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 다시, 사람의 자리에서
모든 강은 결국 바다에 닿는다.
그리고 바다에 닿은 물은 더 이상 강으로 불리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이 사라졌다고 말하는 이는 없다.
이 글의 마지막 장을 덮는 지금,
당신은 아마 이전보다 말이 적어졌을지도 모른다.
무언가를 증명하려는 마음이 조금 옅어졌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 흐름은 제대로 작동했다.
사람은 끝까지 읽고 나서 변하지 않는다.
다만 이미 변해 있었음을 알아차릴 뿐이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면
여전히 해야 할 일들이 있고,
설명해야 할 순간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전과는 다를 것이다.
당신은 이제
조급함이 어디서 오는지 알고,
멈춤이 언제 필요한지 알고,
흐름이 바뀌는 소리를 몸으로 들을 수 있다.
이 책은 당신을 다른 사람이 되게 하지 않는다.
다만, 이미 다른 상태에 들어섰다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게 도와줄 뿐이다.
물이 다시 비가 되어 떨어질 때,
그 물은 자신이 바다였음을 기억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깊이는 사라지지 않는다.
당신도 마찬가지다.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
증명하지 않아도 된다.
이미 충분히 흘렀다.
이제,
다시 당신의 자리에서
조용히 살아가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