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독후 생활을 마무리하며

by 김오 작가

평범한 독후 생활을 마무리하며


안녕하세요. 김오작가 입니다. 처음 브런치를 시작했을 때가 생각납니다. 브런치 작가 신청을 하고 이틀 정도 됐을 때 작가가 됐다는 메일을 받고, 기쁜 마음도 잠시, 실상은 한 달에 3~4편 발행하기도 벅찬 나를 감당하기 어려웠습니다. 계속된 자기 검열 속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었어요. 그러다가 평범한 친구 생활을 연재하게 됐는데, 구상을 현실화하는 것은 연구자와 기술자만큼 사이가 있더군요. 실제 정신장애를 가지고 일상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오는 치유의 편지 열 통과 화답이라는 구상은 삶을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큰 변수인 이들에게 아주 큰 도전이라는 걸 실감하는데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걸어가기로 했고, 누구 하나 낙오 없이 그 길을 걸었습니다. 전체 기획을 하고 편지를 쓰고, 보내고 답장을 발행할 수 있는 글로 바꾸는 행위를 세 달여 했습니다. 그런데 일주일에 올려야 할 양이 정해져 있다는 건 오히려 자기 검열의 부담감 따위는 생각하지도 못하게 할 만했어요. 거의 매일 발행하는 날들은, 평범한 독후 생활까지 이어지고 이 속도를 지속하는 연속의 나날이었습니다.


브런치에 글을 올리시는 분들은 대부분 저보다 더 많은 책들을 매일 만나고 있을 텐데요. 저는 잘 쓰기보다는 부담이 가지 않는 선에서 산문식의 서평을 100편 정도 올리려고 생각했었습니다. 100 꼭지 정도 글을 쓰면, 100개의 서평식 산문을 쓸 것이라는 단순한 계산으로 시작했는데, 마치고 보니 130여 권이 됐네요. 브런치에 매거진으로 올릴 때는 에세이, 철학, 과학 등의 분류별로 올리는 것이 아니라 마구잡이로 읽는 것처럼 자유분방하게 올렸는데, 브런치 북으로 발행할 땐 자연스럽게 분류별로 나누게 되는 것 같아요.


제 독후 생활은 책을 빙자한 일상의 고백으로 이어질 때가 많았어요. 제 이야기라고 콕 집어 이야기하지는 않았지만, 당신이 겪는 어려움을 이고 지고 가는 건 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100개의 이야기 글을 채우고 저는 여기서 물러납니다. 그리고 다음에 또 언젠가 다시 책을 읽으면서 지우고 입히는 생활을 올릴 날이 올 것이라 믿습니다.


브런치 북을 내고도 수정을 멈추지 않는 편이라, 이 리스트가 온전히 그대로일 거라는 장담은 하지 못하겠지만, 지금의 리스트를 같이 올려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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