 없이 크게 칭찬하고 있다면 그것은 바로 자신이 특별한 사람이라는 것으로 보이는 또다른 방식일 뿐이다. 앞서 언급한 연인 사이에 실제보다 더 낫게 인식하는 긍정적 환상과는 다르다. 실제로는 그렇게 보고 있지 않지만 자신도 그렇게 떠받들어 달라는 교묘한 조종이기 때문이다.


5.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불리한 주제라면 재빨리 회피한다.

이들은 스스로 완벽하다는 착각에 빠져 산다. 자신의 불안이나 두려움을 자극하는 주제를 회피함으로써 완벽의 환상을 유지하려 한다. 상대가 적극적으로 주제에 관해 대화하기를 원한다해도 이들은 자신의 불안을 누구와도 공유하지 않는다. 그저 화제를 돌리거나 입을 다문다. 자신에게 불편한 주제를 상대가 조금 더 깊이있게 개입하려 하면 "너도 지난 번에 나처럼 그랬잖아?"라며 상대의 결점을 파고들고 죄책감을 느끼게 만든다.


교묘한 나르시시스트의 행동에 관심을 주고 긍정적 반응을 보이는 것은 이들을 더 크게 자라나게 하는 영양제다. 교묘한 나르시시스트라는 확신이 생겼다면 그 사람들이 당신의 삶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경계하고 의도적으로 외면하거나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필요하다. 당신의 삶과 직장이 특별하고 중요한만큼 다른 사람의 삶과 직장도 그러할 것이다. 그러니 이런 소중한 공간을 자기 것처럼 활보하는 교묘한 나르시시스트가 장악할 기회를 줘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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