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디와 보석나라

by 손지우


옛날옛날, 먼 옛날, 커다란 나라가 있었다. 그 나라는 두 개로 나뉘어져 있었다. 한 나라는 부자들만 사는 보석 나라, 한 나라는 가난뱅이들이 사는 깡통 나라였다. 제목에 나오는 조디는 깡통 나라에 살고 있었다.


조디는 삐걱거리는 고물 침대에서 일어났다. 작고 낡은 창문으로 보이는 햇살이 따뜻했다. 조디는 곰팡이가 슨 복도를 지나 부엌으로 들어갔다. "치이익, 치익~" 노릇노릇한 계란 프라이를 굽고 있는 엄마의 모습이 보였다. "잘잤니, 조디?" 엄마의 뒤로 살짝 탄 계란 프라이 두 개와 식빵 세 개가 보였다. "잘 자셨어요…" 부엌으로 조디의 동생 보디가 들어왔다. "빨리 아침 먹고 학교 가렴!" 조디와 보디는 허겁지겁 식빵과 계란, 물 한컵을 나눠마시고 학교 갈 준비를 했다. 삐걱삐걱 소리가 나고 여기저기 곰팡이가 슨 집을 떠나면, 바로 앞에 모래밭 한가운데에 서 있는 천막을 볼 수 있다. 이 천막이 조디와 보디의 학교다.


여기저기 뜯어고친 흔적이 있는 천막 안에는 낡은 탁자 한 개와 공책 한 개가 있었다. 천막에서는 이미 비트 선생님이 둘을 기다리고 계셨다. 해가 조금씩 아래로 내려갈 즈음이면 아이들은 집으로 돌아갔다.


"우와아!" "우와~!" 조디는 시끄러운 소리에 놀라 잠을 깨었다. 창문으로 밖을 내다보니 여러 아이들이 커다랗고 고급진 마차를 따라가고 있었다. '아! 오늘이 그날이지!' 조디네 깡통 나라에서는 여섯 달에 한 번씩 보석 나라에서 구경을 하러 찾아온다. 아이들이 마차를 따라가는 것은 운이 좋으면 부자들이 비싸고 맛있는 간식들을 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게 바로 오늘인 것이다. '날짜를 잘 봐둘걸!' 조디도 서둘러 옷을 걸쳐 입고 마차를 따라갔다. 이번에 온 보석 나라에 사는 신사는 무척 고급진 사람처럼 보였다. 하지만 얼굴은 매섭지 않고, 친절해 보였다. 그때, 갑자기 작은 바람이 불어 신사의 모자가 떨어졌다. 조디는 그 모자를 주워 신사에게 주었다.


"고맙구나, 착한 아이야." 신사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름이 뭐니?" "조디에요." 조디가 답했다. "조디, 귀여운 이름이구나! 그래, 조디, 혹시 먹고 싶은 과자 없니?" 조디는 아무거나 괜찮다고 말했다. 그러자 신사가 주머니에서 고급지고 예뻐보이는 포장지에 담긴 초콜릿 한 개를 주었다. 조디는 감사하다고 초콜릿을 받고, 신사와 많은 수다를 떨었다. 신사에 이름은 비츠, 보석 나라에서도 가장 잘 사는 곳인 에메랄드 시에서 산다고 했다. 그렇게 신나게 수다를 떨던 중, 조디는 문득 신사에 손에 끼워져 있는 무지갯빛 반지를 보았다. 신사가 조디의 시선을 눈치 챘는지 웃으며 말했다. "이 반지가 궁금하니?" 조디는 부끄러워하며 말했다. "네." "이 반지는 우리집에서 대대로 내려져오는 가보란다. 만약 이 반지를 잊어버린다면 우리 가문은 망해버린다는 전설이 있어." 신사가 말하는 사이, 마차 뒤로 노을이 떠오르고 있었다. " 이런!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되었구나. 조디, 부모님이 걱정하실 텐데 얼른 집으로 들어가렴. 또 보자꾸나!" 신사는 손을 흔들며 조디에게 말했다.


그날 밤, 조디는 잠이 안 와 밤 거리를 산책하고 있었다. 신사에 마차가 지나다녔던 길에서. 그런데 조디와 몇 미터쯤 떨어진 곳에 반짝이는 것이 보였다. 가까이 가 보니, 낮에 신사에 손에서 보았던 무지갯빛 반지가 아닌가!


조디는 침대 옆에 반지를 놓고 고민했다. 신사에게 반지를 가져다 주어야 할지, 아니면 조디의 방 안에 그대로 반지를 둘 지. 문득 조디는 신사가 이 반지는 자기 집안의 가보라고, 이 반지가 없으면 자기 가문은 망하고 말 것이란 말이 떠올랐다. '그래, 아무리 생각해도 신사에게 반지를 가져다 주어야겠어.' 조디는 그렇게 생각했다. 마침 내일모레 까지가 학교를 쉬는 날이었다. 그러면 시간은 이틀 정도 밖에 없으니, 지금 당장 출발해야 할 것 같았다. 먼저 조디는 반지를 주머니 깊숙이 넣어 두었다. 그리고 연탄과 방 안에 굴러다니던 낙엽으로 엄마께 편지를 썼다. 또 자기 침대에 숨겨둔 비상금 4달러도 챙겼다. 그 뒤 그 낙엽 편지를 엄마 머리맡에 두고, 살금살금, 삐걱거리는 복도를 살금살금 걸어 나왔다. 그리고 부엌에서 식빵 여덟 조각과 우유를 챵겼다. 이제 나갈 준비를 하려는데 뒤에서 조디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형?" 조디의 동생 보디였다. "이 밤중에 어딜 가는 거야?" 조디는 보디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 지 몰라 쩔쩔맸다. 하지만 곧 놀라운 말을 생각해냈다. "형은 미션을 수행하러 가는거야." "우와, 나도 갈래!" 보디가 말했다. "하지만 이 미션은 정말정말 위험해, 자칫하면 다신 못 돌아올 수도 있어." " 그러면 형도 가지 말아야지!" "형은 이번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많은 훈련을 했어. 보디, 형이 약속할게, 네가 저번에 가지고 싶다 했던 돼지 인형 있지? 형이 돌아올 때 그 인형 가지고 올게." "약속 할거야?" "응, 약속!" 조디는 보디에게 약속한 후, 진정으로 밖으로 나갔다.


별도 안 보이는 깜깜한 밤이었지만, 여름철이라 춥진 않았다. 조디는 곧바로 발걸음을 옮겼다. 다행히 두 나라가 이어지는 다리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리에는 무섭게 생긴 뚱뚱한 경비원이 있었는데, 간식 먹을 때만 빼고 철통같이 다리를 감시했다. 다행히 조디는 몸집이 작아서 경비원에게 들키지 않고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안심도 잠시, 조디는 경비원에게 걸리고 말았다. 돌부리에 걸려 경비실 창문을 들이받고 말았기 때문이다. "꼬맹아, 여기서 뭐 하냐?" 경비원이 무섭게 말했다. 조디는 몸을 덜덜 떨면서 말했다. "저,전 사,산,산책하고 있었는.. 데요.." "그래? 지금은 날이 많이 어두워졌으니 그만 집에 가라." 경비원이 미심쩍은 표정으로 말했다. 조디는 슬쩍 다리쪽을 보았다. 꽤 가까웠다. 조디가 있는 힘을 다해 뛴다면 갈 수 있을 정도였다. 조디는 잠시 타이밍을 노렸다. 그리고 경비원이 눈을 다른 데로 돌렸을 때, 전속력으로 달렸다! 천만다행으로 경비원이 뚱뚱해 조디를 따라잡지 못하고 쓰러지고 말았다. 조디는 더욱 더 빠르게 달렸다. 어느새 조디에 눈앞에는 반짝거리는 보석 나라가 있었다.


보석 나라는 깡통 나라와 만 배는 달랐다. 거리마다 반짝거리는 보석 장식이 달려있고, 조디네 집과는 비교도 안되는 커다란 집들이 거리를 빼곡히 채웠다. 조디는 아름다운 보석 나라를 계속 구경하고 싶었지만 시간이 이틀 정도 밖에 남지 않았으니 서둘러야 했다. 하지만 조디의 몸은 조디의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 하기야, 새벽에 집을 떠나와 무서운 경비원을 피해 힘껏 달렸으니 조디는 지칠대로 지쳐있었다. '우선 지낼 곳을 찾아야겠어.' 조디는 그렇게 생각했다.


조디는 많은 보석 나라에 가게들 중에 그나마 가장 싸 보이는 가게를 택했다. (그 가게도 창문마다 대리석 조각이 박혀있었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 키가 크고 말라보이는 여자가 나왔다. 여자는 조디를 흘긋 보더니 기분 나쁜 듯 말했다. "꼬마야, 여기엔 어떻게 왔니?" "다리를 건너서 왔어요.." 조디가 말했다. "그랬구나, 어디 뭐, 구경이라도 왔니?" 여자가 비웃듯이 말했다. "아니요, 저는 이곳에서 하루 묵을 수 있을까 해서요." "물론 여기서 묵을 순 있지! 그런데.. 넌 이곳에서 묵을 아이가 아닌 것 같아." "하루 숙박하는데 얼마죠?" 조디가 물었다. "3달러란다." 조디가 4달러를 여자 앞에 내밀었다. 여자는 놀란 듯 보였다. 여자는 잠시 고민하더니, 안쪽에서 누군가를 불렀다. "잡스, 잡스!!" 그러자 뚱뚱하고 얼굴에 여드름이 잔뜩난 주황색 머리칼 남자가 기분 나쁜 듯 말했다. "왜?" "이리 와서 이 꼬맹이 좀 데려가, 121번 방으로!" 그러자 잡스가 재밌는 듯 킬킬 웃으며 말했다. "알겠어." 잡스는 조디의 팔을 붙잡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자, 여기가 네 방이다." 잡스가 곰팡이가 피고 여기저기 거미줄이 쳐져 있는 방을 소개해주며 말했다. 딱 봐도 이 가게에서 가장 안 좋은 방인 것 같았다. "네." 잡스는 무덤덤히 말하는 조디가 마음에 들지 않는지 얼굴을 찌푸리며 손을 내밀었다. 이용료를 내라는 뜻이다. 조디는 잡스에 손에 3달러를 내밀었다. "그래..킬킬… 그럼 끔찍한 밤 보내렴!" 잡스는 기분 나쁘게 한참을 더 킬킬거리고 아래로 내려갔다. 조디는 약간 기분이 멍했지만 그대로 방에 들어갔다. 곧 있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도 못 한채.


조디는 끼익거리는 나무바닥을 밟고 침대에 올라갔다. 모든 것이 낡고 끼익댔지만, 지칠 대로 지친 조디에게는 모든 것이 포근했다. 이불은 덮지도 않은 채, 조디는 잠에 빠져들었다. "으르.. 아르르르르…" 갑작스런 소리에 조디는 잠에서 깼다. 그리고 무슨 일이 있는지 보려고 일어나려 했다. 그런데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자 조디는 고개만 돌려 소리가 나는 쪽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반대쪽도 모두 돌아보았다. 네 마리의 커다란 개가 조디의 팔다리를 누르고 있었다!


조디는 이게 무슨 상황인지 전혀 감이 안 잡혔다. 그러다 문득 잡스가 끔찍한 밤을 보내라 말했던 것이 떠올랐다. '계속 이렇게 찾아오는 사람들을 괴롭혀 오고 보석을 뺏어왔던 것이군?' 조디는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 그런 생각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곧 죽겠구나.' 조디는 이렇게 생각하며 눈을 감았다. 그때! 문득 자신이 챙겨온 식빵 여덟 조각이 떠올랐다. 그 식빵 조각이라면 개들의 관심을 돌릴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어떻게 팔을 빼냐는 것인데…' 조디의 양쪽 팔은 각각 덩치가 큰 개들이 누르고 있었다. 조디는 벌써 팔이 저려왔다. 그때 조디는 기가 막힌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조디는 눌러지지 않은 손가락 두 개로 딱 딱 소리를 냈다. 그러자 반대 팔을 누르고 있던 개가 그 소리를 듣고 반대쪽으로 달려왔다. 그러자 조디의 왼팔은 자유롭게 되었다. 조디는 곧바로 주머니에 손을 넣어 식빵 조각을 꺼내 침대 아래로 던졌다. 그러자 고소한 식빵 냄새에 홀린 개들이 침대 아래로 달려들어 정신없이 식빵 조각들을 먹어치웠다. 조디는 개들이 식빵 조각들을 다 먹어치우기 전에 빠르게 방에서 나왔다. 조디는 가게에서 나와 하늘을 바라봤다. 벌써 동이 트고 있었다. 조디는 자신이 나왔던 가게를 바라보며 말했다. "정말 끔찍한 밤이었어."


조디의 잠은 이미 다 깨버렸다. 조디는 다시 보석 나라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갔다. '신사분이 산다고 했던 곳이 에메랄드 시라고 했지?' 조디가 기억을 곱씹어 보며 말했다. 마침 조디의 앞에 '에메랄드 시, 앞으로 2.5 킬로미터.' 라고 적혀있는 표지판이 보였다. "휴~ 조금만 더 힘내자!" 조디는 그렇게 소리치며 반짝이는 보석들이 가득한 거리를 걸었다. 몇 시간이나 걸었을까, 지친 조디는 배가 고파 개들한테 던지고 넘은 빵 조각들과 우유를 먹으려 한 곳에 걸터앉았다. 그런데, 주머니 깊은 곳에 넣어둔 무지갯빛 반지가 보이지 않았다!


조디는 혼란스러웠다. '내가 어디에서 반지를 잃어버렸더라?' 할 수 없이 조디는 자신이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왔다. 그런데 아무리 뒤로 가도 반지가 보이지 않았다. 결국 조디는 길 입구 까지에서도 반지를 찾지 못했다. 조디는 온몸에서 힘이 빠졌다. 자신이 이 위험하고 아름다운 보석 나라로 왔을 때도, 개들한테 물려 죽을 뻔 했을 때도, 오직 이 반지만 믿고 버텨냈는데, 이제 그 반지가 사라졌다. 조디는 눈에서 눈물이 똑 떨어졌다. 그때 뒤에서 조디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얘야, 얘!" 조디는 놀라 뒤를 돌아봤다. 뒤를 보니 비쩍 마른 노인네가 서 있었다. "저요?" 조디가 말했다. "그래, 꼬마야, 아까부터 널 쭉 지켜보고 있었단다." 조디는 자신을 몰래 지켜보고 있었던 사람이 있다고 하니 소름이 쫙 끼쳤다. "그런데, 네가 길을 걸어가다 신기하게 생긴 걸 떨어트리더구나." 노인이 그렇게 말하며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그건 바로 조디가 잃어버린 무지갯빛 반지였다. 조디는 반지를 가져가려 손을 뻗었다. 그런데 노인은 손을 뒤로 빼며 말했다. "계속 이 반지를 보자니 정말 신비롭더구나. 그래서 말인데.. 이 반지를 내게 팔지 않겠니? 값은 후하게 쳐주마." 조디는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안돼, 저 반지 하나만 믿고 여기까지 왔는데, 이렇게 준다는 건 말도 안돼.' 조디는 그렇게 생각하고 말했다. "할아버지 죄송해요. 하지만 그 반지는 팔지 못하겠어요. 이리 주세요." 조디는 팔을 뻗었다. 그러자 노인이 기분 나쁜 듯 손을 또다시 뒤로 빼며 말했다. "꼬마야, 난 네가 뭐라 하든 이 반지를 가질 거란다." 그러곤 노인은 엄청난 속도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조디는 숨을 헐떡거리며 노인을 쫓았다. 노인은 비쩍 말랐는데도 불구하고 정말 빨랐다. '이대론 저 할아버지를 따라잡지 못하겠어!' 조디는 그렇게 생각하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런데 마침 노인의 앞에 밑동이 많이 잘려있는 통나무가 보였다. '그래, 저 통나무라면 할아버지를 막을 수 있겠어!' 조디는 온 힘을 다해 달렸다. 그리고 곧 노인보다 조금 더 앞 서 달렸다. 조디는 빠르게 통나무쪽으로 가, 나무를 있는 힘껏 밀었다. 그러자 통나무가 천천히 기울어지더니, 노인이 달려오고 있는 쪽으로 쓰러졌다. 노인은 자기 머리 위를 올려보다가, 통나무에 머리를 맡고쓰러져 버렸다. 조디는 쓰러진 노인 옆으로 가 노인의 손에 있는 반지를 주웠다. 그리고 조디는 노인을 쓰러진 통나무 옆 넓은 잔디밭으로 옮겨주었다. 조디는 통나무 옆으로 빙 돌아 다시 길을 떠났다. 조디의 앞에 '에메랄드 시, 여기서부터 1킬로미터' 라는 팻말이 적혀 있었다.


주변이 온통 까만 밤이 되자, 드디어 조디는 에메랄드 시에 도착했다. 조디의 눈앞에는 반짝이는 보석들이 박힌 집이 줄줄이 늘어져 있었다. '신사의 이름이 비츠랬지?' 조디는 그렇게 생각하며 걸음을 옮겼다. 마침 조디의 눈앞에 한 귀부인이 보였다. "저기요! 잠깐만요!" 조디는 그렇게 외치며 귀부인한테 달려갔다. 귀부인은 고개를 돌려 조디를 바라보았다. "무슨 일이니, 꼬마야?" "저, 비츠 씨가 사시는 곳을 아시나요?" 그러자 귀부인은 곰곰이 생각하는듯 하더니 알겠다는 듯 말했다. "아, 그 비츠 씨 말이구나! 물론 알지! 에메랄드 시에서도 최고의 부자인 분인걸! 저기 다른 집들보다 유난히 반짝이는 집 있지? 저 집 오른쪽으로 쭉 가면 에메랄드와 사파이어가 수없이 박힌 커다란 집이 보일 거야, 그 집이 비츠 씨의 집이란다!" 조디는 감사하다고 말하고 귀부인이 알려준 방향으로 달려갔다.


한참을 달리다 보니, 정말 귀부인이 알려준 커다란 집이 보였다. 조디는 침을 꿀꺽 삼키고 초인종을 눌렀다."띵동~" 그러자 문이 부드럽게 열리며 한 남자가 나왔다. 그 남자는 테가 두꺼운 안경을 쓰고 있었으며, 검은색 양복을 입고 있었다. 비츠 씨의 비서인 듯 했다. "저어.. 비츠 씨를 만나러 왔어요.." 조디가 기죽은 목소리로 말했다. "주인님은 방에서 앓고 계신단다. 대대로 내려오는 집안의 가보를 잃어버리셨거든. 아쉽게도 네가 할 일은 없을 것 같구나, 그만 가렴." 비서가 문을 닫으려는 찰나, 조디가 문을 붙잡으며 소리쳤다. "잠깐만요!" 비서가 다시 문을 열며 짜증나는 듯 말했다. "또 무슨 일이니?" 조디는 주머니에서 반지를 꺼내며 말했다. "비츠 씨의 반지를 가져왔어요!" 비서는 반지를 쳐다보며 놀란 듯 말했다. “이럴 수가.. 따라오렴." 비서는 조디에게 문을 열어주고 이층 계단으로 올라갔다.


"똑똑." 비서가 문을 두드리자 안에서 들어오란 소리가 들렸다. 비서가 문을 열며 비츠 씨에게 말했다. "주인님, 이 꼬마가 주인님의 가보를 가지고 왔습니다." 그러자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던 비츠 씨가 벌떡 일어나며 소리쳤다. "정말? 정말 우리 집안의 가보를 가지고 왔다고?" 그리고 조디의 손 안에 있는 반지를 보더니, 천천히 자신의 손에 끼우며 말했다. "정말 우리 집안에 가보구나! 정말 고맙다 꼬마야.." 그리고 조디의 얼굴을 천천히 뜯어보며 말했다. "그래.. 기억이 조금 나는데.. 아! 조디! 조디 맞니?" 조디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저씨의 반지를 돌려주러 오느라 많은 끔찍한 일을 겪었어요." 비츠 씨는 무척 고마워 하며 조디에게 뭐 가지고 싶은 것은 없는지 물어보았다. "그러면 작은 돼지 인형 하나만 주실 수 있나요?" 비츠 씨는 당연히 된다며 커다란 돼지 인형과 한 달은 먹고도 남을 만한 간식들을 잔뜩 챙겨주었다. 조디는 비츠 씨에게 인사한뒤 다시 달렸다. 어느덧 날이 밝고 있었다. 그 아래, 조디는 포근한 고향 깡통 나라로 달려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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