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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다리를 건너며, 진천에서 만난 시간의 흐름

by 트립젠드

출렁다리 가려다 돌아선 기억
실시간 정보로 헛걸음 없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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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진천군 홈페이지


봄기운을 따라 나선 가벼운 나들이길. 검색창에 ‘출렁다리’를 입력하고 무작정 출발했던 이들이라면, 막상 도착한 현장에서 ‘운영 중단’이라는 안내문을 마주하고 허탈하게 발길을 돌린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특히 자연을 배경으로 한 야외 관광지는 기상 변화에 민감해 갑작스럽게 입장이 통제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런 정보를 사전에 알기 어렵다는 데 있다.


방문 전 미리 알았다면 달라졌을 여행의 감정선은, 많은 이들에게 ‘헛수고’라는 씁쓸함으로 남았다.


하지만 충북 진천은 이제 다르다. 그간 관광객들을 당황하게 했던 ‘운영 여부 불확실성’을 과감히 없애기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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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진천군 홈페이지


진천군은 지난 3월 25일, 대표 관광지인 농다리와 초평호 미르309 출렁다리의 운영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검색 기반 서비스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이제 네이버에서 해당 명소의 이름을 검색하면, 그날의 운영 상태는 물론 행사 일정이나 날씨 등 연계된 관광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기존에는 기상특보나 강풍 등의 상황 발생 시 군청에서 직접 판단해 입장을 제한했지만, 그 여부를 알기 위해 방문객이 일일이 전화로 확인하거나 현장에 도착한 뒤에야 닫혀 있음을 알게 되는 일이 빈번했다.


이번 시스템 도입은 단순히 ‘불편 해소’에 그치지 않는다. 진천군 관계자는 “관광객들의 문의에 대응하는 행정력도 줄일 수 있고, 앞으로는 농다리를 넘어 지역 전반의 관광 정보 전달 방식까지 개선할 계획”이라며, 디지털 전환을 통해 실질적인 관광 경험의 질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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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진천군 홈페이지


봄철이면 날씨의 변화가 잦아 짧은 여행 하나도 쉽게 계획하기 어려운 시기다. 그런데 진천은 검색창 하나로 여행자들의 불확실함을 지우기 시작했다.


가는 길이 열려 있는지, 지금이 방문하기 좋은 때인지, 현장에 도착하기 전 손 안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은 작지만 분명한 변화다.


이번 시스템은 관광지를 찾는 모든 이들의 ‘예상’을 ‘확신’으로 바꾸는 계기가 된다. 나들이는 날씨와 맞물린 기분의 문제이기도 하다.


문 앞에서 돌아서는 일 없이, 그 기대가 충족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 서비스는 단순한 기술 도입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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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진천군 홈페이지


진천이 만든 변화는 결국 여행을 설계하는 이들의 마음을 읽고, 그 마음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진짜 ‘관광 친화 도시’가 보여줘야 할 태도 아닐까. 이제, 진천에서는 ‘운영 중지’라는 단어 앞에 속수무책으로 서 있을 필요가 없다. 검색 한 번이면, 여행의 성공 확률은 훨씬 높아질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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