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 브랜딩의 요소 1, 인간적 교류/유대감

3부 3화. 우정의 사이클 1단계, 연결 - 인간적 교류와 유대감

이제 우정브랜딩의 사이클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사이클’이라고 표현했지만, 이 네 가지는 순서나 선행 조건의 관계라기보다 요즘과 같은 패러다임 전환의 시대에 브랜딩에서 가장 중요하게 바라보아야 할 네 가지 핵심 요소라고 보는 편이 좋겠습니다.


첫 번째는 인간적 교류를 통한 유대감의 형성입니다. 어떤 관계든 교류가 있어야 시작되듯, 소비자와 브랜드 사이에도 인간적인 차원의 교류가 필요합니다. 수많은 마케팅과 광고에 지친 소비자에게 “우리는 당신을 단순한 마케팅 타겟이 아니라, 진짜 관계를 맺고 싶은 한 사람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신호를 전하는 첫걸음이 바로 이것입니다.



브랜드가 교류하는 두 가지 방법


브랜드가 인간적 교류를 만들어가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브랜드가 직접 교류하는 방법, 그리고 브랜드를 매개하는 사람이 교류하는 방법입니다. 먼저 브랜드가 직접 교류하는 방법을 볼까요. 브랜드의 이름으로 스토리를 전달하고, 제품을 소개하고, CRM을 운영하며 소셜미디어에서 소통하는 일련의 과정들에 사소한 인간적인 이야기와 목소리를 담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스몰브랜드와 인플루언서 브랜드는 태생적으로 이런 교류가 자연스럽습니다.


수많은 스몰브랜드 중 어떤 곳을 소개해볼까 하다가, 사심을 담아 선택했습니다. ‘니울’이라는 업사이클링 키링 브랜드인데요. 니울은 사용하고 난 플라스틱 병뚜껑을 업사이클링해 키링을 만드는 아주 작은 브랜드입니다. 우연히 알고리즘을 통해 1천 명 남짓의 팔로워일 때부터 발견해 지켜봤는데, 제작 과정을 컨텐츠로 만들며 사람들과 밀접하게 소통하며 빠르게 커나가는 속도를 보고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니울은 업사이클링 키링을 만들게 된 이유나 플로깅을 시작한 계기 (나름의 CSV활동이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등을 아주 개인적인 서사로 풀어냅니다. 또, 제품을 만드는 작업 과정을 인스타그램에 세세히 공유하며 팔로워들의 댓글과 의견을 다음 작업에 적극 반영합니다. 이런 교류 속에서 니울의 가치에 공감한 소비자들은 병뚜껑을 직접 모아 브랜드 작업실로 보내주거나, 카피캣 브랜드가 등장하면 먼저 달려와 알려주고 대신해 화를 내는 등 브랜드를 ‘함께 지켜주는 친구’로서 관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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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몰브랜드 '니울'의 소통 ⓒ niul

스몰브랜드들이 이런 인간적 교류를 자연스레 하고 있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작은 브랜드에서는 브랜드의 이야기가 곧 대표의 이야기이자, 별다른 마케팅 예산 없이도 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작은 브랜드의 어쩔 수 없던 선택이 사실 오늘날 소비자에게는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물론, 규모 있는 브랜드라고 해서 이런 인간적 교류가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최근 많은 브랜드들이 소셜미디어에서 딱딱한 말투를 내려놓고 농담을 주고받거나, 밈과 챌린지에 참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브랜드가 인간적인 온도를 드러내려는 시도인 것이죠. 미국의 브랜드들은 예전부터 X (트위터) 채널에서 자연스러운 교류를 많이 해오는 편인데요. 햄버거 브랜드 ’ 웬디스(Wendy’s)‘는 오래전부터 ‘악동 페르소나’와 재치 있는 소셜미디어 대응으로 유명합니다. ‘거침없이 모두를 디스하고 다니는(roast)‘모습 때문에, 웬디스 내부에 코미디언이 따로 있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돌 정도입니다. 이처럼 브랜드의 말투나 농담, 유머 감각은 브랜드를 사람처럼 느끼게 하는 강력한 장치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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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 (트위터) 채널 속 활발한 소통을 하는 나이키(좌)와 웬디스(우)




브랜드를 매개하는 사람의 교류


두 번째 방식은 브랜드를 연결 짓는 사람이 교류하는 경우입니다. 브랜드 직원이나 앰배서더가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거나, 브랜드 커뮤니티를 통해 소비자들끼리 교류하는 방식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브랜드의 커뮤니티에 대한 사례는 익숙하게 찾아볼 수 있으니, 전자에 해당하는 사례를 하나 소개해보겠습니다.


영국의 브랜드 러쉬(LUSH)는 한국에서도 인간적 교류가 두드러지는 브랜드 중 하나입니다. 매장 직원들의 적극적인 소통으로 유명하죠. 온라인에서는 “내향형은 들어가기 어려운 매장”이라는 농담이 돌 정도입니다. 고객을 응대하는 적극성이 도를 넘어(?) 내향형 사람들을 괴롭히는 수준이라는 건데요. 직원이 고객의 머리를 직접 감겨주거나, 직원과 고객이 인스타그램 친구를 맺거나, 매장에서 춤을 추는 챌린지에 함께 참여하는 등 경계를 허무는 교류가 벌어집니다.

한국 러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윤소정 님 역시 이런 교류를 이끄는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에 브랜드를 끼워 넣는’ 인플루언서형 콘텐츠가 아니라, ‘브랜드의 이야기에 자신이 등장하는’ 콘텐츠를 만듭니다. 즉, 브랜드를 매개하는 사람이 브랜드의 일부로 녹아드는 형태죠. 이미 팬층이 있었던 그녀를 통해 러쉬의 메시지가 자연스럽게 전파되는 것은 물론, 브랜드의 인간적 이미지가 한층 강화되었습니다. 러쉬에 윤소정 님이 합류하게 된 것에는 이런 부분 역시 염두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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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쉬의 이야기를 전하는 러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윤소정님(좌, 중간)과 온라인에 도는 일명 '내향인은 못들어가는 러쉬매장 목격담' (우) ⓒtrus_sojung


이처럼 매장 직원이 브랜드의 가치와 비전에 공감하고 만나는 고객을 진심으로 대한다면 그것이 곧 훌륭한 교류가 됩니다. 규모가 큰 브랜드일수록 이런 ‘현장의 진심’이 필요합니다. 내부 브랜딩의 중요성이 바로 이 지점에서 빛을 발하죠.




이처럼 규모가 크든 작든, 브랜드와 소비자 사이에 서로의 이름을 알고 말을 주고받는 순간, 감정이 오가는 교류의 공간이 만들어집니다. 그것이 곧 우정브랜딩의 출발점이죠. 자신의 브랜드에 어울리는 ‘인간적 교류와 유대감’을 부여하는 방법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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