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초록연두 Sep 07. 2022

일상의 작은 행복(2)(2022)

[가게편]

 

   서른 둘, 시험에 4번째 낙방을 하고 나는 몸과 마음이 지쳐 있었다. 다시 시험을 준비할 여력도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대학 친구들과의 만남에서 중고서점에서 헌책을 파는 방법과 쇼핑몰에서 중고물품 판매하는 법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나는 계약직으로 모아둔 돈은 있었지만, 학원비와 책값, 생활비 등으로 언제나 쪼들리는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내 방의 중고물품을 바라보았고, 용돈이라도 벌어보자는 생각으로 친구의 말을 떠올렸다.


   우선 쇼핑몰에 가입하여 나만의 작은 가게 사이트를 열어보았고 중고 카세트 테이프를 올려놓았다.

그 날 밤, 잠을 자고 있는데 쇼핑몰에서 보내온 문자가 도착했다. 상품이 팔렸으니 배송해달라는 문자였다. 

나는 처음으로 물건을 판매했다는 신기함에 밤인데도 불구하고 물건을 포장하기 시작했다. 

며칠 뒤, 통장으로 들어온 돈은 만원, 처음으로 물건을 팔았다는 생각에 기분 좋게 쇼핑몰을 운영했다. 가구에 있는 다양한 중고물품들을 다양한 주제로 묶어 사이트에 올렸는데 계속 배송하라는 문자가 왔다. 나는 돈을 버는 재미에 빠져 있었고 계속 무엇을 팔지 고민했다.

 

  그러다가 중고물품을 판매한 액수에서 10% 정도를 기부하기로 결심했고, 쇼핑몰에 공지를 올려 '나눔'을 위한 이야기를 꺼냈다. 좋은 의도에 동참하려는 분들이 많았던지, 물건은 줄곧 판매되었다. 


  그렇게 일 년간 운영했던 "뜻밖의 발견"이란 작은 가게의 판매액은 줄곧 판매되었으나 경제적으로 그다지 도움이 되지 못했다. 사업자 등록 없이 개인 가게로 정해진 물건량에, 작은 이윤과 무료배송을 하며 운영한 탓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물건을 판매해보며  '나눔'의 실천으로 기부를 할 수 있었던 일상의 작은 행복이었다.  



작가의 이전글 일상의 작은 행복(202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