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문화연대 Nov 08. 2023

북한 이탈주민 체육인

한국 스포츠 이주선수들의 삶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8

한국 스포츠 이주선수들의 삶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전 세계 인구 중에 5% 정도가 이주민이라고 한다. 이 5% 글로벌 이주민들이 세상을 다니면서 겪는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또는 인권 등등 여러 삶의 연결고리를 이어가면서 살아가고 있다. 이 5% 안에 스포츠 이주민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지만, 다양한 사람들과 지역에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 특히, 한국 스포츠에서는 크게 2가지 형태의 스포츠 이주가 있는데 첫 번째로 한국으로 들어오는 스포츠 이주민 두 번째로 외국으로 나가는 스포츠 이주민 선수들이다. 올 일 년 동안 매달 지면을 통해서 한국 스포츠의 이주민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다.



북한 이탈주민 체육인     


1990년대 중반 북한 사회가 고난의 행군시간 초반기부터 한국 사회에 보이는 특이한 이주민들이 있었다. 이들은 한국인들과 같은 언어와 비슷한 문화를 사용하고 무엇보다 같은 민족인 북한에서 탈출한 사람들이다. 이들을 호칭하는 여러 대명사가 있지만, 현재는 북한이탈주민이라고 한다. 대략 한국에 3만6천 명 정도 있고 서울에만 약 7천명 정도가 거주하고 있다.


이글에서 북한이탈주민을 한국사회의 새로운 이주민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북한이탈주민은 북한을 탈출하여 대부분 두만강과 압록강을 건너서 중국으로 건너간다. 이후 중국에서 국적 없이 끝없는 세월을 무국적자 즉 무명으로 중국 사회에서 살아간다. 여성들은 대부분 인신매매로 중국가정이나 공장으로 팔려나가서 식구 아닌 식구로 살아가고 남성들은 중국 북부지역 중국 공안에게 걸리지 않는 시골이나 외진 지역에서 살아간다. 중국에서 살아가는 중 몸이 병들거나 아이를 출산했을 때 신분상 중국에서 살 수가 없어 대체 방법으로 한국으로 이주를 한다. 하지만, 한국으로 오는 길은 간단치가 않다. 지면상 이글에서 모든 북한이탈주민의 이주반경을 설명하지는 못하지만, 중국에서 제3국으로 한국으로 입국을 한다.


이들의 여정은 전 세계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눈물과 고통의 이주여정이다. 성공적으로 한국으로 입국하면 일정 기간의 한국 사회 적응의 교육을 지나 기초생활 수급과 거주지가 제공되고 동시에 한국 사회에 일원으로 살아가게 된다. 이렇게 한국으로 들어온 북한이탈주민은 어느덧 지난 25년 세월에 3만6천 명이 넘어가고 있다. 이들 중에는 북한에서 다양한 직업과 재주가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북한이탈주민 관련 방송 ‘이제 만나러 갑니다’라는 방송을 보더라도 북한이탈주민들의 다양한 직업군이 있음을 볼 수 있다.


특히, 스포츠 또는 체육 관련 북한 이탈주민들의 수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몸담았던 종목도 다양하다 예를 아이스하키, 마라톤, 탁구, 축구, 역도, 체조, 육상, 권투, 사격 등 다양하게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들이 한국에 도착해서 자신들의 체육 특기를 활용해 한국에서 체육인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아주 드물었다.


이와 같은 현상을 필자가 만난 3명 선수 출신 이야기를 하자면 이 두 분은 북한에서 전문체육인으로 활동했던 남성 탁구선수, 여성 마라톤 선수, 여성 체조선수 이야기에 중심을 두겠다. 먼저, 북한에서 탁구선수로 활동했던 남성분은 북한에서 어렸을 때부터 탁구선수를 했고, 한국에 와서도 한국탁구인들과의 연결로 탁구를 가르치는 활동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에서의 지인들과의 연결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고 자연스럽게 탁구를 가르치는 직업도 중단하게 되었다. 다른 직업을 가지려고 노력을 했지만 그리 쉽지가 않다고 했다. 그리고 자신은 탁구를 가르치는 일이 가장 행복하다고 했는데, 자신이 직접 탁구사업을 하기에는 경제적인 면과 경험 부족이 있다고 했다. 그리고 북한에서 선수 출신이라는 경력은 한국에서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유는 한국에서는 한국의 탁구시스템과 가르치는 방법이 있다고 하였다.


두 번째로, 북한에서 마라톤 선수였던 여성분은 북한에서 초등학교 시절부터 마라톤을 했고 북한을 탈출하기 전까지 운동했다고 한다. 한국에 와서는 전혀 마라톤 또는 육상 관련 일을 시작할 수가 없고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어도 자격증 또는 자신을 믿고 육상을 가르칠 장소와 지인들도 전혀 만들 수 없다고 하였다. 현재는 육상에 대한 미련은 뒤로하고 전혀 다른 생업에 매일 출근을 하며 한국에서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마지막으로, 북한에서 오랜 시간 체조선수와 선생을 했던 중년의 여성은 한국에 온 지 2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체조에 대한 미련이 아주 크다. 한때는 한국에서 체조를 가르치고 자신의 학원도 열려고 생각했었지만, 현재는 교회와 주변의 어려운 이웃에게 춤과 무용을 보여주는 봉사를 하고 있다.


여기에서 보는 북한 이탈주민 3분의 한국에서의 지나온 삶을 보면 북한에서 전문체육인으로 선수 생활을 하고 한국에 온 이후 그 체육적 특기를 전혀 발휘하지 못하고 전혀 다른 일을 하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 같은 민족이지만 북한이탈주민들도 한국사회의 새로운 이주민이라고 볼 수도 있다. 새로운 이주민들이 기존의 한국 사회 또는 한국체육으로 바로 편입되고 활동하기는 여러 가지 사회문화적 그리고 정치 경제적으로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이탈주민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체육적 능력을 한국에서 조금이라도 확장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면 북한이탈주민의 한국 사회 적응에도 도움이 되고 한국의 체육 환경도 그 폭이 넓어지리라 생각한다.



메이슨 리 | 문화연대 대안체육회

오래한 공부가 말이 좋아 ‘이주학’ 풀어 말하면 ‘나그네분석’인 것 같다. 나그네 설움이라는 노래가 있는데, 이 노래처럼 나그네는 서러울까? 아니면 행복할까?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는 나그네의 모습을 스포츠에서 찾아보려고 한다. 흔히, 세계화란다, 신자유주의란다, 다문화란다, 그래서 전 세계를 다양한 스포츠 나그네들이 이 환경을 배경 삼아 정처 없이 뚜벅뚜벅 이주하고 있다. 이들의 모습과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보려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조선족 또는 중국교포 탁구선수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