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AI 시대에 FOMO를 느끼는 직장인이 중학생 동생에게 보내는 편지
바야흐로 FOMO의 시대다.
기술 뉴스를 보면 매일같이 새로운 AI 기술이 인간의 영역을 잠식하고, 경제 뉴스를 보면 번갈아가면서 치솟는 자산가에 가만히 있어도 돈을 잃은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유튜브를 켜면 이러한 시황을 적절하게 활용하여 성공한(혹은 성공했다 주장하는) 사람들의 간증이 쉴새 없이 쏟아진다. 잘 팔리는 썸네일은 주로 이런 내용이다 : "OOO 미쳤습니다", "OOO 이제 끝났습니다", "아직도 OOO 안 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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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의 최전선에 서있는 사람들은 이제 '특이점'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그 시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으나, 그래봤자 이미 왔거나 곧 오거나 정도의 차이다. 그만큼 이미 세상은 아주 빠르게 변하고 있다. 하지만 자리에 앉아서 어제와, 1년 전과, 10년전과 같은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은 이 변화를 느끼기 어렵다.
우리가 특이점을 기술 레벨이 아니라 일상 레벨에서, '인류가 일 하고 돈 버는 방식의 기준이 완전히 바뀌었을 때'로 정의한다면 - 이를테면 인류의 대다수가 일을 하지 않고 돈을 버는게 당연하거나, 일을 하지 않(못하)고 돈도 안(못)버는게 당연하거나, 지금과 완전히 다른 종류의 일을 하면서 돈을 벌게 되는 시점으로 정의한다면 - 오늘도 작년과 같은 일을, 같은 방식으로 하는 것에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 하는 사람일수록, 그 변화는 갑작스럽게 느껴질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다면 지금 FOMO를 느끼는 것은 어떠한 완충장치로 작용할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두려운 사람들은 무얼해야 할까. 세상이 그러할지라도 아침에 눈을 뜨면 가야하는 직장이 있고, 시간과 에너지를 써야하는 생업이 있고, 혹은 당장 그것들을 갖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사람들이, 만약 이 변화에 두려움을 느낀다면, 무얼 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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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을 찾지 못 해 고민하다 아직 학생인 동생이 떠올랐다.
그가 하는 사회생활과 업의 형태는 지금과 분명 다를 것이다. 그걸 알면서 과거와 같은 교육으로 그 날을 준비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그렇다면 나는 그에게 어떤 걸 준비하라고 말 해줄 수 있을까?
좋아하는 일을 찾으라고 하겠다. 적성을 찾으라는 것이 아니라, 일을 하지 않고도 먹고사는데 지장이 없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미리 생각해두라 하겠다.
문제의식을 가지라고 하겠다. 해결을 위한 모든 도구가 주어졌을 때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지 고민하는 연습을 하라고 하겠다.
더 많은 것을 보고, 만지고, 확인해보라고 하겠다. 무엇이든 만들 수 있는 세상이 올 테니, 남의 것을 베끼지 않고 아직 존재하지 않은 것을 만들 수 있도록, 자기 세상을 넓히고 더 자유롭게 상상해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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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는 그들의 시간에서 어찌보면 과도기일 수도 있겠다.
이미 어른이 된 사람들은 그저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개척자들은 AI 기술 영역을 개발하고, 그 한계를 탐험할 것이다. 자신들이 이룬 기술적 발견을 어떻게 응용할 수 있을지 몇 가지를 제안하겠지만 그것은 아주 원시적인 수준일 것이다.
그리고 그 기술을 답습하는 나와같은 일반인들은, 그들로부터 매일 쏟아지는 새로운 버전의 기술을 따라가고, 그것을 도구로 쓰는 법을 익히느라 바쁘다.
즉, 이 시대를 사는 우리는 그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충분히 생각해볼 여유가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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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아마 내 동생이 어른이 되면 그것이 무엇인지 배우거나, 그것을 도구로 쓰는 법을 따로 학습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다.
무한해진 가능성 앞에서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이 뭔지 스스로 정의하고, 호기롭게 만들어나가는 사람이 그 시대를 건강하게 살아갈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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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는 어떠한가?
회사에 다니는 개인으로서 그저 뉴스를 보고, 새로운 툴이 나오면 직접 써보고, 누군가 이런걸 시도해봤는데 신기하더라- 하면 그것을 따라해보며 시간을 보낸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간과 에너지를 쓰는 더 좋은 방향에 대해서는, 여전히 고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