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첫차를 몰며

772 노선. 하루의 시작

by 운작 박성민

아직 도시의 불이 완전히 꺼지지도, 켜지지도 않은 시간.

알람 소리에 눈을 뜨면, 창밖은 늘 애매한 얼굴을 하고 있다. 밤도 아니고, 아침도 아닌 표정. 그 사이 어딘가에 나는 몸을 끼워 넣고 출근을 준비한다.

세수를 하고, 옷을 입고, 시계를 확인한다. 집을 나설 때면 복도는 늘 비어 있고, 엘리베이터 거울 속 내 얼굴도 아직 반쯤은 잠에 잠겨 있다.

차고지에 도착하면 버스들이 줄지어 서 있다. 하루 종일 도시를 떠받칠 몸들이다. 나는 그중 나의 버스 문을 열고 올라탄다.

시동을 걸면, 고요를 밀어내듯 낮은 진동이 퍼진다. 그 소리가 괜히 반갑다. 아직 아무도 말을 걸지 않는 시간, 기계와 나만 먼저 하루를 시작한다.

첫 정류장에 도착할 즈음, 몇 사람이 조심스럽게 올라탄다.

매일 772번 첫차를 타고 농수산물시장에 가는 아주머니들, 야간 근무를 마치고 돌아가는 청년, 새벽 이른 출근을 하는 중년 남자.

말은 거의 없다. 카드 찍는 소리와 짧은 숨소리만 버스 안에 남는다. 서로의 하루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어떤 사정을 안고 있는지도 묻지 않는다. 그저 같은 방향으로 잠시 흔들리며 간다.

가끔은 창밖을 본다.

불이 켜진 집 하나, 꺼진 가게 간판, 신문을 나르는 오토바이의 뒷모습. 도시도 아직 몸을 풀며 기지개를 켜는 중이다.

나는 그 틈에서 운전대를 잡고 있다.

누군가의 출근을 먼저 실어 나르고, 누군가의 퇴근을 마지막으로 받아 주는 역할. 화려하지도, 특별하지도 않지만, 멈추면 안 되는 일.

가끔은 이런 생각을 한다.

이 시간에 깨어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이미 각자의 하루를 버텨낼 준비를 마친 사람들 아닐까.

정류장을 하나 지날 때마다, 조금씩 빛이 들어온다. 회색이던 하늘이 옅은 파란색으로 바뀌고, 사람들의 표정에도 아주 미세한 온기가 묻어난다.

도시는 그렇게, 소리 없이 깨어난다.

그리고 나는 오늘도 그 가장자리에서 핸들을 돌린다.

누구에게도 크게 기억되지 않을 하루의 시작을, 조용히 책임지면서.

아마 내 이름을 기억하는 승객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괜찮다.

그들의 하루가 무사히 도착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새벽 첫차는 늘 그렇게 달린다.

아무도 크게 주목하지 않는 시간에,
누군가의 가장 중요한 하루를 태우고.

---

*(작가의 말)*

도시가 깨어나기 전의 풍경을 좋아합니다. 그 조용한 시간 속에서, 사람들은 가장 솔직한 얼굴로 하루를 시작하니까요.

작가의 이전글들리지 않았지만 도착한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