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동화> 낙서 왕국과 검은 수염 후크

5살 누나와 3살 남동생의 좌충우돌 낙서 왕국 타출기

by 장경장

안녕하세요, 장경장입니다.
요즘 브런치에 사이버 도박이나 범죄 같은 무거운 이야기만 연재하다가,

오늘은 분위기를 확 바꿔서

아주 귀여운 시도를 해보려 합니다.


​어제 5살 딸내미랑 둘이 스타필드로 단둘이 데이트를 다녀왔어요.

같이 '점보'라는 영화를 봤는데, 부모가 아이를 위해 직접 동화책을 써주는 장면이 나오더라고요.

그걸 보고 문득 '나는 맨날 밤마다 애들한테 남이 쓴 책만 읽어주고 있었네? 우리 애들 이야기를 직접 만들어주면 정말 좋아하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작가 장경장 모드는 잠시 내려놓고,

두 아이의 아빠 5살 누나와 3살 동생을 주인공으로 한 짧은 그림 동화책을 뚝딱 만들어봤습니다.

(딸의 최애 애착 인형인 젤리와 리윤이도 특별 출연합니다. ㅎㅎ)

​거창한 작품은 아니지만, 매일 밤 아이들에게 읽어줄 아빠표 동화책 첫 번째 이야기!


<낙서 왕국과 검은 수염 후크>

를 공개합니다. 편하게 봐주세요!




주인공 : 나율❤️(5세)

주인공 : 찬율❤️(3세)


어느 화창한 오후였어요.

나율이눈 스케치북에 알록달록

예쁜 성을 그리고 있었지요.

"여기는 젤리랑 리윤이가 사는 성이야!"

나율이가 신나서 말했어요.

그때 동생 찬율이가 뒤뚱뒤뚱 다가왔어요.

손에는 시커먼 크레파스를 꼭 쥐고 있었지요.


"넨네! 캬아~야아!"
‘넨네!’ 찬율이가 소리치며 나율이 그림 위에 시커먼 동그라미를 마구 그렸어요.
"안 돼! 내 성!"
‘안 돼! 내 성! 젤리랑 리윤이가

사는 성이란 말이야!’
나율이가 울먹였어요.
그때였어요.
찬율이가 그린 낙서들이

뱅글뱅글 돌며 빛나기 시작했어요!

“슈우웅! 쿵!”
남매는 엉덩방아를 찧으며 떨어졌어요.
눈을 떠보니 폭신폭신한 크레파스 잔디밭이었지요.
“어? 여긴 내가 그린 성이잖아?”
나율이가 깜짝 놀라 소리쳤어요.
하지만 하늘은 이상했어요.
찬율이가 그렸던 시커먼 낙서들이 무서운 먹구름이 되어 성을 에워싸고 있었거든요.
“으앙... 넨네...”
찬율이가 누나 옷자락을 꼭 잡았어요.

“크하하하! 이 성은 이제 내 것이다!”
시커먼 낙서 구름이 뭉치더니 무시무시한 검은 수염 후크 선장으로 변했어요!
찬율이는 깜짝 놀라 나율이 뒤로 숨었지요.
“으앙! 넨네, 무서워... 아빠...”
후크 선장이 갈고리 손을 휘두르자, 예쁜 성벽에 검은 금이 쩍쩍 가기 시작했어요.


그때였어요.

나율이가 찬율이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외쳤어요.

“찬율아, 잘 봐! 저건 진짜 괴물이 아니야. 아까 네가 그린 낙서일 뿐이라고!”

“나… 낙서?”

찬율이의 눈이 동그래졌어요.

“그래! 그러니까 우리가 더 센 걸 그리면 이길 수 있어. 자, 이걸 받아!”

나율이는 주머니에서 반짝이는 마법 색연필을 꺼내 찬율이의 손에 쥐여주었어요.

“찬율아! 캬~야아(공룡)를 불러와!!”

찬율이가 용기를 내어 소리쳤어요.
“캬아~야아!!!”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어요.
찬율이가 허공에 휘갈긴 초록색 선들이 뭉게뭉게 피어오르더니...
쿠르릉! 쾅!
집채만한 초록색 낙서 티라노사우루스가 나타났어요!
성에 갇혀 있던 토끼 인형 젤리와 아기 인형 리윤이도 창밖을 내다보며 깡충깡충 뛰며 기뻐했지요.
“우와! 우리 찬율이가 해냈어!”

“쿠당탕! 펑!”
티라노사우루스의 강력한 꼬리치기 한 방에

후크 선장은 검은색 잉크 방울이 되어 멀리멀리 날아가 버렸어요.
"으아악!"
“으아악! 내가 지다니!”
후크 선장이 사라지자, 시커먼 먹구름도 걷히고 따뜻한 햇살이 다시 비추기 시작했답니다.
"만세!"
“만세! 우리가 이겼다!”
나율이와 찬율이는 서로 얼싸안고 펄쩍펄쩍 뛰었어요.

눈을 깜빡이니 다시 우리 집 거실이었어요.
“어? 공룡이 없어졌네?”
하지만 스케치북을 본 나율이는 활짝 웃었어요.
거기엔 나율이의 예쁜 성과 찬율이의 씩씩한 공룡이 사이좋게 어깨동무를 하고 있었거든요.
“다녀왔습니다~ 우리 강아지들 뭐 하고 놀았어?”
그때, 현관문이 열리고 아빠가 들어왔어요.
“비밀이야!”
남매는 서로 마주 보며 까르르 웃었답니다.
찬율이가 누나를 꼭 껴안으며 말했어요.
“넨네... 쪼아!(누나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