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된다는 것

탯줄을 자르는 순간, 존재의 분리다.

by 최지우

부모가 된다는 건 무엇일까.

결혼을 한다고 부모가 되는 것은 아니다. 부모의 기준은 자녀가 있을 때 비로소 생긴다. 출산의 순간 물리적 탯줄을 자르듯, 마음의 탯줄도 서서히 잘라야 한다.

자녀를 나의 연장이나 부속물이 아니라, 나와 다른 한 사람으로 인정하는 데서 부모됨이 시작된다고 믿는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부모도 함께 성숙해진다.

좋은 영향을 주고 싶어 기꺼이 희생을 택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마음으로 아이의 선택권과 자율권까지 대신 들고 가면, 꽃길을 깔아주려다 오히려 길을 좁히게 된다. 위험해서 안 된다, 다칠까 봐 안 된다, 완벽히 안전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말이 쌓이면 아이는 자신의 세계를 넓히기 어렵다.


그래서 분리가 필요하다. 분리는 무관심이 아니라 존중이다. 아이가 자라날수록 스스로 고르고, 실패도 하고, 다시 일어설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

부모는 경계와 안전망을 설계하고, 아이는 그 안에서 선택과 책임을 배운다. 성인이 된 이후에는 더더욱 그러하다. 친구를 만나고 관계를 맺는 일까지 부모가 간섭할 이유는 없다. 자녀는 부모의 부산물이 아니므로, 다른 존재로 분리하고 존중하는 자세가 부모의 첫 마음자리라 믿는다.


- 부모의 첫 마음자리는 분리와 존중이다.

- 보호는 필요하지만, 통제는 덜어낸다.

- 내가 할 일/아이 할 일/함께 할 일을 구분한다.

- 불가능은 내려놓고, 가능한 선택을 기쁘게 돕되, 그 선택의 결과는 아이가 책임지도록 함께 연습한다.


탯줄을 자른 뒤에야 알게 된다. 우리는 서로 다른 존재다. 존재의 분리는 사랑의 다른 이름이다.

부모는 옆에서 경계를 지키고 길을 비춘다.

그 길을 고르고 걸어가는 일은 자녀의 몫이다.

부모는 대신 걷지 않고, 끝까지 성장의 편이 된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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