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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리골드 Feb 21. 2021

봄을 담은 봄동 겉절이

상큼한 봄동


가오리 한 마리 사러 수산시장에 갔다가 이것저것 사다 보니 양손 가득 해산물을 들고 집으로 향했다. 수산시장에서 집으로 가는 방향에는 채소시장이 있어 채소 파는 쪽도 잠깐 지나칠 수밖에 없었는데 가다가 봄동이 눈에 들어왔다. 봄동을 파는 아주머니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아주머니께서 말을 거셨다.


"진도 봄동 맛있는데 1kg에 3000원이니 사가서 한번 해 먹어 봐요."

"1kg에 몇 포기인데요?"

"한 포기일 수도 있고 두 포기일 수도 있고 크기에 따라 달라요."


남쪽 지방은 벌써 따뜻해서 봄동도 튼실하게 자랐나 보다. 옆 채소가게 아주머니들도 모두 진도에서 올라온 봄동이라고 서로 자랑을 하셨다. 진도는 대파만 유명한 줄 알았는데 봄동도 많이 심는 특산물인가 싶었다.


봄동을 계속 보니 어릴 적 대보름에 찰밥과 함께 먹던 봄동 겉절이에 대한 기억이 되살아났다. 묵은지가 싫증이 나고 맛도 없어지는 대보름쯤이 되면 엄마가 봄동 겉절이를 해주셨다. 그 겉절이는 봄동과 얇게 저민 겨울무에 멸치젓국을 넣어 산뜻하고 고소했다. 원래 팥이 들어있는 찰밥을 싫어했는데 맛있는 봄동 겉절이 때문에 찰밥을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다.


기억 봄동 두 포기를 골랐더니 1kg 30g이라고 했다. 잘 됐다 싶어 봄동 두 포기와 자그마한 무 하나를 함께 골라서 구입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와서 집에 있는 사과, 배, 대파, 마늘을 이용해 간단하게 겉절이를 만들어봤다. 보통 김치 하면 부재료로 쪽파, 미나리, 갓, 양파, 대파, 당근 등과 같은 채소와 육수를 준비해서 넣기도 하는데 이번엔 간단한 재료만 이용해도 맛있었다. 봄동도 달짝지근하게 맛있고 무도 겨울 무라 맛이 달아서 설탕을 전혀 넣지 않았는데도 달달하니 너무 좋았다. 사과와 배 덕분이기도 했지만.


나와 같은 경우는 김치 담글 때에 항상 똑같은 재료만 고집하지 않는다. 배추, 무, 고춧가루, 마늘, 젓갈은 항상 비슷한 비율로 넣지만 부재료 야채는 계절에 따라, 때에 따라 적당히 집에 있는 것으로 대체해 사용할 때가 많다. 양파나 쪽파가 없다면 대파 흰 부분을 조금 더 넣고, 대파가 없을 땐 쪽파를 넉넉히 넣는다. 사과만 있고 배는 없다면 사과를 넉넉히 넣고, 과일이 없으면 생강청을 조금 넣거나 설탕과 같은 단맛을 낼 수 있는 것으로 대체한다. 특히 겉절이일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이번엔 주재료가 맛있어서 간단히 만들어 보았는데 생각보다 너무나 맛있어서 나만의 봄동 겉절이 레시피를 정리해보았다. 곧 날씨가 따뜻해져 버리면 봄동이 꽃을 피우게 되고 뻐셔져서 끝나버리니 어서 한 번씩이라도 맛을 보았으면 좋겠다.







재료

봄동 1kg, 무 300g, 사과 80g, 배 80g, 마늘 4~5개, 대파 1대, 청양고추 2개, 밥 넉넉히 1Ts, 새우젓 넉넉히 1Ts, 멸치액젓 3Ts, 깻가루 1Ts, 고춧가루 7Ts,  천일염 약 1.5컵




1. 봄동을 두세 차례 씻어서 먼지나 흙을 제거한다.

밑동도 깨끗한가 잘 살펴본다.





2. 천일염을 한 줌 쥐어 한 포기 사이사이에 뿌린다. 그 위에 한 포기 더 겹쳐서 천일염을 포기사이에 한 줌 더 뿌려준다.

맨 위에 남은 소금 한 줌과 물 한 컵을 뿌려서 1시간 30분쯤 절여준다.

중간에 두세 차례 위아래 포기의 위치를 바꿔준다.

(기온이 높아지면 절이는 시간을 단축시켜야 한다.)





3. 절여진 배추 밑동을 칼로 오려내서 한 잎 한 잎 뜯어지게 한다.

그 후 3번쯤 씻어서 바구니에 밭쳐 물기를 빼준다.





4. 무를 얇게 나박나박 썰어준다.

그리고 무에 소금을 약간 뿌려 20분쯤 절여준다.





5. 사과, 배, 마늘, 밥, 새우젓을 믹서기에 갈아준다.





6. 파와 고추는 어슷어슷 썰어 준비한다.

20분 절여진 무는 꾹 짜서 물기를 제거하여 준비한다.




7. 믹서기에 간 재료에 고춧가루, 깻가루, 멸치액젓, 대파, 고추를 넣어 섞어서 10분 정도 둔다.

그러면 고춧가루가 부드럽게 불려진다.





8. 빡빡 문질러버리면 풋냄새가 난다.

배추와 무를 서로 뒤섞는다는 기분으로 살살 뒤집어주고 양념을 가볍게 묻힌다.


 마지막에 간을 보아 싱거우면 소금 또는 액젓으로 맞춘다.


봄에 기운을 차리게 도움을 주는 봄동 겉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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