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시 한 편, 출근 시
한쪽 날은 날카롭게
한쪽 날은 무뎌지게
날카로운 칼을 뾰족한 창으로 맞서면 싸움이 계속된다. 날카로운 칼날을 방패로 막고, 뾰족한 창은 나무 뒤로 숨어 칼과 창을 무뎌지게 해야 한다. 무뎌짐은 싸움을 피하고 함께하는 지혜이다.
열정 일꾼 시절, 애매한 대답이 싫었다. 두리뭉실한 설명은 업무를 제대로 모르는 것이라 여겼다. 모호한 답변은 책임을 피하려는 비겁함이라 생각했다. 날카로운 질문과 선을 긋는 답변으로 눈에 띄어 인정받기도 하고, 모난 돌이 되어 정을 맞기도 하였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며 일꾼은 무뎌진다.
무뎌짐은 희미해지는 것이 아닌 함께하는 용기이다. 무뎌짐은 모호함이 아닌 상대를 배려하는 미학이다. 날카로운 칼날, 뾰족한 송곳은 함께 어울리기 어렵다. 함께하기 위해서는 무뎌짐이 필요하다.
때론 날카롭게, 때론 무던하게. 한쪽 날을 날카롭게 갈아 앞으로 나아가고, 한쪽 날은 무뎌지게 닳아 함께하는 하루를 기약하며. 출근길, 출근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