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운행 중, 한 여성 손님이 버스에 올랐다.
교통카드를 단말기에 대는 순간, 공기 사이로 아주 은은한 향이 스며들었다.
달콤했지만 가볍지 않았고, 낯설었지만 이상하게 마음을 편하게 만드는 냄새였다.
향수라는 걸 알면서도, 이름 모를 그 향이 운행 내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창밖으로 정류장이 하나씩 흘러가고, 신호등이 몇 번 바뀌는 동안에도 그 향은 조용히 좌석 사이를 떠돌며 내 하루에 자리를 잡았다.
종점이 가까워졌을 때, 괜히 망설이다가 결국 말을 걸었다.
“손님, 실례지만… 향기가 너무 좋아서요. 혹시 어떤 향수인지 여쭤봐도 될까요?”
그분은 잠깐 놀란 표정을 짓더니, 곧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조말론 레드 히비스커스예요.”
짧은 대답이었고, 그게 전부였다.
이름 하나, 미소 하나, 그리고 다시 닫힌 버스 문.
하지만 그날의 운행 기록에는
정류장도, 신호등도 아닌
‘향기’ 하나가 오래 남았다.
그리고 나는 결국, 그 향기를 따라 같은 향수를 주문했다.
사람은 가고, 버스는 다음 정류장으로 향하지만
어떤 하루는 이렇게, 냄새 하나로 오래 기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