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 질환 - [MBC 라디오 95.9] 건강한 아침 이진입니다
매주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각종 질환에 대한 정보와 궁금증 풀어보고 있는데요, 매주 수요일에 긴급한 순간, 당황하지 않도록 미리 알아두면 도움될 만한 정보 알려드리고 있죠?
오늘도 응급의학과 전문의, 최석재 선생님과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1. 응급실 3대 중증 질환이 있다고 들었어요. 뭐뭐죠?
>> 응급실은 촌각을 다투는 위기에 빠진 환자들이 오시는 공간입니다. 그중에서 가장 긴급함을 요하는 질환이 있는데요. 심근경색, 뇌졸중, 중증 외상 이렇게 세가지 질환을 3대 중증질환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2. 그 중에서 그럼 오늘은 어떤 질환과 관련한 응급상황을 이야기해주실건가요?
>> 일단 첫 번째 중증 질환인 심근경색과 관련된 심혈관 질환부터 설명드리겠습니다
3. 심혈관 질환이라면, 심근경색이랑은 다른 건가요?
>> 네, 심근경색을 포함하는 좀 더 넓은 의미의 질환군을 말합니다. 심혈관 질환은 심장을 둘러싸면서 심장 근육을 먹여 살리는 관상동맥이라고 부르는 혈관이 좁아져서 생기는 질환입니다. 이 혈관이 좁아지는 이유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 같은 이유로 혈관 벽이 딱딱해지면 혈관 안쪽으로 피딱지가 엉겨 붙으면서 발생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쉽게 표현하자면 수도 파이프를 예로 들 수가 있는데요, 수도파이프가 오래되서 녹이 슬면 그 주위로 물에 있는 금속성 무기물들이 엉겨 붙으면서 점점 좁아지죠. 혈관도 관리를 안하면 수도파이프와 같은 방식으로 점점 좁아지게 되는데요. 그 좁아진 정도에 따라 경한 상태부터 안정 협심증, 불안정 협심증, 심근경색으로 나누게 됩니다. 그 사이에 변이형 협심증 같은 기타 질환들이 있는데 이 부분도 추가로 설명드리겠습니다.
4. 협심증이 발생을 하면, 가장 많이 호소하시는 게 가슴통증 아닌가요?
>> 네, 가슴통증, 흉통이 먼저 발생하게 됩니다. 안정 협심증은 보통 심혈관이 50% 내외로 좁아진 상태에서 발생합니다. 가슴을 쥐어짜는 듯 한 통증이나 콕콕 쑤시는 듯 한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간은 대게 1분에서 5분 정도 지속되다가 저절로 호전되는 경우가 많고 운동을 하거나 계단을 오를 때 더 자주 나타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등과 어깨, 턱이나 팔로 통증이 이어지는 방사통이 있는 경우가 있고, 예전에 학생 때 배울 땐 좌측 흉통에서 협심증 가능성이 더 높다고 했었는데 최근 나온 논문에 의하면 좌측 흉통이나 우측 흉통이나 비율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고 하니까 왼쪽 흉통이 아니니까 괜찮겠지 하는 생각은 주의하셔야 합니다.
5. 협심증으로 응급실을 찾는 분들 중에는 연령대가 높은 분들이 아무래도 많을까요?
>> 예전엔 남자는 45세 이상, 여자는 55세 이상에서 자주 발생한다고 배웠는데 지금은 고기 위주의 식생활과 운동부족이 만연해 있잖아요? 그래서 30대 협심증, 40대 심근경색은 자주 보는 수준이고요, 심한 경우는 20대 협심증과 30대 심근경색까지 보게 됩니다. 20대 협심증으로 오셨던 분 같은 경우는 10대 중반부터 사회생활하면서 술, 담배를 일찍 배웠고 회식을 매일같이 하느라 육류 위주의 식사에 익숙해져 있다고 하더라고요. 혈압도 높은데 응급실에서 고혈압이란 얘기를 처음 들었다고 하고……. 위험요인을 많이 가지고 있는 분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젊은 나이에 혈관 질환이 오게 되는 것을 임상에서는 직접 느끼게 됩니다.
6. 협심증이 생기면 바로 응급실로 가야 하나요? 좀전에 저절로 좋아지기도 한다고 하셔서.
>> 네, 흉통이 호전되었으면 심장내과 외래를 오셔도 되지만 흉통이 평소보다 오래간다 싶으면 응급실로 오셔야 합니다. 이런 경우가 불안정 협심증인데요, 불안정 협심증은 보통 심혈관이 90% 가까이 좁아졌을 때 나타나게 됩니다. 협심증 같은 증상이 30분 이상 지속되면서 식은땀을 흘리고 심한 경우 혈압이 떨어지거나 불규칙하게 심장이 뛰는 부정맥이 잠깐 나타나는 경우도 있죠. 상당히 위험한 상태입니다. 응급의학과에서는 불안정 협심증에 대해서 심근경색과 같은 치료로 대응하라고 배울 정도로 위험한 상태입니다. 안정 협심증 상태에서도 빨리 병원을 방문하셔야 하지만 5분을 넘어서는 흉통이 발생하면 지체 말고 119 구급차를 통해서 안전하게 응급실에 오셔야 합니다. 괜찮겠지 하고 한두 번 넘어가다 보면 저희가 도와드릴 수 있는 선을 넘게 되시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7. 그럼 변이형 협심증의 경우는 어떤가요? 주로 새벽에, 특히 술을 드시고 잠을 잤는데 갑자기 가슴통증이 발생한다고 하던데요.
>> 변이형 협심증은 새벽에만 흉통이 발생하거나 스트레스 상황, 담배 피우는 상황에서 발생하지만 심혈관 조영술 검사를 해보면 혈관은 그리 좁아져있지 않은 상태를 말합니다. 이런 경우 약물 유발검사라 해서 심혈관에 스트레스 호르몬과 비슷한 약물을 투여하면 불안정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처럼 심혈관이 확 좁아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혈관이 경련을 하듯 하는 건데 이런 특징 때문에 변이형 협심증은 위험하긴 위험한데 진단하기는 더 어려운 그런 질환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8. 당뇨가 있는 분들은 통증을 못 느끼시는 경우도 있다면서요?
>> 네, 당뇨가 있으신 경우나 연세 많으셔서 표현이 잘 안되는 경우, 심장 수술을 받았던 분은 silent MI 라고 해서 흉통 없이 심근경색이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심근경색이 온 심장을 그냥 두면 심부전이라는 상태로 빠지거든요. 펌프 기능을 잃어버리는 상태라 심한 호흡곤란과 다리 부종으로 응급실로 오시게 됩니다.
심근경색은 심혈관이 완전히 막히면서 생기는 질환입니다. 가슴 통증 양상은 코끼리가 발로 밟는 것 같은 극심한 통증이라고 보통 얘기들 하십니다. 이 상태는 현장에서 바로 사망하거나 이송 중 사망할 가능성이 30% 나 될 정도로 아주 위험한 상태입니다. 긴급한 상황을 넘겨서 살아남는다 하더라도 심장 근육이 일부 죽어서 괴사가 진행되어 버리면 심부전 같은 합병증이 발생해서 환자분들이 평생 고통을 겪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심혈관 센터가 24시간 비상 대기 중인 병원들은 환자가 응급실에 도착하자마자 즉시 준비해서 대부분 30분 안에, 늦어도 한 시간 안에 심혈관 조영술과 스텐트 삽입 시술을 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생명을 살리고 있습니다.
9. 그럼 심혈관 질환의 전조증상은 주로 가슴통증인가요?
>> 심혈관 질환의 경우에는 역시 흉통, 가슴통증이죠. 고위험 군이라 할 수 있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술, 담배, 비만, 가족력, 40세 이상 이런 요소를 가지신 분이 어느 날부터 계단을 걸어 오르려 하면 가슴이 뻐근해지고 조여 온다, 그럼 지체 마시고 심장내과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근데 그 통증이 쉬이 사라지지 않고 더 심한 날이라면 절대 그냥 넘기지 마시고 119 통해서 적절한 응급실로 오셔서 바로 치료받으셔야 합니다.
10. 어떤 치료를 받게 되죠?
>> 치료방법은 질환에 따라 조금씩 다르고 다양한데요, 한마디로 얘기하면 막힌 혈관을 뚫어주기 위해서 빨리 병원의 도움을 받는 것, 그 시간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지만 최대 1시간 이내, 늦어도 3시간 이내라고 알고 계시면 되겠습니다. 왜 그런고 하니 심혈관 질환은 응급실에 도착하자마자 심전도를 찍어서 어떤 부위가 어느 정도 막혔을지 대략적으로 판단을 합니다. 응급처치로 심혈관 확장제를 쓰면서 시간을 벌고 동시에 심혈관 조영술 시술을 할 수 있는 병원이라면 바로 조영술에 들어가서 좁아지거나 막힌 혈관을 풍선확장술로 열어주고 스텐트 삽입술로 다시 막히지 않게 조치해주는 것이 급성기 치료이고요, 이후에 심부전이나 재협착이 오지 않게 약물치료를 함께 해주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얼마 전에 있었던 실제 상황을 예로 들어드리겠습니다. 저희 장모님께서 새로 오픈하는 음식장사를 준비하시면서 좀 무리가 되셨는지 가슴 통증과 호흡곤란이 발생했습니다. 괜찮겠지 하고 며칠 버티다가 안 되겠다 싶어서 근처 내과를 가서 심전도를 찍었는데 심상치 않은 심전도가 나왔습니다. 부랴부랴 병원으로 모셔서 심장내과 선생님과 상의해서 심혈관 조영술을 바로 들어갔는데, 아니나 다를까 오른쪽으로 주행하는 관상동맥이 95%나 막혀있었던 겁니다. 그러니까 가슴통증과 호흡곤란이 왔었는데 일하느라 바쁘시고 또 평소에 통증을 잘 참는 성격이시다 보니까 그냥 버티다 큰일 치르실 뻔했던 겁니다.
이렇게 의외로 심혈관 질환이 우리 주위에 드물지가 않습니다. 미리미리 생활습관을 건강한 생활습관으로 바꾸고 평소에 꾸준하게 노력하지 않으면 이 불상사가 우리 가족에게도 올 수 있다는 점, 청취자 여러분도 꼭 염두에 두어 주셨으면 합니다.
10-1. 혹시 병원에 가기 전에 집에서 응급처치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무조건 병원을 빨리 가셔야 하는 건가요?
>> 안정 협심증을 진단받으면 병원에서 비상약을 받으시게 될 겁니다. 니트로글리세린이라는 약인데요, 혀 밑에 녹여서 복용하는 3mm 정도 되는 작은 흰색 알약입니다. 아니면 아이소켓 스프레이라는 걸 가지고 계시는 분도 있고요. 둘 다 응급으로 심장 혈관을 넓혀주는 약입니다. 이런 비상약이 있으시면 세 번까지 사용하실 수 있으니까 심한 가슴통증이 오면 비상약을 사용하시면서 최대한 빨리 응급실로 119 대원 도움을 받아 되겠습니다.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2226607
응급실이야기와 응급실 사용 설명서가 모여 한 권의 책으로 태어났습니다.
책이 나오기까지 사랑과 배려로 지켜봐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