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까지 오게 된 내 이야기.
한국에서 가난을 삭제하겠다는 사명.
대기업 3년, 스타트업 1년, 계약직 1년을 내 발로 걸어 나오고 경찰공무원 시험을 낙방하였다.
잃을 게 없는 절박한 상태일 때, 나는 글쓰기에 나 자신을 온전히 던져 불태울 수 있었다.
유일한 수비는 끝없는 공격이라는 격투기의 명언처럼 나는 쉬지 않고 덤벼들었다.
나의 사명이자 목표는 금융 지식과 마인드셋이 하수인 대다수의 사람들을 중수로 만들어 한국에서 가난을 삭제하는 것이다. 95년 생 흙수저로 몸소 겪어 보니 사무치게 고통스러운 삶이다.
내가 펴내는 이 글은 자청, 신사임당처럼 거대한 성공을 하자는 게 아니다. 가장 평범한 흙수저들이 스스로의 미래를 가눌 수 있도록 현실적인 안전장치를 갖추게 하기 위함이다. 그 안전장치라고 함은 40세 전후로 11억의 자산을 보유하는 것이다.
한국 진또배기 흙수저인 나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해볼까 한다.
열여섯에 아버지 모직물 수출 사업이 망했다. 20억 가량의 채무에 한 가정이 어떻게 힘없이 쓸려내려 가는지 생생히 기억이 난다. 오래된 상가 건물 3층의 여름이면 바퀴벌레, 겨울이면 물도 얼어 안 나오는 그런 집에서 살았다. 매일 아침 부모님 싸움 소리에 맞춰 일어나 등교했다. 집에 먹을 게 없었다. 당시 동생은 갓난아기였다. 그렇게 중고등학교를 보냈었는데 다행히 은사 같은 선생님을 만나 공부는 열심히 했다. 장남이라 빨리 돈 벌어야겠다 싶어 해양대 진학해서 졸업하자마자 컨테이너선에서 3년간 죽을 둥 살 둥 근무했다. 근무 중 동료 몇 명과 학교 선후배들을 사고로 잃었다. 나 역시 그간 10번 정도는 죽을 고비를 운 좋게 넘겼다. 손등과 발목에는 쇠 파편 자국이 남았다. 그러고 한국 들어온 지 2년째다. 잔인한 10대, 20대였다. 가난에 의해 나는 사지로 내몰렸다. 물론 스스로 선택한 길이지만 온전한 스스로의 선택이라고는 할 수 없었던 것이었다. 그저 살아 돌아와 내가 브런치에서 글을 쓸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고 하늘에 감사할 따름이다.
억울했다. 왜 이리 나는 비참하고 비굴하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억울함이었다. 탓하고 원망한다고 내일 나아질 것이 없다는 걸 너무 일찍 깨달은 탓이었을까. 문제의 근원이 돈에 있다는 것을 알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고등학교, 대학교, 직장인 근 10년간 경제, 투자와 관련된 지식 쌓기를 꾸준히 했다. 절실했다. 그 지식을 실전에서 적용한 시간은 5년 정도 되었다.
나는 최고의 투자자가 아니다. 그저 주어진 현실에 흙수저로서 최선을 다하는 꽤 괜찮은 투자자다.
저축과 펀드를 이용해 이십 대 중반에 1억 가량의 시드머니를 모았고 후반인 지금은 주식 투자로 연평균 20% 정도의 수익률을 가져간다. 목표는 38세에 금융자산 11억을 달성하여 파이어족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실전에 익숙해지는 데에 10년의 시간이 걸렸다. 왜 이리 오래 걸렸을까? 흙수저의 문제점이 여기서 나타난다. 우리 흙수저는 부모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는 물적, 지식적 자원이 없기 때문이다. 물적 자원보다 지식적 자원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관심이 없고, 그래서 알 수 없고, 그래서 이해 못 하고, 그래서 믿지 못하고, 그래서 의심하고 합리화해서, 그래서 10대 20대에 자산 불리는 행위 중 아무것도 안 하는 아무거또상이 되어버린다.
공부량이 좀 쌓이고 보니 저게 핵심이었다. 자산을 불리는 행동 스타트 끊는 게 30대면 살짝 늦은 거고 40대는 어지간히 늦은 거고 50대는 아이고야 싶고 60대는 지금 시대에선 큰 이변이 없는 한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보는 게 맞다.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정도는 피부로 느끼시리라. 그런 사람들은 유튜브나 블로그 또는 서점에서 열심히 찾아보기는 할 테지만 그것만 보고 어떻게 해야 되는지 감이 잘 안 잡혀 의지가 꺾이는 경우가 많을 거다. 피 같은 내 돈에 대한 문제다 보니 실전을 치르기에 겁도 많이 날 테고 말이다. 더해 개인적인 상황도 천차만별일 것이다.
나도 그런 사람들, 그런 흙수저들 중 한 명이었다. 항상 공부할 때 구체적인 내용 없이 두루뭉술한 얘기만 반복하는 책들에 답답해했었다. 그래서 뭐 어떻게 돈 버는 거냐는 갑갑한 마음이 불쑥 왈칵 올라오곤 했었다. 다들 공감할 거라 생각한다. 나는 이 부분을 최대한 해결하여 한국 흙수저들에게 실용성을 제공해보려 한다.
흙수저에서 여기까지. 철저하고 가혹한 실전 속에 살아온 95년생이 '흙수저 상황에 맞는 가장 효율적인 경제적 갱생 방법'을 구체적으로 하나하나 짚어가며 다뤄볼 것이다. 눈썹 털 나고 28년간 나보다 쩐내 나게 살았던 또래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정말 자신 있다.
‘1부 : 흙수저가 알아야 할 돈의 본질’에서는 흙수저가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마인드셋과 기초체력을 갈고닦기 위한 구체적인 현실 이론을 다루며 ‘2부 : 흙수저 탈출 매뉴얼’에서는 실제로 자산을 늘리기 위해 시행해야 할 돈 관리와 투자 전략에 대해 구체적인 방법을 순차적으로 제시한다. 궁극적으로 모두 흙수저가 갖추어야 할 타이탄의 도구들이므로 차근차근 순서대로 읽어 나가길 바란다.
흙수저의 시드머니는 생명과도 같다. 흙수저가 시드머니를 모으는 게 얼마나 어렵고 힘들고 뼈저리고 비참한지 직접 느껴보았다. 흙수저의 사업이나 투자는 효율적이면서 동시에 어느 정도 안전성이 있어야 한다. 절대 잃지 말아야 하며 또한 단순하기까지 해야 한다. 왜냐하면 나를 포함한 흙수저들 금은 수저에 비해 상대적으로 돈에 대해 못 배웠기 때문이다. 담백하게 인정해야 한다.
폭풍의 눈 속에 있던 갓난아기 동생은 중학생이 되었다. 집에서 동생에게 부를 일구는 방법과 마인드에 대해 개인 과외를 해주다 이런 글을 쓰기 시작했다. 내가 사서 읽은 책들을 가져다 읽히고 거실에서 옛날 달력 뒷면을 벽에 걸어놓고 매직으로 써가며 강연을 한다. 기특한 녀석은 지금 모의주식투자도 해보고 있다. 열심히 해줘서 대견하고 고마울 따름이다. 어쩌면 이런 반 박자 빠른 금융지식교육이 내 동생뿐만 아니라 많은 흙수저들을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주지 않을까 싶었다. 가난을 극복하고자 하는 절절한 마음을 알기에, 이 글을 찾아본, 스스로를 돕고자 하는 사람들을 내 정성을 다해 돕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