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생산성.
웹 기획일을 시작한 지 어느덧 8년.
30대가 되고 가장이 되어보니 책임의 무게는 커지고 가끔씩 미래에 대해 불안감이 나를 찾아온다. 지금 하는 기획일이 적성에도 잘 맞고 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이 직장에 계속 다닐 수 있을까? 40대가 넘어서도 기획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 앞으로의 생계를 위해 기술을 배워야 하나? 이런 고민이 끊이지 않는다. 주변 친구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봐도 대부분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 가장은 가정을 책임져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돈을 벌어야 한다.
경력이 꽉 찬 기획자는 관리자로 올라서지 못하면 시장가치가 떨어지다. 나 역시 여러 번의 채용공고를 올려봤고 수많은 이력서를 받아봤지만 그중 절반은 30대 후반에서 40대의 이력서이다. 그리고 이들의 이력서는 열어보지도 않고 탈락처리를 한다. 이유는 당연하다. 내 후임을 뽑는데 경력 많은 어른은 마음대로 다루기도 어렵고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머지않아 나도 똑같은 입장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씁쓸하기도 하다.
결국, 기획자는 관리자가 되어야 롱 런 할 수 있고 그러기 위해서는 사내정치를 잘 하고 라인을 잘 타야 한다. 그런데 그렇게 자리 잡은 형님들을 보면 즐거워 보이지 않고 행복해 보이지도 않는다. 항상 윗선의 눈치를 봐야 하고 아랫사람의 눈치를 봐야 한다. 나는 그런 삶을 따라가기는 싫었다.
사회 초년생. 기획자가 막 되었을 때는 모르는 게 너무 많았다. 잘하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에 틈나는 시간을 쪼개어 스터디를 찾아다니고, 커뮤니티 활동도 열심히 하고, 관련 서적도 열심히 읽으며 기획자로서 회사 생활에 충실했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자 성공한 서비스를 만든 기획자란 타이틀을 가지고 싶었고 5년간 2개의 스타트업(벤처회사)에 창업 멤버로 합류해 내 모든 시간을 다 받쳐 열심히 일했다. 하지만 성공한 서비스를 만들기는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설사, 성공했다 하더라도 내 위에 윗 사람들이 있는 이상 나의 공로를 챙기기는 더더욱 힘들다. 서비스가 잘 되었다 하더라도 CEO 또는 최고관리자가 그 명예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3년 전쯤 마음 맞는 형님 두 분과 기획 서적을 출간하기로 합심했다. 한 달에 한 번씩 모여 브레인 스토밍을 하며 약 1년간 기획의 A-Z까지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초안을 정리해 한빛출판사와 출판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책을 집필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기획이란 추상적인 주제를.. 나도 100% 이해하지도 못하는 주제를 글로 작성하기가 너무나 어려웠다. 똑같은 글을 썼다 지웠다를 수없이 반복하고. 그래도 답이 안 나오면 다른 책들을 뒤져보고 인터넷을 검색했다. 그런데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잘 정리된 글들이 도처에 널려있었다. 내가 이 글을 쓰는 게 맞는가 라는 회의감에 수없이 빠져들었고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계속 들었지만 형님들의 도움 덕분에 내가 맡은 분량의 많은 부분을 완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도 집필 중이다.
최근에는 지금의 회사로 이직했고, 책 쓰는 일도 잠시 중단했다. 그냥 일반적인 직장인으로 돌아왔다.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려와서일까? 뭔가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았고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스스로 만들어낸 스트레스에 얽매이게 되었다.
그런 고민에 빠져있을 때 지금의 팀장님이 이런 말씀을 해주셨다. 본인도 어린날의 큰 성공 경험을 여러 번 맛보았고 CEO가 되어 회사도 운영하며 기고만장했지만 다 털고 나오니 아무것도 없더라. 그리고 나서 개인 생산성에 대해 깊게 고민을 하게 되었다. 큰 돈을 벌지 않더라도 내 기술로, 100% 나의 노력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상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
팀장님은 여가 시간을 투자해 그림을 그리고 본인이 그린 그림으로 에코백, 티셔츠 등의 제품을 만들어 시중 판매를 테스트 해보고 계신다. 또한 뇌에 대해 관심이 많아 뇌에 대해 심도 있는 공부를 하고 계신다. 단순히 책을 읽고 정리한 짜깁기 형태의 글은 싫다고. 온전히 나의 지식으로 만들어진 콘텐츠로 뇌과학에 대해 재미있게 전달하고 싶다고 하신다. 현업의 일도 정말 잘 해내시면서 본인이 좋아하는 분야의 콘텐츠를 만들어내기 위해 매일 매일 열심히 노력하시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고 존경스럽다. 술 마시며 설교하는 형님들보다 본보기가 되어 노력하는 모습이 후배들에게는 큰 힘이 되고 의지처가 된다.
어느 날 팀장님께 미래에 대한 불안과 고민을 털어놓았다. 팀장님은 담담한 말투로 누구나 거치게 되는 감정이라며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본인의 경험을 빗대어 진심 어린 조언을 해주셨다. 그리고 팀장님이 보기에는 나에게 독보적인 콘텐츠가 있다며 이쪽 시장의 개척자가 되어보는 건 어떻겠느냐고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해주셨다. 덕분에 그동안의 고민은 모두 사라지고 새로운 원동력을 찾게 되었다.
팀장님이 말씀하신 나만의 독보적인 콘텐츠는 프로토타이핑 기술이다. 프로토타이핑은 시제품이 나오기 전에 제품의 모형을 만드는 것을 의미하는데, 나는 Axure라는 프로토타이핑 툴을 활용해 대부분의 IT서비스를 단기간에 설계할 수 있다. 시제품을 만들기까지는 수많은 개발비가 발생하고 개발을 한 뒤에도 실패할 가능성이 많은데 프로토타이핑은 실 서비스에 가깝게 구현되기 때문에 이러한 리스크를 줄여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미 IT 시장에는 수많은 프로토타이핑 툴이 나와있지만 나는 Axure라는 툴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고 현업에서 적극 활용하고 있다. 툴의 가격이 비싸 진입장벽이 높지만 그만큼 성능은 확실하기 때문에 이 툴을 국내에 전파하는 선도자 역할을 해보려 한다. 이것이 지금의 나에게 가장 경쟁력 있는 콘텐츠이고 새로운 열정과 희망을 가져볼 수 있는 아이템인 것 같다. 내가 생산하는 콘텐츠가 시장에 좋은 반응을 일으키기를 희망하며.
최근 일주일 동안 5개의 프로토타입 샘플을 만들어봤습니다. IT 분야에 종사하고 계신다면 한 번 둘러봐주시면 좋겠습니다. 모바일 보다는 PC로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샘플 #1 모바일 인터랙션
http://yslab.kr/9
샘플 #2 백오피스 프레임 및 기본 게시판
http://yslab.kr/10
샘플 #3 동적 그래프
http://yslab.kr/11
샘플 #4 워치 앱과 계산기
샘플 #5 반응형 웹
http://yslab.kr/13
Axure 홈페이지
http://www.ax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