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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금별 Nov 07. 2024

책임과 쉼 사이: 나를 돌아보는 시간

이번 주 감기몸살을 핑계로 도서관 수업에 불참하고 있다. 감기 증상이 있었는데 월요일 외출로 찬바람을 쐬었더니 몸살이 심해졌다. 화요일 수업 그리고 수요일 도서관 수업까지 참여하지 못했더니 마음 한편이 불편해진다. 아이가 감기 걸렸다고 학교를 쉬게 하는가? 라고 묻는다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을 테니까. 몸이 내게 신호를 보내는 상황에서 과연 나를 가혹하게 채찍질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온라인 글쓰기 수업도 마찬가지였다. 아프다면서 누워서 책은 꾸역꾸역 읽어댔지만 앉아서 뭐라도 끄적일 힘은 없었다. 올라오는 글과 그 글에 달리는 댓글을 보며 나는 참 무책임한 사람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오전을 이불 속에서 보내며 비로소 몸이 회복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미뤄두었던 책들을 꺼내 읽고 불편한 마음을 갈무리 지을 생각으로 앉아있다.   


   

요즘 내 머릿속을 채우고 있는 생각은 책임이다. 뭔가를 시작했으면 끝까지 마무리 짓는 것! 한편으로는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은 순간들도 있었다. 그렇게 꼬리를 물고 생각하다 보면 나는 어떤 사람인가에 다다른다.      



글을 쓰는 것 또한 나에게 책임이란 무엇인지 묻는 과정이다. 작년에 글쓰기 공부를 하면서 브런치스토리를 알게 되었고 한 번 도전하자는 마음으로 신청을 했었다. 결과는 승인이 나지 않았고 그렇게 1년을 잊고 살았다. 그래도 글쓰기에 대한 마음은 불씨처럼 남아있어서 글쓰기와 관련된 수업이나 강의라면 찾아서 들었다. 지역 도서관에서 시행하고 있는 함께 읽기에도 꾸준히 참여하면서 작가들을 만났다. 1년이 지나고 다시 한 번 도전해볼까? 우연히 이 생각이 들어서 브런치스토리 작가 신청을 했는데 뜻밖에 승인이 되었다.  


   

나는 요즘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쓰면서 어떻게 하면 울림 있는 글을 쓸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울림이 없는 글은 누군가에게 가닿지 못한다. 나의 글은 여행이나 일상, 영화를 보면서 감응을 받아 쓰는 글이긴 하지만 좋은 글을 쓰려면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나만의 고유한 관점과 해석, 뛰어난 관찰자가 되어 비틀어 보고 뒤집어 생각하는 그 시간이 언젠가 나에게도 오겠지 생각해본다. 내가 보고 있는 것보다 더 넓게 보고 내가 아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다. 조금 더 좋은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고 이 글을 왜 쓰려고 하는지 이 글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늘 반문해봐야겠다. 내 글이 과연 작은 울림이 될 수 있을까? 그 울림이 누군가의 마음에 닿기를 바라며 오늘도 타닥타닥 키보드를 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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