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넛레터의 인생 조언을 배달합니다.
해야 할 일을 안 하는 내가 답답해요. 정신 차리는 말 좀 부탁드려요.
이직을 준비하고 있는 30대 초반 직장인입니다. 최근에 번아웃이 왔는지 해야 할 게 있어도 정말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요.. 이직 준비는 사실 1달 전부터 해왔었는데 이직 준비하랴 회사 업무 하랴 모든 걸 한꺼번에 병행하려다 보니 갖고 있던 에너지를 평소보다 두배로 쓰는 느낌..? 해야 할 걸 안 한다는 게 무슨 고민이라 하기도 창피합니다.. 지금 타이밍에 빡 준비해서 이직 안 하면 나중 가서 분명 후회할 건데 왜 이러고 있는지 저도 자신이 답답하고 막막하기만 해요..
NADA의 조언
동글이님, 그런 시간을 겪어온 경험이 있기에 답변 달아봅니다. 저는 현재 40살이 되었는데, 30대 중반에 그런 경험이 있었고, 스스로 굉장한 자책감을 갖고 힘든 시간을 보낸 적이 있었어요. 자책은 했지만 도저히 기운은 나지 않고, 억지로 하려 하니 더욱 엉망이 되는 느낌이었지요. 그 시절의 저에게, 현재의 제가 하는 말이라고 생각하고 이야기를 해볼게요. 현재의 상황들, 모두 괜찮습니다. 평생을 살면서 업무적으로 쉼 없이 무언가를 해나간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에요. 나중 가서 후회한다는 생각도 내려두세요. 지금의 시간은 내 인생에서 필요한 시간. 그러니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시간을 말하는 거예요. 하고 싶지 않은 것을 하지 않는 시간. 나를 채찍질하며 살아간다는 생각을 버리고, 다른 누군가가 아닌 내가 가장 나를 아가처럼 보살펴주고 챙기면서 조금은 쉬게도 내버려 두세요. 이직에 대한 준비를 하지 말라는 게 아니에요. 나를 달래주는 겁니다. 지쳤기 때문에 그런 시간이 온 거예요. 내가 좋아하는 맛있는 것도 잘 먹여주고, 좋아하는 것들도 사주면서 멍 때 리거나 영화를 보거나 뭐 아무거나요. 그 시간들을 보내고 나면 내 안에 있는 또 새로운 에너지가 나와서 박력 있게 추진하실 겁니다. 전 변화를 원하는 삶을 추구해서인지 직업의 변화가 총 3번이나 크게 있었어요. 3년 전부터는 그간 해왔던 일들을 종합해서 1인 사업자로 자유롭게 원하는 일들을 하며 살고 있습니다. 번아웃이 크면 클수록 그다음 더욱 크게 정신이 깨어나고 새로운 에너지가 발산됩니다.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시길 바라요. 그리고 원하는 다음 삶을 또 멋지게 이어가실 거라 믿어요.
워터의 조언
원래 하고 계신 업무 하랴, 이직 준비로 또 열심히 시간을 보내시느라 정말 하루하루가 바쁘고 힘들게 지나가실 것 같습니다.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을 때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떠오르는 것 몇 가지는 첫째, 내가 꼭 해야 할 일인데도 그걸 하지 못할 정도로 여유가 없을 때. 이 경우는 정말 물리적으로 내가 할 수 있는 한계 이상이어서 여유가 없는 것일 수도 있고, 혹은 이성적으로 생각해 보았을 때는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만큼의 내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일 수 있어요. 우울과 소진이 너무 심할 때에는 나의 의지와 노력과는 상관없이 아무것도 하기 싫고 할 수도 없는 상태가 되어버려요. 이것이 원인일 때에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둘째는 내가 해야 하는 일에 납득이 가지 않을 때. 내가 그 일에 엄청난 열정이나 동기가 있다면 대체로 힘들더라도 끝까지 하게 되는 것 같아요. 하지만 내 내면 어딘가에서 나 스스로도 이 일을 하는 데에 확신이 들지 않고 확실한 이유가 없다면 나도 모르게 미루게 되고, 게을러지는 것 같아요. 또다시 열심히 달리기 전에, 잠깐 숨 한 번 돌리면서 내가 이직을 결심한 계기는 무엇인지. 이직을 통해서 달성하고 싶었던 가치는 무엇인지. 그 가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직이 아닌 다른 방법은 없을지 천천히 정리하며 고민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 길만 있는 것이 아니니까요. 지금 내가 생각하는 방법이 아니더라도 조금 더 편한 길이 있을 수도 있고, 조금 더 돌아가도 좋은 길이 있을 수 있으니까요.
내가 결국 원하는 것이 뭔지 항상 간직한 채 지치지 않고 완주하면 좋겠습니다.
카르페의 조언
우선 절대 창피한 고민이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겪는 고민이고, 누구나 같은 고민을 언제든지 하게 될 수 있어요. 그러니 너무 스스로를 부정적으로 여기진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단순히 위로를 하고자 함이 아니라, '나만 이런가?'라는 고민이 현실적이지 않고 적절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가진 고민입니다. 남들도 가진 고민이라고 해서 고민의 무게가 가벼워지는 건 아니죠. 쉽게 생길 수 있는 고민이지만, 정말 큰 고통을 안겨 주는 고민이기도 합니다. 우선 몇 가지 확인이 필요하겠습니다. 먼저, 업무와 동시에 병행해야 할 정도로 이직이 급한지 궁금했어요. 아직 여유시간이 충분히 남아있다면 업무에 집중하고, 남은 시간에 하나씩 준비를 해보시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흔히 멀티태스킹에 대한 로망을 가지고 있어요. 동시에 여러 가지를 해내야 능력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죠. 하지만 인간은 원래 멀티태스킹을 못합니다. 동시에 다른 일을 하면 급격히 능률이 떨어져요. 만약 이직이 정말 급하다면 마음이 편치 않겠지만 업무를 내려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곧 이직한다는 사실을 직장에 전했다면 아마 후임자에게 인수인계를 하는 것에, 당장의 후임자가 없다면 인수인계 파일을 정리하는 데만 집중하고 나머지 업무에 대해선 다소 힘을 빼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요? 사실 지금 직장에서 퇴직 후 이직 준비에 집중하는 게 가장 좋지 않나 생각이 들지만, 아마 그러지 못하는 이유가 있으시겠죠? 그리고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해선,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어요. 하나는 정말 너무나도 지쳐서 움직일 힘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또 한 가지 다른 이유는 해야 할 일을 회피하고 싶기 때문일 수 있어요. 직장에서의 일이든 이직 준비든 말이죠. 동글이님께서 이번에 이직을 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다고까지 말하시니, 이직을 하기로 마음먹은 이유가 있을 겁니다. 현재 직장에 대한 불만 때문일 수도 있고, 새롭게 하고 싶은 일을 찾았기 때문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마음 한편에 '지금 직장을 떠나도 정말 괜찮을까?'라는 걱정이 숨어 있을 수도 있어요. 그래서 무의식적으로 이직 준비를 회피할지도 모릅니다. 만약 이러한 두려움이 있다고 느껴지신다면 다시 한번 이직을 할지 고민해보시기 바랍니다. 확실히 이직하겠다고 다짐이 서면 이직 후에 일어날 성공 스토리를 한 번 만들어 보세요. 성공이 눈앞에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어서 이직이 하고 싶어 동기부여가 될 테니까요.
안녕하세요. 도넛레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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