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당연필의 시인
'할매의 시'
울리/박재하
뒤늦게 한글
배워 쓴 시
글이 뭔지도
모르는데
시가 무언지
알겠소
삐뚤빼뚤
써 내려간 시
맞춤법도
틀리고
띄어쓰기도, 운율도
안 맞지만
어찌 최고의 시라고
하지 않겠소
어찌 좋은 시,
아니라고 하겠소
역대 어느 유명인의
시보다,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단어, 한 줄 한 줄의 문장
이보다 더더 좋은 시는
없을 겁니다
이보다 더더
최고의 시인은 없을 겁니다
할매의 쥐어진
손, 몽당연필에서
침과 함께 묻어나 힘을 주며
써 내려간 글에
희로애락이 담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누가 읽어도 감동이고
내 얘긴 아닌데도
눈시울이 저절로 적셔집니다...
할매의 손에 쥐어진
몽당연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