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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나 Jul 01. 2024

업보란 무엇인가?

내 선택의 결과물을 기회로 바라보는 것.

하이 브런치.

나다.


어느 덧 2024년의 하반기가 다가오고 연초 세웠던 나의 모토를 돌아본다.

올해 나의 모토는 1) 완벽보단 완료, 2) 모르면 업보 알면 천명이었다.

회피 성향이 있어 이런 저런 걱정에 끝맺음을 제대로 못 하는 일들이 종종 있어 올해는 "완료"를 나의 목표로 삼았다.

그리고 어떤 일에 부딪혔을 때 그 일이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음을 잊지 말자는 의미에서 "모르면 업보 알면 천명"을 또 다른 모토로 삼았다.


오늘은 이 "업보"에 대한 나만의 정의를 내려볼까 한다.

업보에 대한 사전적 정의는 이미 분명하다.

- 선악의 행업으로 말미암은 과보

- 과보: 전생에 지은 선악에 따라 현재의 행과 불행이 있고, 현세에서의 선악의 결과에 따라 내세에서 행과 불행이 있는 일.

* 출처: 네이버 국어사전


실제 정의는 꽤나 방대하다.

전생에서의 선악이 현생에 영향을 끼치고, 현생의 선악이 내세에 영향을 끼친다니 말이다.


그러나 나에게 있어 업보는 이 생에서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한 이야기이다.

길지 않은 시간이나마 살아보니, 지금 내가 현재 처한 상황들은 과거 내 선택과 행동에서 비롯된 것들인 것 같다.

학교부터 회사, 학점이라던지 내가 갖고 있는 나만의 역량 등 나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것은 과거 나의 선택과 행동으로부터 쌓여온 것들이다.

작게는 어떤 과목을 공부할 것인가부터 어떤 회사에 지원할 것인지, 크게는 이 사람과 미래를 약속할지 등의 것들은 전부 내 선택으로부터 비롯됐다.

물론 여기서 나는 모든 이들을 똑같다고 매도하고 싶진 않다. 나는 운이 좋게도 내 선택으로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정환경에서 자라왔기 때문이다. 그러니 말은 온전히 나에게만 해당한다고도 수 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자면, 이렇게 생각하면 내 현재 상황에서 그 누구탓을 할 수가 없다.

남들보다 아쉬운 직장이라던지 업무 영역, 혹은 나의 일상 생활까지.. 나에게 아쉬움을 남기는 것들이 있다면 그것들은 결국 내 과거 선택에서 비롯된 것이니까.


그래서 나에게 인생은 업보다.

과거 나의 선택과 행동으로 비롯된 것들이 나의 삶을 꾸리고 있고, 현재의 내 선택과 행동이 내 미래에 영향을 끼칠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조금 더 확장해 나가면, 그래서 이 업보를 어떻게 볼 것인가?

이에 대한 힌트는 네이버 웹툰 [미래의 골동품 가게]에서 찾을 수 있었다.

올해 나의 모토 중 "모르면 업보 알면 천명"은 이 웹툰에서 알게 된 내용이었다.

나름대로, 그리고 이곳 저곳 검색하며 찾아보며 풀이를 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어떤 일에 부딪혔을 때 그 일이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모르면" 그저 업보로만 느껴지지만,

이 일이 기회임을 "알면" 더욱 나아갈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마치 나의 과거에 갇혀 그 곳에 초점을 맞출 것이냐, 아니면 미래를 볼 것이냐를 말하는 것 같다.

내 과거의 선택과 행동 때문에 결국 이렇게 되었음을 알고 끝나면 발전이 없겠지만, 그 곳에서 한 발자국 나아가 이걸로 변화 의지를 다진다면 새로운 결과물을 빚어낼 수 있을테니 말이다.


실제로 이 모토는.. 하반기를 맞이하는 현 시점 꽤 효과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회사에서 내가 많이 의지하고 좋아했던 상사가 이직을 하게 되었다.

사회 생활을 많이 한 건 아니지만, 그 중에서도 유일하게 정신적으로나 업무적으로나 의지가 많이 되었던 분이다.

처음 이 소식을 들었을 때 예전이었다면 하늘이 무너지는 심정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번엔 조금 달랐다.

이제는 내가 이 팀에서 가장 업무와 히스토리를 많이 아는 사람이 되었고, 상사가 하던 업무를 이어받아야 하기 때문에 부담감은 컸다.

하지만 동시에 상사가 하던 업무의 폭은 더 넓었고 깊었다.

솔직히 밝히자면 나는 인사팀에서 근무하고 있고 기존엔 채용과 교육, 조직문화의 운영 그리고 약간의 기획 업무를 해왔다.

상사의 업무는 성과평가, 승진, 인건비 및 인원 분석, 인사제도 기획 등 그 업무의 난도가 더 높았다.

그러니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지만 흔히 말하는 HRer로서 내가 속한 기업에 정말 도움이 되기 위해선 인원과 그 비용에 대한 분석이 필수적이고, 또 계속해서 기업 전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제도를 기획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나에게는 이번 하반기가 퀀텀리프의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 퀀텀리프: 일정 수준에 도달했을 때의 폭발적인 성장(양자도약이라고도 하는 것 같다.)

그래서 난 올해 들어 종종 생각해온 이직의 생각을 잠시 접었다.

새롭게 받은 업무를 한 텀 정도는 해보며, 내 업무 범위를 넓히고 더 파고드는 기회를 갖고 싶었다.

이것이 연초 세운 모토의 영향이었으리라 생각하기도 한다.

나름 계속 그 시각으로 내 삶을 바라보려 노력해오고 있으니 말이다.


결론적으로 업보는 어감상 꽤 부정적인 느낌도 든다.

과거의 선택으로 인해 받는 현 시점의 체벌처럼 느껴지는 어감이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내 삶은 내 선택과 행동으로 꾸려지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나온 결과물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미래의 방향성이 달라질 수 있는 것 같다.

그러니 나는 현 시점에 어떤 기회를 발견하고 나아갈 것인지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지난 상반기는 그렇게 잘 해온 것 같으니, 하반기에도 모토를 잊지 말고 끝까지 해보자.


한 해의 중간에서,

상반기를 돌아보며 쓰는 글 마침.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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