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를 읽고
이 책의 저자는 정신분석 전문의로서,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성공적인 삶을 살아왔다. 의대를 졸업하고 국립정신병원(현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12년 동안 정신분석 전문의로 일했으며, 80만 부 베스트셀러 《서른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심리학이 서른 살에게 답하다》를 비롯해 꾸준히 책을 출간했다.
정신분석 전문의로, 두 아이의 엄마로, 시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며느리로 눈코 뜰 새 없이 살아온 그녀에게 파킨슨병 진단은 마치 청천벽력과 같았다. 하지만 그녀는 절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삶을 놓지 않고, 22년 동안 꾸준히 다수의 책을 출간하며 유쾌하고 희망적인 삶을 이어갔다.
이 책에는 30년 동안 정신분석 전문의로 일하며 깨달은 인생의 비밀과 그녀가 파킨슨병을 앓으면서도 즐거움을 놓치지 않았던 비결이 담겨 있다. 다람쥐 쳇바퀴처럼 반복되는 일상 속 우리에게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자신을 너무 닦달하면서 인생을 숙제처럼 살지 말고, 매 순간 행복을 만끽하라고. 작가는 자신에게 닥친 불행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어서 침대에 누워 한탄했지만 누워있어도 변하는 게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해야만 하는 일보다 하고 싶은 일들을 하기 시작한다.
우리는 늘 시간에 쫓긴다. 해야 하는 일을 하고 나서 하고 싶은 일을 해야지 하고 마음을 먹지만 하고 싶은 일은 계속 뒤로 밀리기만 한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하고 싶은 일은 영영 하지 못하게 된다. 저자는 파킨슨병을 앓으면서 비로소 '해야 하는 일'보다 '하고 싶은 일'을 먼저 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마음에 와닿은 이야기다. 어쩌면 현대를 살아가는 많은 이들이 그럴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는 해야 하는 일보다 하고 싶은 일들에 우선순위를 두기로 결심했다. 저자는 말한다. “하루하루 버텨내고 있지만 가끔은 힘들고 외로운 당신에게 자신의 이야기가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저자가 전하는 위로를 진심으로 느꼈다.
이 책의 부제는 ‘벌써 마흔이 된 당신에게 해 주고 싶은 말들 42’이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사람들과의 관계가 단절되었고, 코로나19 이후 안 좋은 소식들이 들려왔다.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았고, ‘치유’라는 말이 많이 회자 되었다. 치유의 숲, 치유 농업, 식물 치료, 미술 치유 등 마음의 치유를 위한 방법들이 주목받고 있는 요즘이다. 그만큼 힘들고 외로운 사람들이 많아진 시대, 나의 마음을 위로해 줄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이달의 읽을 만한 책, 세종도서 선정 도서이기도 하니 그만큼 입증된 도서라고 할 수 있다. 저자의 말처럼, 자신을 너무 닦달하지 말고, 매사에 지나치게 고민하지 말고,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야겠다.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을 우선순위에 두고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