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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라밸vs연봉, 91년생 직장인의 선택

그리고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의 선택은?


선택지 1) 연봉 4,000만 원(월 실수령액 약 290만 원), 야근 절대 없음


선택지 2) 연봉 6,000만 원(월 실수령액 약 420만 원), 야근 매일 있음


(2023년 실수령액표 기준, 아래 사진 참조)



만약 여러분께 이 두 가지 선택지가 주어진다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연봉은 임의로 설정한 값이니 너무 큰 의미는 부여하지 않으시길...)



사실 회사 생활이라는 게 단순히 연봉과 워라밸만으로 정의될 수 없다는 걸 지난 6년 간 직장생활을 하며 이미 경험했다. 다만, 이 글에서는 딱 이 2가지 요소만을 놓고 생각해보려 한다.




다들 아시다시피 워라밸이란 '일과 삶의 균형’이란 의미인 ‘Work-life balance’의 준말이다.


MZ세대들에게 "워라밸"은 회사를 선택하는데 꽤나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 MZ 세대(1984~2003년 출생자) 구직자 1000명을 대상으로 '괜찮은 일자리의 판단 기준'에 대한 설문을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66.5%(복수응답)가 ‘일과 삶의 균형이 맞춰지는 일자리’ = '워라밸'이 중요하다 대답했다고 한다.


출처 : 한국경영자총협회


사진 상에는 직접적으로 "높은 급여"에 대한 이야기는 없지만 바로 2위에 위치한 "공정한 보상" 선택지로 "높은 급여"에 대한 니즈를 드러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사실 MZ세대가 아니어도 "워라밸"과 "급여"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는 선택지 아니겠는가?


실제로 주변 친구들이나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워라밸"과 "월급"에 대한 의견이 꽤나 팽팽하게 갈린다.


그래서 나(91년 생, 6년차 직장인)도 나름대로 이 질문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했었고 결론을 내렸다.


나라면 "연봉 4,000(월 실수령액 약 290만 원). 단, 야근은 절대 없는 회사"를 선택하겠다.



내 선택의 근거는 다음 3가지 질문에 대한 나의 대답이었다.


1) 1번 선택 시, 현재 내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급여인가?

2) 2번 선택 시, 지속되는 야근을 받아들일 수 있는가 없는가?

3) 종합적으로, 2,000만 원의 가치(월 130만 원) vs 퇴근 후 시간을 투자하여 얻는 가치(???)


(여러분도 자신만의 근거를 찾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길 바란다. 각자의 상황과 생각에 따라 판단은 달라질 테니 말이다. 그리고 질문을 던지면 생각보다 명확하게 답이 나올 수 있다)


각 질문에 대한 나의 생각과 대답은 이렇다.




1) 워라밸을 선택해도 현재 내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가?


"이 돈 받고도 살 수 있나?"


가장 먼저 했던 생각이었다(다시 한번 말하지만, 내가 정한 연봉 4천만 원과 6천만 원은 임의의 숫자이니 너무 큰 의미는 부여하지 않으시길...). 워라밸도 좋지만 가장 중요한 건 당장 그 연봉으로 내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지 여부였다.


어떤 이유로든 내가 한 달 290만 원으로 생활을 이어나갈 수 없다면, 일단 워라밸은 제쳐두고 월 420만 원을 받을 수 있는 곳을 가는 게 맞다는 게 내 생각이다. 워라밸을 위해 내 기본적인 생활조차 유지할 수 없는 선택을 한다는 건 본인에게도 혹은 본인 가족들에게도 너무 무책임한 선택이 아닐까?


돈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아니지만, 최소한의 돈은 있어야 내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는 게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그 무엇보다 이 부분을 가장 먼저 고려했다.


자칫 내 현재 상황은 고려하지 않은 채 이상만 좇다간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혀, 오히려 전보다 못한 선택을 해야 할지도 모르기에... 그럼 분명 이렇게 후회할 수밖에 없다.


'아... 그때 거기(연봉 6,000만 원 주는 회사)에 갔어야 했는데'


결국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내 대답은 이랬다.


"이 조건(최소 생계 유지비 이상의 급여)이라면 워라밸을 선택해도 괜찮겠다 “



2) 지속되는 야근을 받아들일 수 있는가?


"매일 야근이 지속되는 회사라면 문제가 있다"


업종별, 직무별로 바쁜 시기가 있을 수 있고, 갑작스럽게 생기는 문제 때문에 예정에 없던 야근이 종종 생길 수 있다(물론 요즘은 이 조차도 못 받아들이는 케이스도 있다고 하던데... 뭐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하지 않겠나란 생각이다).


직장인으로서 살아가다 보면 관리자도 통제할 수 없는 일이나, 실무자로서 급하게 처리해야 하는 일들이 생기기 마련이니까. 그래서 개인적으로 이 정도 수준이라면 직장인으로서 감수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다만, 모두에게 야근이 강요하는 분위기이거나 모두가 매일 야근을 해야만 하는 회사라면 개인적으로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단, 모두가 퇴근하는데 나만 야근을 하고 있다면 그건 내 문제일 수도...)


매일 야근이 있다는 건, 다음 3가지 정도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하나, 회사나 팀 내부적으로 업무 분배가 제대로 되지 않았거나

둘, 일은 많은데 일할 사람이 없는 인력부족 상태 거나

셋, 일도 없는데 분위기상 야근을 억지로 해야 하거나



회사를 다녀보면 알겠지만 사실상 이런 문제들은 쉽게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단순 '업무 분배'의 문제라면 해결 가능성이 있지만, '인력부족'과 '야근이 당연시되는 분위기'라면 더더욱 그렇다.


이런 문제는 경영진 또는 관리자부터 문제의식을 갖고 해결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지만, 사실 쉽지 않은 문제다. 본인 일에 치여 생각할 겨를이 없거나, 문제는 알지만 쉬쉬하거나 혹은 아예 무관심할 수도 있다. 최악은... 이게 왜 문제인지 모르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이는 일반 직원들도 마찬가지다)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힘든 순간도 견딜 수 있다. 하지만 그 문제가 해결될 기미조차 안 보이는 상황만큼 답답한 것도 없다.


뭐... 그나마 긍정해 보자면 비포괄 임금제를 시행하는 회사라 일한 만큼 야근 수당이 나오면 그나마 양반이다. 그러나 내 주변 케이스만 봤을 땐, 야근 수당 없이 야근하는 케이스가 훨씬 많았던 게 사실이다.


그리고 난 두 번째 질문에도 답을 내렸다.


"난 매일 야근하는 회사는 못 견딜 것 같다 “



3) 월 130만 원의 금전적 가치  vs 퇴근 후, 시간 투자로 만드는 가치, 내 선택은?


"안정적으로 보장되는 돈이냐, 불확실한 성취를 위한 시간이냐"


예를 들면 이런 상황인 셈이다. 누군가 나에게 "1년 간 커피를 끊으면 50만 원을 주겠다"란 제안을 했고, 난 고민한다.


'아... 회사 다니는 기쁨 중 하나가 커피인데 1년이나 끊어야 된다고...?'


'야 그래도 1년을 끊으면 50만 원인데?'


하지만 인간이란 먼 미래에 얻게 될 이득(=50만 원)보단 당장 눈앞에 있는 이득(=커피)을 취했을 때 행복을 느끼는 존재이다. 그래서 미래에 얻게 될 이득이 압도적으로 크지 않은 이상 대부분 그냥 커피를 마시는 선택을 하게 된다.


"워라밸"과 "돈"도 마찬가지이다.


'시간'은 당장 내 눈에 보이거나 손에 잡히는 이득은 아니다. 반면, '돈'은 우리가 바로 체감할 수 있는 이득이다. 그래서 내가 '워라밸'을 선택함으로써 잃게 되는 '2,000만 원'이, 내가 '높은 연봉'을 선택하여 얻게 될 '시간'보다 훨씬 더 크게 느껴질 수 있다.  


같은 이유로 1~2년 전의 나였다면 아마 야근과 6천만 원을 선택했을 것 같다. 매달 130만 원의 월급을 더 받을 수 있고, 1년만 버티고 이직을 한다고 했을 때에도 훨씬 유리한 조건에서 연봉협상을 시도할 수도 있다. 무엇을 얻게 될지 모르는 애매한 '시간'보다 확실한 '돈'을 선택하는 게 안정적이란 느낌이 든다.


그에 반해 워라밸을 선택했을 때에는 불안정한 느낌이 크다. 퇴근 후, 재테크 공부나 자기 계발, SNS, 스마트스토어 등을 통해 수입을 만든다고 해도 1년에 2,000만 원을 벌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아니 대부분 그만큼 벌지 못한다.


게다가 나에게 시간이 주어진다 해도 그 시간을 가치 있게 쓴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나 회사를 다니면서 퇴근 이후의 시간을 관리하는 건 더더욱 쉽지 않다.


하지만 그 시간투자를 통해 1년,  2년 아니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해도, 매년 나에게 주어질 2,000만 원+a 보다 더 큰 가치를 뽑아낼 자신이 있다면? 혹은 그래야 후회가 없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면?


여기서부터는 개인의 판단이다.


2,000만 원의 가치(월 130만 원) vs 퇴근 후 시간을 투자하여 만드는 가치(???)


이런 맥락에서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사실 내가 1년에 2,000만 원보다 더 큰 가치를 뽑아낼 수 있을진 잘 모르겠다. 다만, 나는 '좋아하는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살고 싶은 사람'인데 이를 시도조차 해보지 못하면 언젠가는 분명히 후회할 것 같다.


그렇게 마지막 질문에 대한 내 대답을 정리했다.


나는 "연봉 4,000(월 실수령액 약 290만 원). 단, 야근은 절대 없는 회사"를 선택하겠다.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




연봉 vs 워라밸로 고민 중이라면  


어차피 정답이 없는 문제다. 다만, 어느 쪽을 선택하더라도 본인 선택에 책임만 지면 된다.


그러니 본인 스스로에게도 다음 3가지 질문을 꼭 한 번 던져보길 바란다.


1) 워라밸을 선택해도 현재 내 생활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의 급여가 보장되는가?

2) 높은 급여를 선택했을 때, 지속되는 야근을 받아들일 수 있는가 없는가?

3) 나에게 2,000만 원의 가치(월 130만 원) vs 퇴근 후 주어지는 시간의 가치 중 무엇이 더 큰가?


가능하다면 종이와 펜을 꺼내 직접 작성해 보기를 추천한다. 머리로만 생각했을 때와 글로 써서 시각화하는 것에는 꽤나 유의미한 차이가 있다.


이 과정까지 마쳤다면 다시 한번 질문하고 싶다


"연봉 vs 워라밸", 당신의 선택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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