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부다페스트에서 살게 된 사람의 이야기
나는 10대 때는 길을 몰랐다.
수학을 좋아해도 그렇게 천재처럼 잘하진 못했고
소설 읽는 걸 좋아했다.
문과를 가면 취업이 어렵겠지 하고 이과를 갔고
성실한 친구들 사이에 나는 성실하지도 방황도 안 하는
그냥 그런 애였다.
20대가 되면 길을 잘 알거라 생각했지만
20살이 되고 대학교에서도 전공은 그리 나랑 맞지 않았다.
아예 맞지 않은 건 아니고 그냥 속으로 이게 맞나?라고 의문문을 달았다.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건가 하다가 졸업을 했고
보통은 부모님과 상담을 하겠지만 초등학교 고학년 때 IMF로 인해 부모님은 항상 바쁘셨다.
형제는 없었고 다른 사람들은 외롭겠다고 하지만 사실 외로움은 별로 없었다.
대학생 때 같이 다니던 친구들 중 건축학도의 꿈을 가진 친구는 눈이 참 똘똘했고
그 친구는 지금 건축가의 길을 가고 있다.
그렇게 20대를 보내면서 참 많은 길을 가봤다.
학원강사, 인테리어 디자이너(말단), 캐드원 등등
항상 뭔가 의문점이 생겼고 이상하게 일할수록 몸이 아팠다.
다른 무언가를 꿈꿨다.
20대 방황하던 그 시기에 어떤 친구들은 유럽에 여행도 다녀오고 그랬지만
난 그 시기에 그건 사치라고 느꼈다.
그 당시 월급 100 몇십만 원으로 유럽여행이라 사치 맞지.
그러면서 이십 대 후반이 되는데, 와 이건 정말 그때의 복잡한 기분이란
지금 이십 대들도 그런 걸 느끼려나
마지막으로 사치를 느끼기로 하고 28살 유럽 자유여행을 떠났다
모스크바를 시작해서 부다페스트 비엔나 잘츠부르크 체스키크룸로프 프라하
리옹 니스 바르셀로나 이탈리아 일주
걱정으로 시작한 여정은 내게 뭔가를 가져다준 모양이다.
아직도 정확하게 그게 무언지는 모르겠으나 특별했던 무언가가 있었다.
다음에는 이런 곳을 가봐야지 결정하면서 그렇게 난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돌아온 다음에는 서비스업 알바를 시작했다.
평일에는 캐드원 퇴근 후 서비스업 알바
와 지금 나열해도 그 시기에는 참 열심히도 살았네
그러다 서비스업 하던 곳에서 정규직을 하는 게 어떠냐고 해서
정규직으로 하기로 했다.
내 한국 인생 중 가장 열정적이고 가장 재밌고 가장 화를 잘 내던 시기다.
사람도 가장 많이 만났고
인생친구들도 많이 건졌던 한 해
그러던 중 내 인생을 바꿔준 연락을 받았다.
잘 알던 지인이자 첫 유럽에서 동유럽 노선을 짜주었던
동유럽 가이드.
그렇게 30살 나는 부다페스트행 비행기를 타고 부다페스트로 왔다.
일을 하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