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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쇼펜하우어 아포리즘>,아르투어 쇼펜하우어

by 나무껍질


"내 마음의 북마크를 따라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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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쇼펜하우어 아포리즘,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책을 리뷰해보려고 한다.



이 리뷰는 책을 읽은 지 3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당시의 북마크를 더듬으며 남기는 늦은 독후감이다.

감상은 읽을 당시만큼은 아니더라도, 그때 내 마음에 닿았던 문장들을 다시 만나며 정리해보고자 한다.

내가 구매했을때는 왼쪽 표지였는데 지금은 책 표지가 바뀐듯하다.



사실 나는 쇼펜하우어 책을 읽은것이 이번으로 두번째다.

처음 접한 책은 <쇼펜하우어 소품집>.

근데 이 책은 원어를 거의 그대로 번역해놓다 시피해서인지 읽기가 어려웠다.

내용을 이해하는데에도 번역 오락가락이어서인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는 것이 더 맞는듯...

그래서 중간중간 와닿는 부분도 있었으나 쇼펜하우어라는 인물의 철학에 대해서 깊이 빠져들지는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처음부터 내가 너무 어려운 책을 접한 것 같아 '언젠가 다시 쇼펜하우어 철학을 읽어봐야지'하고 있을때, 비교적 쉬운 문체로 되어있어 구매한 책이 이번에 리뷰할 책이다.


결론만 말하면 페이지마다 깨닫는 부분도 많이 있었던 아주 통찰력있는 사상을 품은 책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시작은 편역자 김욱이라는 사람이 쓴 글로 시작한다.

내용이 꽤 진솔하고, 쇼펜하우어 철학이 진심으로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느껴져 시작부터 꽤 기대하면서 읽었다.

실제로 책을 읽는 내내 독자가 이해하기 쉽게 책을 엮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이 책은 한 주제에 대한 글이 짧게 정리된 편이다.

거의 1-2장 안에 한 주제에 대해 적은 에세이 같은 느낌이라 더 읽기 쉽다.

그리고 소제목도 한번씩 살면서 고민해봤을 법한 흥미를 잡아끄는 내용들?

아마도 많은 쇼펜하우어의 철학내용 중,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끌어온 것 같다.



1. 우울함은 겉으로 보이지 않는다

‘나만 힘들고, 나만 피곤하고, 나만 희생당한다는 착각’


책을 읽을때 유독 우울하고 생각이 많을 때를 보내고 있어서인지 소제목 '나만 힘들고, 나만 피곤하고, 나만 희생당한다는 착각'이라는 챕터에는 처음으로 마음이 갔다.

이 챕터에서 현대의 우울함이 무서운 이유에 대해 말하고 있는데, 현대의 우울함은 그 덫에 빠지더라도 육체적으로 힘든 일이 없다는 것이다.


언젠가 대학생때 무기력의 늪에 빠진 적이 있어 삶에 목표가 없고, 더이상 하고싶은 것들이 없어진 시기가 있었다.

나름대로 고민하던차에 나도 모르게 동기에게 비슷한 이야기를 했었는데, 번아웃 올정도로 열심히 살지도 않았으면서 불평하지말라는 장난스러운 이야기를 들었다.

당시에는 맞다며 웃어넘겼었는데, 사실 그때를 돌이켜보면 서운함이 컸던 것 같다.


무기력이라는건 사실 인지하기조차 어려운 감정이다.

당시에 내 우울과 무기력은 티가 나지 않았던건지, 아니면 우울과 무기력을 느낄만큼 사람들에게는 내가 열심히 사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던건지 모르지만, 한동안 그 덫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당시에 무슨 일을 하고 있었는지 아무런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이 글에서 쇼펜하우어는 우울의 덫에 빠져 끝내 세상의 모든것을 부정하는 열광의 단계에 도달하면 더 불행해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결국 다 덧없는 것이라는 말을 하고 있다.

의미없는 것이라는걸 알아도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것이 바로 우울.

누군가 티를 낼때 작은 정도는 나눠줘도 되지 않을까?

설령 육체적으로 힘든 일이 없어보여도 말이다.


보여지지 않아 더 무서운 것이 우울이지만 그럴수록 ‘티 내는 사람’을 향한 작은 인정이 더 필요하다고 느꼈다.


2. 타인의 평가 VS 내면의 목소리

"사회적 체면이 나의 실체보다 진실에 가깝다는 착각."


본인이 직접 저지른 말과 행동으로 말미암아 남에게 평가받을 뿐인데, 가만히 있는 나를 두고 남들이 멋대로 떠들어댄 이야기 떄문에 사회적 평가가 확립될 수 있다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나라는 실체적 가치보다 타인이 내리는 평가가 진실에 더 가깝기까지 하다는 현대사회의 체면중시발상을 어떻게 이해해야할지 모르겠다.


이 사회에서 명예란, 남들이 인정해주지 않아 나 혼자 주창하는 권리, 타인에게 무시당하지 않기 위해 휘두르는 입속의 칼날. 증오하는 자들과 맞서 싸우는 위협의 명분으로 남용되는 중이다.

쇼펜하우어 소품집에서도 그렇고 이 책에서도 그렇고 쇼펜하우어는 유독 사교모임과 타인과의 교류를 비판적으로 생각했다.

타인의 평가에 연연하는 태도를 정말 멍청한 짓으로 보는듯한 시각이 강했다.


내 성격이 이런걸 완전히 무시하지 못하는 성격이어서인지 이렇게 확언으로 말할 수 있는 쇼펜하우어가 부럽다는 생각+사실은 이 말이 맞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내적으로 추구하는 가치도 사실은 이와 다르지 않다.

남들이 뭐라고 생각하던지 내 길을 가고 싶은 그런 욕심이 있지만, 자주 휩쓸리고 상처받는 스스로에게 자주 실망한다.


그런 사람일수록 오히려 이 쇼펜하우어의 사상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 쇼펜하우어는 결국 내면의 가치를 중시해야한다는 내용, 타인의 시선이 진실일 것이라고 믿는 것은 헛된 것이라는 말에 대한 근거를 들고 확언을 한다.

누군가 내가 믿고 싶은 가치를 확실하게 말해주는 것은 큰 용기가 되기도 한다.

사실은 명예보다 내면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



3.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부모가 자녀를 바라볼 때, 부모는 타인에게 허락하는 기본적인 인정조차 자녀에겐 허락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타인처럼 개인이 구별되지 않아서다.”


때로는 가족이 제일 모를때가 있다.

이 말은 자녀가 부모를 바라볼 때도 적용되는 말이다.

타인에게는 너그러운 그 작은 인정조차 해주지 않고 그를 당연시 여기게 된다.


어쩌면 좋은 관계라는건 나와 상대방을 구분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애정이라는 명목으로 타인을 나와 동일시하게되면 우리가 사랑하는 그들의 장점조차 당연시 여기게되고 그건 어쩌면 관계가 어긋나는 시발점이 될지도 모른다.

이 문장을 읽고 나서 나는 문득, 내 가족을 한 명의 ‘타인’으로 바라보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4. 진실을 마주할 용기

"진실보다 듣기 좋은 거짓을 믿고 싶어한다."

세상 사람들은 난제와 부딪혔을때, 권위를 따르면서도 의기양양하게 스스로 판단한 것처럼 착각에 빠지곤 한다. 권위를 갖춘 말을 인용했을 뿐이면서 마치 자신이 직접 고안해낸 결론인 것처럼 스스로를 속이곤 한다.

사실 이 부분은 읽는내내 마음이 찔리는 부분이었다.

내가 내린 모든 선택들이 스스로 원해서, 스스로 판단해서 내린 선택이라고 자부할 수 있을까.

스스로 결정했다고 믿고싶은 내 내면의 인정욕구가 진실을 가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쇼펜하우어는 타인의 말보다 스스로의 통찰에 집중하기를 말한다.

누군가가 대신 내려준 그 결정에 불편한 기분이 든다면 그는 내가 내린 답과는 다른 답을 내렸다는 의미다.

편한 길 보다는 오래 걸리더라도 내 내면이 스스로 내린 답이 많아지는 인생을 살고싶다.


문제는 거짓말이 내 마음에 들었을 경우, 다시말해 그가 진실을 왜곡해서라도 내 마음을 흡족하게 만들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게되었을때, 나도 모르게 그의 거짓말을 진실로 인정해버린다는 점이다.

때로는 진실을 바라보는 것이 거짓말을 믿는 것보다 고통스러울 때가 있다.

내면에 그런 본성이 있는 것 같다.

어쩌면 진실을 보지 못하는 까닭은 누군가가 감추었기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 눈을 가린 것이 아닐까.

그걸 마주하고 보고자 하는 것 역시 용기일지 모른다.


5. 행복은 ‘지금 생각하고 있는 나’ 속에 있다

행복은 '잘하고 있다'는 지속이다. 행복이 인간의 목표라고 한다면,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모든 순간이 이미 행복이다. 행복은 사유다. 생각하며 사는 것이야말로 선한 삶이고, 삶을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아직 나는 행복의 정의를 완전히 내리지 못했다.

하지만 여전히 행복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싶은 욕구가 있다.

행복이란 무엇일까 하고 수없이 고민하지만, 아직은 완전한 답을 찾지 못해 고민하고 있는 단계다.

현재의 내 답은 '소소한 일상속에서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는 것'이 행복이지만 이게 내 행복의 정의라고 확신할 수는 없다.

언젠가 내가 이 글을 다시 읽을 때 쇼펜하우어와 같이 답을 내릴지도 궁금하다.


6. 우정, 두 개의 영혼

“우정을 가진 자는 두 개의 영혼을 가진 자다.”

우정을 가진 자는 두개의 영혼을 가진 자다. 한 영혼이 쓰러지더라도 곁에있는 또다른 영혼이 그를 일으켜 세운다. 어떤 경우에도 둘이 함께 쓰러지는 법은 없다. 삶이 인간에게 우정을 선물한 까닭이다.

문장 자체가 마음이 따뜻해지게 만든다.

혼자서의 힘으로는 도저히 다시 일어나기 어렵게 느껴지는 순간에 내밀어진 손을 맞잡고 앞으로 나가간 기억.

다들 하나쯤은 있지 않을까?

우리가 가볍게 여기는 우정은 사실 정말 큰 힘을 가진 것일지 모른다.



7. 모두의 행복이 꼭 정의는 아니다.

“더불어 산다는 것이 꼭 모두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내 주위의 누군가가 고통받지 않는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사실 이건 내 성격이 가진 단점을 돌아보게 하는 말이라 와닿았을지 모른다.

작은 갈등이나 누군가의 불편한 기색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그걸 해소하기 위해 때론 불필요한 책임을 짊어지기도 했다.


모두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늘 옳은 길은 아닐 것이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려는 태도는 겉보기엔 배려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스스로를 지치게 하고, 때로는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 문장을 통해 나는 ‘모두의 행복’이라는 이상을 경계할 필요도 있다는 걸 배웠다.


8. 작은 태도가 진짜를 만든다.

“하찮은 것들을 삐뚤어져도 된다고 생각하면, 그 생각이 나를 삐뚤어지게 만든다.”

사소한 일을 목전에 두었다고 해서 우리의 마음조차 사소하게 만들어서는 안된다. 이는 자신의 마음이 사소해지는 원인이다. 하찮은 것들은 삐뚤어져도 상관없다는 생각은 자신을 삐뚤어지게 만드는 추진력이다. 비록 하찮은 실천이라도 그 마음은 존귀하다.

작은 일을 더 열심히 해야한다는 말이 떠오른 구절이다.

내가 누군가의 성실을 평가하는 척도는 사소한 일을 대하는 태도일때가 많다.

그 역도 성립하기 마련이다.

누군가도 내가 사소한 일을 대하는 마음가짐으로 내면을 볼지 모른다.

사실 그런 시선을 떠나 작은 일이라도 열심히 하려는 그 마음과 진심, 그리고 태도는 빛이 난다.

소소한 일에 최선을 다하려는 내 마음을 재확인하게 된 문장이다.



9. 흔들리지 않는 마음, 믿음에서 시작된다.

“나의 의지를 믿기만 한다면 인생은 두려울 이유가 없다.

상대방의 의지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그의 말과 행동에서 내가 고통받을 이유가 없다.”


사실 이건 남친이 나에게 자주 하는 말.

늘 무시가 쉽지 않은 나에게 줏대를 가지라고 많이 말한다.


나는 누군가의 말에 쉽게 마음이 흔들리는 편이다.

정작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했음에도, 누군가가 다르게 말하면 불안해지고, 내 결정이 틀린 건 아닐까 자꾸 의심하게 된다.


쇼펜하우어도 결국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나의 의지’를 중심에 둘 것.

그리고 타인의 말이 나의 진실을 대신하지 않도록, 그 사람의 의지는 그 사람의 것일 뿐임을 받아들일 것.

자기를 믿고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타인의 말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10. 지식을 밝히는 등불, 그 불빛은 누구를 향하는가.

지식인의 모습은 크게 둘로 나뉜다. 세계라는 표상의 본질을 밝혀내기 위해 지성의 불빛을 밝히려는 자와 이득을 얻기 위해 세계를 관찰하는 자다.

나는 어떤 지식인이 되고자 하는가하고 고민하게 만든 문장이다.


막연하게 지식인에 대한 긍정적인 믿음이 있었다.

배운 사람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그 지식을 쓸 것이라는 믿음.

진실을 향한 탐구는 언제나 공동체를 위한 일일 것이라는 믿음.

아무런 근거 없이 그저 지식인들의 대부분은 자신의 지식을 타인을 위해 쓰고, 그 진실을 전하기 위해 애쓴다고 생각했다.

누군가는 그 지식을 이용하여 이득을 추구하려 할지 모른다는 그 사실 자체가 조금은 충격으로 다가왔다는 점을 생각하면, 어쩌면 나는 순진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쇼펜하우어는 단호하게 말한다.

모든 지식이 반드시 고귀한 목적을 갖는 건 아니며, 그 지식이 향하는 방향은 '진실'이 아니라 '이득'일 수도 있다.

내가 되고 싶은 지식인은 어느쪽인가. 전자인가 후자인가.


오늘은 이렇게 <쇼펜하우어 아포리즘>을 읽고 느낀 점들을 적어보았다.

원래 내가 책읽을때 마음에 와닿는 부분에 북마크하면서 읽어서인지,..

사실 늘 독후감을 적고나면 독후감이라기보다는 그냥 그 문장에서 느낀점들을 나열하는 방식이 되는게 불만이다.

하지만, 언젠가 이 책을 다시 접하게 되었을때 또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는 것도 꽤 큰 재미라고 생각한다.


쇼펜하우어는 타인의 시선, 무기력함, 명예, 우정, 사유, 진실 우리가 매일같이 겪고 있지만 쉽게 정리하지 못하는 감정과 개념들을 명쾌하고 단단한 문장으로 풀어낸다.

이 책은 철학을 처음 접하는 사람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을 만큼 쉬운 문체로 구성되어 있지만, 그 사상의 깊이는 결코 얕지 않다.


전체적으로 내용이 세상에 대한 통찰을 품고 있어서인지 많은 깨달음을 주었던 책이었다.

앞으로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할지 그 향방을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더 많은 도움이 되는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울한 시기를 지나고 있거나, 나의 방향을 고민 중인 사람에게 진심으로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또한 새로 뭔가를 계획하는 사람, 지나간 과거를 털고 앞을 바라보고자 하는 누군가에게 선물하고 싶은 아주 좋은 책이었다.

어려운 책은 잘 못읽는 나같은 사람도 읽기 쉽게 되어있어 더 만족스러운 책이었다.

이상으로 책 리뷰를 마치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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