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근의 미술과 술 ⑩] '바람둥이' 카사노바

by 데일리아트

자코모 지롤라모 카사노바(Giacomo Girolamo Casanova, 1725-1798)는 이탈리아 베네치아 출신의 모험가, 작가, 시인, 소설가다. 우리는 흔히 그를 '바람둥이의 대명사'로 알고 있지만, 그것은 그의 삶중 일부이고 그외 더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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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인 프란시스코 카사노바가 그린 자코모 카사노바의 초상화 /출처: 위키디피아

9살 때부터 학교에 다니며 닥치는 대로 책을 읽었고, 수학, 언어, 철학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17세에 파도바 대학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히브리어, 라틴어, 프랑스어, 영어, 스페인어 등 여러 언어를 구사할 수 있었다. 그 외 문학, 신학, 법학, 자연과학, 예능, 의학, 패션, 스포츠, 요리, 마술, 도박, 춤 등 다양한 분야에 능통했다.

그는 외교관, 재무관, 저술가, 연극배우, 도박꾼, 스파이 등 정만 다양한 직업을 가졌었다. 한때는 카톨릭 신부 수업을 받기도 했고, 군인이나 바이올리니스트가 되려 하기도 했었다. 카사노바는 '유혹자의 대명사', '세기의 바람둥이'로 우리에게 기억되고 있다. 그의 자서전 『내 인생 이야기(Histoire de ma vie)』에 그는 122명의 여성과 관계를 맺었다고 썼다. 그러나 그의 여성 편력에는 금전적인 관계나 강압적인 관계도 얽혀 있었다는 평가도 있다.

또한 그는 "어떤 여성을 만나 사랑하더라도 그 순간에는 혼신의 힘을 다해 감동을 주어야 한다"라는 자신만의 원칙이 있었다고 한다.

카사노바의 여성 편력을 보면 젊었을 때 엄청 행복하게 살았을 것같지만, 실제로는 그 편력과 빚 때문에 여러 번 감옥에 들락거리거나 추방도 당하고 도망도 다니는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카사노바는 59세 때부터 보헤미아 왕국의 프라하에서 2시간 정도 떨어진 보헤미아의 발트슈테이나 백작 소유의 둑스성에서 도서관 사서로 일하면서 남은 생애를 마무리했다.

젊었을 때 문란한 생활을 한 탓에 그는 매독에 걸렸다가 치료후 어느 정도 호전되었지만, 40대 중반에 성기능 장애가 와서 더는 남자 구실을 못해서 바람둥이 행각도 못하고 쓸쓸하게 살다가 1798년 73세의 나이에 전립선 질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카사노바는 단순히 여성 편력이 심했던 인물로만 치부하기에는 뛰어난 지성과 재능, 그리고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복합적인 인물이었다. 그의 자서전은 오늘날까지도 18세기 유럽의 사회상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1960년대 이후 그에 대한 재평가가 꾸준히 이루어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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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샤토 디켐, (우) 샤블리 와인 /사진: 신종근

카사노바는 다양한 와인을 즐겼는데 특히 여인을 유혹할 때는 로크포로 치즈와 샤토 디켐 (Chateau d'Yquem)이라는 스위트 와인을 대접했다고 한다.

샤또 디켐은 프랑스 보르도 지방의 소테른 지역에서 생산되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고급스러운 귀부 와인 (디저트 와인) 중 하나로 주로 세미용(Sémillon)과 소비뇽 블랑으로 만든다.

또한 그는 석화, 계란흰자, 버섯, 양파, 마늘 등의 스테미너 음식을 즐겼다. 심지어 아침식사로 굴을 50개나 먹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때 그는 항상 와인을 곁들였는데 그가 즐겨마신 와인은 프랑스 브르고뉴 지역의 샤블리 지방에서 생산되는, 샤르도네로 만든 드라이한 화이트와인 샤블리 와인이였으며 이것은 미네랄 풍미가 풍부하고 산미가 좋아 석화나 해산물의 짭짤하고 신선한 맛을 더욱 올려주는 역할을 하였다.

자코모 지롤라모 카사노바는 6남매 중 장남이었다. 그의 동생중 프란체스코 카사노바와 조반니 카사노바는 유명한 화가이다. 프란체스코 카사노바는 전투 장면을 전문으로 그린 이탈리아 화가로, 위의 카사노바의 초상화도 그가 그린 것이다.

그는 그림 외에도 태피스트리 와 가구 디자인을 제작하여 큰 수익을 올렸고 형인 자코모 카사노바만큼 외향적이고 재미있는 사람이라 인기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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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체스코 카사노바, 폭풍(4개의 '재난' 그림 중 하나) /출처 : 위키피디아

조반니 카사노바는 예술가로서의 창의적인 재능은 없었지만, 실물을 그대로 재현하거나 초상화를 그리거나 고전 명작을 베끼는 것을 선호했으며 그로 인해 그의 기술력과 이론적인 지식으로 교육자의 길을 걸었다.

서양의 음식관련 속담 중 'R'이 들어가 있지 않은 달에는 굴을 조심하라는 말이 있다. (Should You Eat Shellfish Only in Months with an 'R') 즉 9월-4월에는 굴을 먹어도 되고, 특히 11월-2월이 가장 굴을 맛나게 먹는 시기라고 했다. 하지만 요즘은 냉동저장기술이 발달되어 1년내내 굴을 먹을 수 있다.

시원한 샤블리에 굴 파티를 한 후 디저트로 샤토 디켐을 한잔 마시면 카사노바 부럽지않은 엄청 호사스러운 삶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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