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식물 관련 수업을 듣기 시작하면서 집에 화분들이 더 늘었다. 그중에 행운목이 있는데 신기하게도 이번에 꽃을 피웠다. 처음에 볼 때는 이게 꽃인 줄도 몰랐다. 집에서 흔히 키우는 히아신스나 튤립, 호접란처럼 꽃을 피워야 꽃이려니 했을 것이다. 하지만 행운목은 꽃대신에 향기로 “나 꽃피웠소.”하고 알려 주었다. 집에서 향기가 나기에 코를 킁킁거렸는데 행운목에서 나는 향기였다. 그 진한 향기라니! 줄기 하나가 올라와서 잎이려니 했는데 그게 꽃이였던 것이다.
정확성을 위해서 행운목꽃으로 검색을 해보았다. 행운목의 꽃피는 시기는 약 7~10년 정도로 기르면서 한 번도 꽃을 보지 못할 수도 있다고 한다. “설마 이게 꽃일까?” 의구심에 찾아보았더니 행운목꽃이라고 올려진 사진과 동일했다. 행운목꽃 이미지를 검색해보니 활짝 핀 꽃은 밤꽃과 비슷해보였다. 이날 나는 난생처음 행운목꽃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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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 핀 꽃은 이제 피기 시작한 꽃이라 활짝 개화한 모습은 아니였다. 행운목은 외떡잎식물 백합목 용설란과 드라세나 속의 식물이라고 한다. 곧게 자란 줄기와 아래로 길쭉하게 늘어지는 잎을 가진 관엽식물로 공기정화능력이 뛰어나단다. 고온다습한 환경을 좋아하고 추위에 약하다고 한다. 식물을 키우면서 또 이렇게 식물에 대해 알아간다.
행운목은 향기로운 꽃을 피우지만 그 주기가 7년에 한 번 정도로 길고 불규칙해서 꽃을 본 이에게는 큰 행운이 온다고 한다. 드디어 우리집에도 좋은 운이 오려나 하고 설레발을 쳤다.
행운목은 자생지에서는 높이 15m까지 자랄 수 있다고 하는데 실내에서는 높이 120~150cm 정도로 자란다. 우리집에 있는 행운목은 아직 채 30cm가 안되는데 잎은 아래로 길게 늘어져있다. 식물 관련 수업을 들을 때 맛상게아나라고 들은 것 같은데 무늬가 있는 품종으로 '드라세나 맛상게아나'가 인기가 있다고 한다.
우리 집에 있는 식물들은 주 1회 물주기를 한다. 때로는 일주일이 지나고 물을 주기도 하는데 행운목도 주 1회 정도 물을 주면 된다고 한다. 분갈이는 작년에 했으니까 내년이나 내후년에 하면 될 것 같고, 지금은 다른 식물과 함께 식재되어 있어서 크게 자랄 것 같지는 않다. 드리세나 맛상게아나라고 검색을 해보니 잎에 무늬가 있는데 우리집 행운목은 무늬가 없다.
행운목 꽃말은 '약속을 실행하다'로 드라세나 프라그란스 맛상게아나는 드라세나의 원예 변종으로 <행운목>이라고 불린다고 한다. 식물을 키우다보니 관심이 생기고 관심이 생기니 수업도 듣고 정보도 찾아보면서 식물들을 하나씩 알아가고 있다.
내 하루일과는 분무기를 들고 식물투어를 하면서 시작이 된다. 집에 있는 동안 이 루틴은 한 번도 벗어난 적이 없다. 내 하루를 열어주는 식물들 하나하나에 눈을 맞추며 내 아이를 쳐다보듯 한다. 식물도 적당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적당한 거리를 넘어서거나 너무 멀어지면 식물도 위험하다는 신호를 보낸다. 식물을 키우며 식물을 통해 세상을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