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 끄기의 기술

포기는 성숙이 아니다

by gamja

마크 맨슨이 쓴 신경 끄기의 기술


마크 맨슨이 지은 <신경 끄기의 기술>은 아마존에서 52주 연속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린 유명한 책이다. 한국에서도 이 책은 나오자마자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리며 유명세를 탔다.


책 제목만 보면 아마존 밀림과 같은 한국사회에서 생존을 위해 기술을 알려주는 책인 듯한 느낌이 든다. 저자는 책 표지에서 말하고 있듯 수많은 선택지와 기회비용 앞에서 인생의 목적을 잃어버린 채 가치관의 혼란을 겪는 현대인들에게 뜻밖의 깨달음을 전하기 위해 <신경 끄기의 기술>을 집필했다고 했다.


난 이 부분을 읽고 공감했다. 그 이유는 살기 위해 발버둥 칠 수밖에 없는 한국사회에서 나도 모르게 인생의 목적을 잃어버렸고, 목적 조차 생각을 하지 못하며 살아온 나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듯 아침에 눈을 뜨면 아프리가에서 먹이를 찾아 떠나는 누우 떼처럼 움직인 후 이동할 수 있는 대형 케이지에 몸을 실은 후, 그 안에서 잠시 평화를 찾은 것처럼 병든 닭처럼 졸고 있다. 이후 나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대형 닭장 같은 네모난 건물에 도착한다.


그리고 습관적으로 컴퓨터를 켜고 산더미처럼 쌓인 일을 하나씩 지워가다 보면, 뱃속의 시계가 정확히 알람을 울린다. 그러면 다시 뭔가를 뱃속에 밀어 넣은 후 또다시 일거리를 해결한다. 그러다 밀림이나 초원에서 먹잇감을 사냥하는 악어나 사자와 같은 직장 상사에게 걸리면 마음의 사지가 찢기는데 1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더 중요한 건 만신창이가 된 몸과 마음을 회복하고자 화장실이나 옥상에 올라 숨 한번 들이쉬고 난 후 다시 돌아가면 죽을 수도 있는(?) 그 치열한 생존공간에 발걸음을 나도 모르게 다시 옮긴다는 것이다. 내 표현이 너무 심했다고 말하는 독자들이 있을지 몰라도 어느 정도 공감이 가는 부분도 상당히 있을 것이다. 이런 한국사회에서 마크 맨슨은 뭐라고 말하는지 궁금했다.


마크 맨슨은 <신경 끄기의 기술>에서 이렇게 말했다. '문제는 계속된다. 바뀌거나 나아질 뿐'이라고...

예컨대 피트니스 클럽 회원권을 끊으면, 곧 새로운 문제에 직면한다고 말한다. 이유를 들여다보니 체육관에 제시간에 가기 위해 일찍 일어나야 하고, 러닝머신에 올라 30분 동안 마약중독자처럼 땀을 뻘뻘 흘려야 하며, 온 사무실에 냄새를 풍기지 않기 위해 사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는다. 그리고 애인과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수요일 밤을 데이트 날로 정하면 또 새로운 문제가 생긴다. 수요일마다 무엇을 해야 둘 다 만족할지 궁리하고, 식사를 위해 돈을 마련해야 하며, 눈을 씻고 찾아봐도 더는 보이지 않는 둘 사이의 열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행복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서 나온다'라고 말하고 있다. 여기서 핵심은 '해결'이라고 말하는데 문제를 피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는 척하면 불행해진다고 말한다. 또 해결 못할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도 불행해진다고 한다. 행복하려면 뭔가를 해결해야 한다며 행복은 일종의 행동이고 활동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는 또 문제가 무엇이든 개념이 같고, 문제를 해결하면 행복을 얻는데 불행히도, 많은 이들에게 삶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은 게 사실이고, 사람들이 적어도 두 가지 방식 중 하나로 삶을 엉망으로 만든다고 한다.


하나는 부정하기와 피해의식이다. 부정하기는 자신에게 있는 문제 자체를 부정하는 것을 말하며 잠시나마 기분이 좋아질 수 있지만 결국 불안에 떨고 신경과민에 시달려 감정을 억누르는 삶을 살게 된다고 말한다. 두 번째는 피해의식인데 이 역시 문제 해결을 위해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지만 스스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믿기 때문에 문제를 다른 사람이나 환경 탓으로 돌리는 특징이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결국 분노와 절망으로 가득한 삶을 살게 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마크 맨슨은 중요하지 않은 것은 버리고 진짜 중요한 것에 쓰기 위한 신경을 따로 두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다 보면 신경을 쓸 대상을 좀 더 꼼꼼히 고르는데 이게 바로 성숙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나이가 들어 중년에 접어들면 기력이 떨어지고 정체성은 견고해져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깨닫고 받아들인다고 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다 보면 자유로워지고 더는 모든 것에 신경 쓸 것 없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사는 게 다 고만고만 하다는 걸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고, 이런 과정을 통해 점점 중요한 것만 남겨 놓게 되고 이런 단순화 과정을 통해 우리는 지소적이고 참된 행복을 얻는다고 한다.


마크 맨슨의 말에 동의할 수 없다. 그는 사람이 살면서 한계(삶의 수준·학력 등)에 부딪히는데 거기서 하나, 둘씩 포기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그 포기가 자신을 얽매고 있는 신경 고리를 하나씩 끊어주는 도구의 역할을 한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포기를 성숙이라는 단어로 고급지게 표현해 사람들로 하여금 '포기'는 곧 '성숙'이라고 말하고 있다. 사람이 살다 보면 정말로 할 수 없는 일이나 상황에서 포기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을 먼저 돌아보는 게 중요한 게 아닐까? 마크 맨슨이 이야기하는 부정하기와 피해의식은 결국 자기 합리화다. 자신 스스로 합리화시켜 그 상황을 빠져나가는 건데 이를 끊는 것은 포기가 아니라 스스로가 합리화를 부정해야 하는 것이다. 무엇이든지 하다 보면 방법이 생기고 거기서 다른 활로를 찾게 된다. 이것을 한 번이라도 해 본 이들은 그 방법과 그 효과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결국 포기하지 않는다. 내가 본 <신경 끄기의 기술>은 실망스럽다. 신경 끄기의 기술이 아닌 <포기하기의 기술>이 더 정확한 것 같다. 스스로 포기하지 않는 삶, 작은 것 하나부터 스스로 합리화하는 것이 습관화됐다면 이를 끊는 노력을 하는 게 우리들이 해야 할 일이 아닌지 스스로 물어봐야 한다.


<신경 쓰기의 기술>과 함께 구입한 책이 <스몰스텝>이다. 이 책은 다른 사람에게 휘둘리며 자기 자신을 잃어가던 작가가 3년 동안 매일 반복해온 작은 습관들의 실천 기를 말하고 있다. 이것이 <스몰 스텝>이다.


이 책에선 무기력감에 시달렸던 대한민국 40대 평범한 가장인 저자가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아주 작고 소소한 일들을 꾸준히 실천해보기로 결심해 거기서 성취감과 함께 행복을 찾았다고 한다. 난 오늘부터 작지만 꾸준한 실천을 통해 일상의 주인으로 살게 해주는 작은 혁명인 스몰 스텝 4가지를 정해 잃어버린 나의 모습을 찾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