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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na Nov 01. 2023

양육태도에 대한 고찰

과도한 칭찬, 친절한 말투, 과연 괜찮을까?

얼마 전 부모양육태도 검사를 해 보았습니다.

양육에 관해 상담을 하고 있기 때문에 나름 결과가 나쁘지 않을 거라 기대했고, 검사 문항도 다소 뻔하다 생각이 들 정도로 평소 아이에게 대하는 태도들이 많았습니다.

양육서적에서 나올법한 답을 고르고는 점수를 계산했는데 생각과는 다른 결과가 나왔습니다.

저의 점수는 전반적으로 높았는데 검사에서의 이상적인 점수는 높은 것도 있고 낮은 것도 있었습니다.

특히 지지표현의 점수가 많이 높았는데 높을수록 칭찬, 격려를 너무 많이 해서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에서 실망을 많이 느끼거나 인정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가지면 쉽게 포기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다른 결과도 놀라웠지만 특히 이 문구에는 정신이 멍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지지와 격려를 많이 해주고 지켜봐 주면 무조건 좋을 줄 알았는데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에서 실망을 느낀다니...

생각해 보니 저는 늘 웃으며 친절하게 말하지만 그러지 않은 사람들을 만났을 때, 아이를 싫어하지 않아도 그렇게 느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얼마 전 아이와 글자 쓰기 연습을 하였습니다.

처음부터 획순을 제대로 알려주며 가르쳐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고, 아이는 열의를 가지고 열심히 썼지만 획순이 맞지 않아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큰소리를 내지도 않았고 그저 순서에 맞춰서 쓰라고 했을 뿐인데 아이는 화를 내고 울고 안 하겠다고 했습니다.

일단 학습은 더 이상 될 것 같지 않아 정리했고 다른 일과를 끝낸 후 자기 전에 아이에게 물어보았습니다.

: "아까 엄마는 글자를 순서에 맞춰서 쓰라고 한 건데 왜 화가 난 거야?" 

아이: "엄마가 이것도 못한다고 했고 저것도 못한다고 했어."

: "아니야. 엄마는 못한다고 한적 없어. 00가 순서에 맞춰서 쓰라고 설명해 준 거야."

아이: "엄마가 뭐라고 해서 속상했어."


아이는 제가 칭찬이 아닌 지적을 하면 뭐라고 한다고 속상해하고 있었습니다.

평소 부드러운 말투를 사용하려고 노력하기에 이 말투에서 벗어나 일반적인 말투만 써도 자신에게 화를 낸다고 느끼는 것 같았습니다.


이 사건을 겪고 부모양육태도 검사결과를 보니 대충 제가 어떤 부분을 놓치고 있었는지 느낌이 왔습니다.

제가 이 시점에서 고려해야 할 부분은

1. 아이에게 평소와 다른 과도한 친절한 말투를 사용하였는가?

저는 아이들을 만나는 직업을 갖고 있다 보니 "오구오구 그랬쪄? 속상했쪄? 우리 00가 그랬구나." 등 말의 습관이 있고 아이들을 대할 때는 평소보다 높은음을 사용합니다.

이런 말투들을 줄이고 친구들에게 말하듯이, 타인에게 말하듯이 일상적 말투, 어투를 유지해야 아이도 혼란 없이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아이가 세상에 나아갔을 때는 "오구오구."라고 말해주는 사람도 "우리 00가 속상했쪄?"라고 말해줄 사람이 없을 것을 생각하여 상호작용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2. 아이가 잘했을 때 과도한 칭찬을 하였는가?

아이가 잘했을 때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놀라며 큰 제스처로 아이에게 칭찬을 해주곤 합니다.

그 칭찬을 받은 아이는 너무 기분이 좋지만, 그 정도의 칭찬을 받지 못한 날은 '내가 못해서 그런가?'라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저도 그때그때 기분이 달라 어느 날은 칭찬을 과도하게 하고, 어느 날은 그에 미치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 일관적으로 어느 곳에서든 받을 수 있는 칭찬의 크기로 칭찬하여 혼돈을 막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3. 아이를 있는 그대로 믿고 지지해 주는가?

아이에게 너무 몰입이 되어 스스로 할 수 있는 부분도 많이 도와주고 있었습니다. 

글자 쓰기 같은 경우에도 아이가 획순을 맞춰 써야 하는데 잘 못 할 것 같으니 아이가 쓰기도 전에 방법을 알려주려 했던 것 같습니다.

아이는 스스로 잘 써서 엄마에게 보여 주고 싶었는데 엄마가 자꾸 알려주는 것 같으니 그 기분도 싫었으리라 생각됩니다.

아이를 아이로 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로 스스로 잘할 거라 생각하고 시행착오를 스스로 겪게 하며 세상을 부딪치게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제가 지금 이 시점에서 양육에 대해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다른 사람에게 대하듯 하라!" 인 것 같습니다.

아이가 만날 세상과 저의 말투 행동이 동일하되 아이가 실패했을 때 조금 더 격려하고 힘이 되어 주어야겠습니다. 

가끔 아이에게 과도하게 친절한 아기 말투로 대하는 어머니를 보며 보기 조금 그렇다.. 싶었는데 그게 저 일수도 있었다 생각하니 반성하게 됩니다.


일관성을 유지하며 아이가 편안하게 자라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부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더 많은 글을 보시려면 : 라엘엄마의 육아일기 (withlae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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