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독감에 걸려 버렸다. 작은 아들이 독감에 걸려서 며칠 집에 있었는데, 아들에게서 옮았는지, 학교의 다른 학생들에게 옮았는지 알 수 없다.
지난 수요일 아침 중 2 수학수업부터 한기가 들고 두통에 근육통까지 너무 힘들었다. 3교시까지 수업을 마치고 도저히 안 될 것 같아서 4, 5교시 때 나와 팀티칭을 하는 선생님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다행히 이 수업은 중 3 수학인데 시험을 보는 날이라 동료 교사도 괜찮다고 몸조리 잘하라고 답변해 주셨다.
요즘 같이 독감이 유행할 때는 하루에도 교사 서너 명이 병가를 내는 경우가 많다. 학교에서 사용하는 교사 단톡방이 있는데, 교사가 수업을 못할 경우 대체 교사를 구해야 한다. 스위스에서 100% 그러니까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근무하는 교사는 드물다. 나만해도 서류상으로는 53%만 일을 하는데, 여기에는 수업시간, 교사회의, 학교 업무, 학부모 상담 등등이 포함된 것이다. 실제도 내가 학교에 나가는 날은 3일이고, 수업시수는 15시간이다. 따라서 다른 교사가 병가를 내면, 내가 그 수업을 해 줄 수 있으면 시간적 여유가 되면 내가 한다고 단톡방에 남기면 된다. 수업을 위임하는 교사는 어떤 내용의 수업을 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이것을 스위스 독일어로 Vikariat라고 하는데, 수업을 위임받은 교사는 업무 외 수당을 받게 된다. 월말까지 내가 수업을 했다는 서류를 작성해서교장에게 제출하면 그 수당이 월급과 함께 정산된다.
아직 아이가 어린 교사들 중에는 본인이 아니라 자녀가 아파서 출근을 못하는 경우도 있다. 둘 다 맞벌이인 경우 누군가는 아이들 돌봐야 하기 때문인데, 그럴 경우에도 단톡방에 대신 수업해 주실 교사를 찾기도 한다. 드물지만 어떤 때는 아무도 대신 수업을 못 해줄 경우도 있다. 그럴 경우는 옆반 교사가 그 반 수업을 관리하는데, 주로 자율학습을 하는 경우가 많다.
나도 독감에 걸린 지 5일째인데, 이번 독감은 생각보다 오래간다. 지금은 열은 나지 않지만, 아직 기침에 콧물까지 그치지 않는다.
신문 기사에도 지금 취리히 지역 독감 경보가 올라왔다. 오늘 일요일 저녁 교사 단톡방이 매우 시끄러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