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물을 뿌렸니?
흰구름 사이로 하늘이 파랗다. 바닷물이 푸른 여름이다. 산에서 흐르는 물도 하천 변 개울물도 시원해 보인다.
요즈음 에어컨을 틀고 싶은 생각이 불쑥거릴 만큼 기온이 27도를 오르내린다. 지구 기후변화에 일조해 온 생활행태의 미안함에 될수록 에어컨 사용을 자제하지만 대신 선풍기의 추가 사용이 필요하다.
올 5월엔 예보와 달리 더위 사이사이로 솔솔바람이 불어 어린 시절 산들바람을 떠올렸는데... 여름이 시작되는 6월 말이니 한더위는 당연한 것을.
(출처: Freepik)
기후변화가 심각하여
"올여름엔 예년보다 더 열섬현상...",
"올 겨울엔 유례없는 혹한이..."
의 경고가 쏟아지니 지구의 고단함이 읽힌다. 와중에도 솔솔 시원한 바람이 불어주니 그저 고맙다.
지구의 역사에 적극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여 지구의 생태계를 변화시키는 적극적인 생명체로 '인간'이 꼽힌다. 600만 년 전 등장한 영장류에서 분화에 분화를 거듭하여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로 진화되었다. 최초의 인류로 간주되는 아프리카의 오스트랄로 피테쿠스는 약 300만년 전 쯤으로 추정된다.
구석기 후기인 약 4만년 전부터 진정한 의미의 현생인류로 오늘날 인류와 두뇌 용량 등 체질상의 특징이 유사한 호모 사피엔스가 출현하였다. 지구에 등장한 인류는 생각하는 능력과 주변 자연환경 적응 능력을 바탕으로 문화를 창조해 나간다.
이들은 직립보행, 도구 사용, 언어 사용, 문화발전 능력이 있어 지연환경을 활용하기 시작한다. 화석연료를 사용하고 원자력을 이용한 에너지를 사용하면서 오늘날의 지구는 이 전의 지구 역사와는 다르다는 관점이 등장했다
(출처: 우리역사넷. .https://contents.history.go.kr/mobile/ta/view.do?levelId=ta_h71_0030_0010_0010_0010)
마지막 빙하기 이후 비교적 안정된 기후와 해수면 상승의 간빙기로 충적세(沖積世)인 '홀로세'(Holocene. 새로운 시대를 의미)에서 이제 '인류세'로 바뀌어야 된다는 의견이 2000년대 초반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예측하기 어려운 기후 변화, 생물 다양성 상실, 인공화학물질 증가, 화석 연료 연소, 핵 실험으로 인한 퇴적물 변화 등이 모두 인간 활동에서 비롯된 결과로 꼽히고 있다. 그 증거로 방사선, 대기 중 이산화탄소, 플라스틱, 콘크리트,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연 600억 마리 이상의 닭이 소비되며 버려진 '닭뼈' 등을 근거로 꼽는다.
지질학자들이 국제적으로 합의한 현재의 명칭은 마지막 빙하기 이후인 약 1만 1700년 전부터 시작된 '신생대 제4기 홀로세' (Holocene) 이다. 그러나 이미 인간 시대에 접어든 현재는 '인류세'(Anthropocene)라는 의견이 솔솔 나오며 그 시작점을 제2차 세계 대전 이후에 두는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 시기는 사회경제적 변화와 지구 환경의 변동에 있어서 그전과 후의 변동이 극적인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이 시기를 <대전환 (Great Acceleration)>이라고 하며, 2차 산업혁명 시작시기로 보는 견해가 대두되고 있다. 즉 과학과 기술의 발전이 상향되어 기속화하기 시작한 1950년대가 인간의 쾌적한 삶을 위해 인간이 지구 시스템을 급격히 변화시킨 시기의 시작점이라는 주장이다.
국내에서는 2018년 6월 1일 한국과학기술원의 지원으로 카이스트에 인류세를 연구하기 위한 <인류세 연구센터>가 설립되어 인류세와 대가속에 관한 융합적, 다학문적 연구를 진행 중이다.
(출처: https://anthropocenestudies.com/history/.).
콜로라도 대학 연구팀은 에너지 소비. 반응성 질소 증가. 강 변화, 도로 건설 등이 1950년 전후를 기준으로 크게 대비된다며 인류세의 증거로 제시한다. 인류세 개념의 근거가 되는 주요 가설로 <대전환>과 <지구 위험 한계선>을 든다.
<인류세> 이론은 항상성 유지를 위한 피드백 작동이 어렵다고 생각되는 수준인 <지구 위험 한계선> 이론으로는 스웨덴의 환경학자 요한 로크스트룀( 1965~ , 독일 포츠담 대학교수. 지구 위험 한계선 개념 최초 제시)과 미국 화학자 윌 스테판(1947~2023. '대가속' 이론 제시) 등 20여 명의 연구자에 의해 제안되고. 2009년 <네이처>와 <사이언스> 등 세계적인 과학 잡지에 동시 게재되며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인류세> 이론은 1995년 노벨 화학상을 공동수상하고 오존홀 연구를 통해 오존층의 파괴 원인을 밝히며, 기후 재앙을 일깨워온 네덜란드의 대기화학자 파울 크뤼천 (1933~2021)이 대중화시켰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지질시대 합의기구인 국제층서위원회는 2023년 정식안건으로 제안된 인류세의 공식 지질시대 규정 안을 2024년 9월 소회의에서 부결시켰다.
인류세는 아직 공식적인 지질시대로 인정받지 못했지만, 학계에서는 인류세의 시작 시점과 증거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출처: https://ko.wikipedia.org/wiki/%EC%9D%B8%EB%A5%98%EC%84%B8)
"소금값 상승과 품귀…일 오염수 공포? 생산량 감소? 사재기 탓?
김용희기자
등록 2023-06-10 07:00
최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천일염을 사려는 사람들이 늘며 신안군수협 직매장이 누리집에 천일염 품절을 알리고 있다. 신안군수협 누리집 갈무리"
한겨레 신문 기사 일부이다. 2023년 6월 한동안 국산 소금값이 치솟아 <소금 사재기> 열풍이 분다는 뉴스가 일간지 1면을 장식한 적이 있다. 바다자원에 대한 공포는 일본 원자력 발전소의 지진해일 피해에서 생겼다.
지진해일이 바닷가 발전소를 덮치며 발전소 일부가 물에 잠겼다. 이로 인한 오염수 누출 문제가 전 세계 언론에서 특종기사로 쏟아졌던 사건이다.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쓰나마가 일본의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를 덮친 사건에서 비롯된 문제가 현재진행형으로 오래 지속되면서 수년동안 발전소 내외 공간에 보관한 오염수 용량이 한계를 넘겨 동해 방류 문제가 대두되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인류역사상 2번째로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고에 이어 7등급의 원자력 사고로 21세기 이후 유일한 악명 높은 등급의 사고이다.
2013년 일본 중의원은 특정비밀보호법 통과로 더 이상의 진행경과 관련 정보를 폐쇄했고, 이후 관련정보를 보기가 어려워졌다. 수년 전의 자료도 쉽게 클릭이 가능한 한국과 달리 일본에서는 원전수 유출 관련 자료가 필요하면 아카이브를 뒤지거나 일본 국회도서관 보존 자료를 참고해야 한다.
사고 1년 후부터 일본정부는 후쿠시마 지역 경제 침체를 막기 위해 농산물 판매를 위한 온갖 크고 작은 국내외 행사를 이어갔다. 우리나라에선 무엇보다도 처리된 오염수의 바다 배출로 인한 해양수산물제품의 오염에 대한 공포심이 컸다.
한국정부는 2013년 5월 <후쿠시마현 포함 8개 현의 모든 수산물의 수입금지조치>를 시행했다. 일본정부는 2015년 5월 WHO에 한국을 제소했다. 1심 판결에서는 한국이 졌지만 2019년 상소기구에서 환경의 잠재적 위험까지 고려한 한국정부의 엄격한 검역조치의 정당성에 손을 들어주어 한국정부가 승소했다.
이후 독일, 프랑스등을 비롯한 EU 국가들이 원자력 발전소를 폐기하고 탈핵 정책을 앞당기는 결과를 가져왔다.
2020년부터 일본 정부는 드디어 모든 후쿠시마현 어패류 출하 제한을 해제했다. 오염토 제염 작업에 대한 엉터리 시도 관련 논란은 여전하다. 그런 가운데 2024년 JTBC 다큐멘터리 "후쿠시마의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 프로그램은 후쿠시마 발전소 1km 이상을 벗어난 지역 사람들의 '일상으로 돌아온 삶'을 방영하였다.
2024년 1월 3일 대한민국 정책 브리핑을 통해 한국 정부는
<일본 이시카와현 부근 발생 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관련 브리핑>에서
우리나라 수산물에 대한 안전관리 상황과 일본산 수입 수산물 방사능 검사 37건의 결과를 보고했다.
해양 방사능 긴급 조사에서도 원ㆍ근해 3개 지점 시료 분석 결과 WHO 먹는 물 기준 대비 훨씬 낮은 수준으로 방류 이후에도 우리 바다는 <안전함>으로 확인되고 있다.
(출처: 대한민국 정책 브리핑. https://www.korea.kr/news/policyNewsView.do?newsId=148924371)
원자력 관련 폐기물 퇴적 요소도 인류세를 규정하는 주요 물질 중 하나로 등장해 있다. 우리 집에는 후쿠시마 방류 관련 해양오염 뉴스들이 여론을 달구기 직전 구입한 소금 20kg, 이후 구입한 여벌 소금 20kg, 여동생이 선물해 온 소금 20 kg들이 비닐 마대 봉투 3개가 오랫동안 베란다에 서 있었다. 역대급 소금 보유량이다.
나트륨 섭취를 제한하는 큰딸의 상황 덕분에 소금은 적게 섭취해 왔다. 작년부터는 혈압이 너무 낮은 상태의 지속을 방관할 수 없어 혈입상승 약을 섭취하며, 소금 섭취를 적극 권장하는 쪽으로 주치의 선생님이 조언했다.
원래는 꽃소금을 1kg 정도 사서 김치를 담그는 정도로 소금을 구매했었다. 김장김치도 2~3포기씩 담그는 생활 규모이므로 충분하다. 부엌에서 반찬에 쓰는 소금은 죽염이나 구운 소금을 테이블 소금(table salt) 통 형태로 구입해서 사용했다.
두 분의 정년퇴직 이후, 친정부모님께서 5남매가 사용할 소금을 매년 씻어 볶고, 갈아서 보내주셨다. 편도선이 잘 부어오르고 기관지염을 자주 앓는 자식들을 위해 끓인 소금물까지 보내오시면 우리는 그 소금물로 감기에 걸린 입을 헹궈내곤 했다.
얼마 전에 '구운 소금을 보내드릴까' 하고 친정에 전화를 드렸다. 아직 '직접 하실만하다'라고 답하시는 친정어머니는 5살 많은 남편 수발을 드시는 중으로 1936년생이시다. 구순을 앞두신 어머니는 본인도 넘어져 어깨와 골반. 다리가 깨져 오래 병원에 계셔서 지금도 힘드시다.
그런 몸으로 뇌졸증으로 혼자 거동이 어려운 아버지 돌봄을 맡고 계신다. 그래도 두분은 잘 피어난 꽃을 함께 거들며 포장해서 자식들에게 택배로 보내는 일을 마다하지 않으신다.
<소금 볶기> 작업을 할 때가 되었다. 외출 전에 친정어머니가 하시던 방식으로 바다 소금을 맑은 물로 빠르게 헹궈 고운 체에 밭쳐 물을 뺐다. 물에 녹는 소금이라 양이 줄어들지만 미리 받아 둔 물을 이용해 빠르게 헹궈내면 적은 양만 허실 된다.
헹굼으로 흐린 물이 빠져나가니 하얗게 반짝이는 소금이 남았다. 소금을 물로 씻는 일은 상상도 못 하던 내게 친정부모님과 부엌일에 진심인 선ㆍ후배들이 알려준 방식이다.
넓은 프라이팬에 담아 볶았다. 티테이블 위에 신문지를 펴고 흰 종이를 깔아 구운 소금을 펼쳐 널었다. 식힌 다음에 굵은소금과 가는소금으로 구분해서 병에 넣어두면 꽤 오래 기분 좋게 사용할 수 있다.
그날은 내 PPT 발표가 있어서 겉옷 속에 레이스가 달린 검은 민소매 셔츠를 받쳐 있었다. 아침 7시에 가서 오후 4시에 집에 돌아왔다.
냉방시설이 잘 갖춰진 건물과 지하철에선 추워서 긴 스카프를 둘렀다., 길에선 실크 감촉의 속옷 덕분에 땀 흡수가 안되어 겉옷을 벗고 싶게 더웠다. 오전 비가 걷힌 뒤에 끈적임이 가득하게 불쾌한 무더위가 오후 내내 퍼진 탓이다.
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헹궈내고서야 비누향을 맡으며 기분이 상쾌해졌다. 이렇게 맑은 물을 따뜻하게 시원하게 쓸 수 있는 나라의 국민이어서 새삼 감사하고 행복하다. 수많은 손길 덕분에 시스템이 돌아가는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 수 있어 감사함은 내리막 길에 올라서서야 깨닫게 되었다.
젊은 시절엔 온몸으로 맞이하는 오늘과 내일을 당연하게 여기며,
'오늘은, 내일은 무슨 임무를 마쳐야 할지?'
에만 몰두했었다.
하루에도 자주자주 감사함을 느끼고 하늘을 올려다보게 됨은 큰아이의 건강 문제가 회복되기 시작하면서 뒤를 돌아보고 복기하면서 얻은 선물이다. 매일 밝아오는 아침을 당연히 여겼던 시간들에 대한 반성도 함께 시작되었다.
다음날 아침 소금을 담으려 보니 소금을 펼쳐둔 신문지가 마치 물뿌리개를 뿌린 듯 젖어있다.
'혹시?
아이고!'
남편과 딸을 의심하는 마음이 스멀거린다. 두 사람은 오래 가정 주부인 나만큼 살림역사가 길지 않고 절실하지 않으므로 소풍 하듯 설렁설렁 거들며 자주 시행착오를 보이는 까닭이다.
"혹시 펼쳐둔 소금에 물을 뿌린 사람?"
(어리석기를... 이미 뿌렸으면 어쩌자고.. 해결부터 해야지)
"무슨 소리야?"
"아니이, 여기 소금 밑에 신문지가 온통 젖어있어서..."
'강아지가 올라가서 쉬를 쌌을 리도 없는데,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남을 의심하는 버릇이 문제다)
"소금이 제습제 역할을 했나 보네. 어제 습도가 높았잖아. 밤엔 비도 왔던데..."
"아, 소금이 습기를 빨아들인다고?"
다른 때에는 커다란 쟁반 위에 제빵용 습지를 깔고 소금을 펼쳐 말렸다. 이번엔 외출준비에 정신이 팔려서 쟁반을 꺼내지 못하고 티테이블 위에 신문을 깔고 소금을 널었다. 깨끗하게 씻는 수고 끝에 비위생적인 상황을 자초했다.
옆지기의 말을 듣고서야 이해가 되었다. 참 많은 경험들이 쌓여서 눈가와 이마에 주름이 베인 얼굴을 한 나이에도 여전히 새삼스럽게 새로운 일을 겪는 중이다.
소금을 다시 볶아 수분을 날리며 하이얀 소금에 행복해졌다. 300g 정도는 믹서에 갈아서 고운 소금으로 만들어야겠다.
'내 탓이로소이다'
는 기도하는 입으로만 되뇌었으니 오늘 일요일은 반성으로 시작한다.
"미안, 미안해요."
<참고문헌>
.나무위키https://namu.wiki/w/
.대한민국정책브리핑 https://www.korea.kr/
.살아지구. https://disappearth.org/
.위키백과 https://ko.wikipedia.org/
.위키피디아 https://ko.wikipedia.org/
.카이스트 인류세 연구센터 https://research.kaist.ac.kr/
.환경아카이브 풀숲 https://ecoarchive.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