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걷기까지, 포기하지 않는 몸과 마음
뜨거운 여름날, 뒤뚱거리며 금세라도 넘어질 듯 빠른 걸음을 옮기던 한 어르신을 만난 것은 방문간호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얼굴은 붉게 달아올라 있었고, 땀은 연신 흘러내렸다. 길에서 마주친 나는 방문간호서비스를 설명하며 명함을 내밀었다. 그러자 어르신은 마치 오랫동안 기다리던 동아줄을 잡은 듯, 단번에 그 명함을 움켜쥐며 “집에 가서 배우자와 상의하고 싶다”며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했다. 그 순간, 마치 쓰러질 듯 위태롭던 삶의 한 장면이 새로운 길을 열어주는 전환점으로 바뀌는 듯했다.
그날 이후 어르신은 내 ‘광팬’이 되어 주셨고, 우리는 그렇게 인연을 맺었다.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오래 사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강하게 사는가이다." — 시몬 드 보부아르
그 말처럼, 어르신의 삶은 오래보다 강하게, 고단함 속에서도 의지를 잃지 않는 여정이었다.
어르신은 조선족 출신으로, 그동안 아무도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다. 나의 방문은 단순한 돌봄을 넘어,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온 따뜻한 손길이었다. 이후 2년 동안 어르신은 추우나 더우나 하루도 빠지지 않고 주민단체 체력단련실을 찾아 운동을 이어갔다. 다른 사람에게 신세를 지지 않고 스스로 몸을 관리하려는 모습에서 삶을 향한 강한 의지가 묻어났다.
세월과 질병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좌측 편마비와 보행곤란, 어눌한 발음에도 불구하고 운동에 대한 열정은 꺾이지 않았다. 어르신은 1차 뇌경색 이후 금주와 규칙적인 운동을 생활화하며 건강 관리를 시작했다. 그러나 두 번째 뇌경색을 겪으면서 증상이 더 심해졌다. 뇌혈관이 한 번 막히면 삶 전체가 멈출 수 있다는 사실을, 나는 어르신 곁에서 뼈저리게 느꼈다.
2차 재발 후 다리 힘이 약해져 집에만 머물고 침대에 누워 있으려 할 때, 배우자는 어르신을 체력단련실로 다시 나가도록 권했다. 처음에는 힘들어했지만, 나는 1달 동안 매일 요양보호사와 함께 체력단련실 동행을 지원했고, 주 4회 재활 운동과 건강 모니터링을 이어갔다. 또한 휠체어, 지팡이, 안전봉, 침대 등 필요한 복지용구 지원도 병행했다. 어르신의 투지와 나의 지속적 지원이 맞물리며, 결국 체력단련실 일상은 다시 회복되었다.
뇌경색은 한 번 발병하면 재발 위험이 상당히 높다. 뇌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면서 혈류가 부족해 뇌세포가 손상된다. 예방과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 관리와 함께 꾸준한 운동, 균형 잡힌 식사, 금연과 절주가 재발을 막는 핵심 요소다. 어르신 또한 매일 체력단련실을 찾고, 식사와 생활습관을 관리하며, 꾸준히 약을 복용함으로써 2차 재발을 예방하려는 의지를 보여주신다.
"내 몸이 허락하는 한, 오늘도 걸어야지." — 어르신의 말처럼, 작은 실천 하나하나가 재발 예방의 길임을 보여준다.
지금도 어르신은 무거운 휠체어를 스스로 끌고, 커다란 가방을 메고 체력단련실로 향한다. 여전히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 애쓰며, 자신의 두 발로 하루를 살아내려는 투지를 보여주신다. 그날 길 위에서 내민 명함을 꼭 쥐며 보여주셨던 간절한 눈빛처럼, 어르신은 지금도 그 동아줄을 붙잡고 계신다.
그리고 나는 그 곁에서, 그 손길이 결코 헛되지 않도록 끝까지 함께 의지가 되어 드리고 싶다. 그날 길 위에서 내민 작은 명함 한 장이, 지금은 서로의 삶을 잇는 동아줄이 되었음을 나는 안다.
"건강을 지키는 길은 단순한 약과 치료가 아니라, 포기하지 않는 마음과 꾸준한 실천이다." — 수필집 「아는 것만큼 지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