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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편백 Feb 15. 2023

동화 속 작은 집

 기차를 타고 창밖을 보던 중이었다. 저걸 보고 '전원주택'이라는 단어를 만들었겠구나, 싶은 2층짜리 전원주택이 있었다. 아담하기도 하고, 호화롭기도 한 작은 집. 저 안에 사는 사람들의 사연이 궁금하다.


 대대손손 내려오는 돈으로 낭만을 산 사람들의 집일까. 도시 전세를 감당하지 못한 신혼부부가, 곧 태어날 아기의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만 고생하자며 눈물을 머금고 이사한 집일까. 가보로 내려온 집이 어쩐지 짐처럼 여겨진 청년이 아파트와 저 집을 억지로 왔다갔다하며 관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숨만 쉬어도 자동으로 살아지기는 하는데, 왜 가끔은 그것마저 벅차게 느껴지는 걸까. 사람들은 저마다의 삶에 최선을 다한다. 하루를 싫은 일로 빼곡히 채웠는데도 항상 필요한 만큼엔 역부족이다. 어른의 간절함도 아이의 것만큼 충분히 간절한데. 왜 세상은 동화가 아닌지 절망한다. 동화는 단편인데, 왜 우리는 입체인지. 수많은 사연이 얽히고 얽혀서 풀리지도 않는지.


 우리 삶은 동화가 아니라서 다행이라는 말을 건네본다. 우리가 입체적이라는 말은 그림자 반대편에 빛이 있다는 뜻이니까. 당신의 어둠도 당신을 향한 누군가의 사랑과 동경이 늘 함께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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