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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시마 Oct 27. 2020

하우스 파리

이것이 플렉스~

워킹홀리데이를 하다 보면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되는데 그중 가장 핫 한 것들 중 하나가 하우스파티. 한국도 집에 여러 지인들을 불러서 파티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내가 살던 세계에서는 존재하지 않았었기에 패스한다. 어디 보자.. 내 인생에서의 유일한 파티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친구들 불러서 생일 축하 파티 했었던 것이다네..


다시 하우스 파티로 돌아와서, 우리 집에는 다양한 인종들이 살고 있다. 나는 한국에서 온 나 황인종. 유일한 아시아 종이다. 몬트리올에서 온 프렌치 캐나다 종 2명. 캐나다 현 집주인과 그의 여친, 프라하에서 온 커플, 아일랜드에서 온 아이리쉬. 캘거리에서 온 캐네이디언. 인원수는 항시 변한다. 짧고 굵게 있다가 가는 short term rent 도 집주인이 하고 있기 때문인데, 이게 은근 나에게는 매리트가 있다. 별 애별 사람을 다 만나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집에 이사 오고 난지 3개월 남짓 지났는데, 그동안 내가 경험한 하우스파티는.. 이미 손가락 수를 넘어간다. 못해도 주 1회는 꼬박꼬박 하며, 많으면 주 3회 정도. 간혹 가다가 뜸한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는 인원 변경이 있을 때뿐이다. 나랑 같은 방(?)을 사용하고 있는 친구는 캘거리에서 왔다. 현재 차량을 소지 중이며, 얼마 전 까지도 몰랐지만 룸메 중 한 명이 얘기하기를 이 친구는 게이라고 한다. 음.. 게이란 말이지.. 게이.. 게.. ㄱ ..   그래서였나?! 목소리가 다른 이들과 달랐으며, 평소 더 친절했던 것 같았는데, 기분 탓이 아녔네. 


잠깐의 생각도 잠시, 이 친구가 일 끝마치고 온다. 스타벅스에서 일하고 있는데 일 마치고 오는 때면 거진 먹을 것들을 가지고 온다. 평소 커피를 마시지 않는 나였지만, 이 친구 덕에 커피라는 것에 대해 근접할 수 있게 되었다. 오늘은 일하면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얘기도 하고, 그러다 씻으러 갔다. 밖을 보니 점점 어두워지는 것이 저녁 먹을 시간이 다 되어 간다. 이 시간 때면 주방이 점점 붐비기 시작한다. 먼저 선점에 나선 나는 능숙하게 재료 준비를 하고 조리기구들을 각자의 위치에 배열시켜 놓는다. 메뉴는 야채 찜 파스타. 브로콜리가 은근히 달달한 맛이 있는데 이것들을 물에 삶고, 다른 야채들도 적절히 잘라서 삶는다. 야채들이 사이좋게 뜨거운 물에서 삶아지고 있는 동안에, 면도 삶는다. 면과 야채들을 같이 삶아주면, 먹을 때 야채 맛이 면발에 담겨 있어 더욱 좋다. 그리고 소스. 소스는 마트에서 가장 저렴하게 파는 토마토소스를 냉장고에서 꺼내서 프라이팬에 붙고 살짝 달구어 준다. 그리고 잘 삶아진 면과 채소를 물기를 제거해준 후에 프라이팬에 넣고 비벼준다. 이미 둘은 요리가 된 상태이기 때문에 약불에 2 ~ 3분간 잘 비벼준다. 그리고 접시에 담으면 오늘 요리 끝. 이렇게 저녁이 준비되고 맛있게 먹고 있는데, 집주인이 오늘 저녁에 하우스 파티가 있을 거라고 넌지시 알려준다. 이런 날을 위해 평소에 맥주 1팩은 항시 냉장고에 보관해 두는데, 역시 어젯밤에 한 캔만 먹고 남겨둔 보람이 있네.ㅋ


저녁을 적당히 먹고 남은 음식은 다음날 먹기 위해 비닐로 잘 포장을 해서 냉장고에 보관해 둔다. 집 식구가 많다 보니까 냉장고 2대에 섹터를 인원별로 나눠놓았는데, 가끔씩 음식이 없어지곤 하는데, 설마 내 보관식을 먹진 않겠지.. 사실 술파티 다음날이면 보관식이 됐든, 일반 다른 음식이 됐든 사라지는 게 다반사이다. 취하면 배가 고파지니 당연한 거긴 한데. 뭐 여하튼, 그렇게 저녁 식사를 잘 마치고 난 다음, 내 방으로 올라간다. 침대에서 맥북으로 웹서핑을 하면서 영어공부도 좀 하고, 팝송도 듣고 하며 시간을 보낸다. 2시간 정도 지났나?? 밑이 조금씩 시끄러워지기 시작한다. 내 방 위치는 3층이지만 문이 없기 때문에 더 잘 들린다. 드디어 Party beg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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