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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해보겠다는 욕심

by 구수정

#그림일지 #여수


가족여행을 여수로 다녀왔는데 집에 도착하고보니 하루 전 주문했던 까렌다쉬네오컬러2 가 현관 문 앞에 나보다 먼저 도착했다. 야호! 당장 언박싱을 하고 하나씩 색깔 테스트를 해봤다. 오랜만에 붓질도 해보고.


뭘 그릴까 하다가 아침 7시 테라스에서 본 풍경이 떠올랐다. 고요한 아침, 습관적으로 눈 떠진 그 시각 오동도 뒤로 뜨는 희미한 햇살. 카펫을 테라스에 깔고 멍하니 바라보다 스트레칭도 하다 다시 바다를 보다. 나만의 고요한 30분이었다. 좋다. 여수 아침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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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그리다보니 내가 처음 그림을 그려야겠다고 생각했던 이유가 생각났다. 바로 여행이었다. 간단한 스케치와 빠른 그리기. 이렇게 여행을 그림으로 복기하는 일이 참 오랜만이구나. 새로운 팔레트에 정리한 윈저앤뉴튼고체물감 색깔이 그 새 늘었다.





자꾸 내가 색칠하면 촌스러워진다. 색깔을 감각적으로 고르고 싶다. 내게 맞는 재료들도 탐색 중이다. 오일파스텔은 색깔이 다양하고 유화느낌이 나서 좋은데 자꾸 손에 묻는게 싫고. 수채물감이 편안하지만 기술이 없어서 붓자국이 남고. 요새는 여러 재료를 쓰는 그림을 그려보고 있다.


자꾸 잘 그리고 싶은 욕심을 누르고 있다. 그냥 즐거운 취미로만 남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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