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한자를 직접 쓰고 읽던 시간은 조금씩 얇아져갔다. 그러나 그 문자 속에 깃든 뜻을 꺼내어 봐야 하는 순간만큼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서류 위에 나란히 선 한자 앞에서, 고전의 한 구절 앞에서, 우리는 여전히 잠시 멈추어 서게 된다. 다만 이제는 그 멈춤의 시간이 훨씬 짧아졌다. 한자의 정확한 모양을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손가락 끝의 감각으로 그려서 찾아낼 수 있고, 렌즈 너머로 비추기만 해도 그 의미가 화면 위에 피어오르는 세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한문을 검색하는 방법 가운데 가장 직관적인 것은 그려서 찾는 일과 찍어서 찾는 일이다. 네이버 한자사전에 탑재된 필기 인식기 위에 마우스나 손가락으로 한자의 대략적인 형태를 그리면, 유사한 모양의 후보 한자들이 화면 오른편에 나타난다. 사진을 찍어 인식시키는 방식도 지원되므로, 종이나 책 위의 한자를 카메라에 담는 것만으로 검색이 이루어진다. 다음 한자사전도 필기 인식과 부수 검색이라는 유사한 경로를 열어두고 있다. 구글 렌즈라는 도구는 또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다. 모바일 카메라를 한자가 적힌 곳에 들이대면 텍스트를 인식하여 실시간으로 뜻 풀이와 번역을 화면 위에 덧씌워 보여주는데, 무엇 하나 따로 입력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그 즉시성이 눈에 들어온다.
하나의 단어가 아닌, 길게 이어진 문장의 의미를 더듬어야 할 때는 번역 도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네이버 파파고는 현대 중국어에 더하여 한문 문장 속의 맥락과 뉘앙스를 가늠하며 번역 결과를 내놓는다. 한국 고전 문헌이나 해석이 녹록지 않은 한문 원문 앞에서는 한국고전번역원의 한문 고전 자동번역 서비스가 하나의 참조점이 되어줄 수 있다.
이름에 깃든 한자를 확인해야 하거나, 숫자를 한자 대문자 형태로 전환해야 하는 순간도 삶의 어느 지점에서 불현듯 나타나곤 한다. 이름의 경우 한글로 입력한 뒤 한자 키를 누르면 대응하는 한자 후보군이 나열되며, 네이버 인명용 한자 찾기 기능을 활용하면 대법원이 지정한 인명용 한자 목록을 따로 살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