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둔 오후

by 물냉이

지둔 오후


수목원이 바라 보이는

카페에 마실나와

하늘거리는 하루를

두 눈에 담고 있습니다

밤나무 가지 바람에 흔들리고

오후 햇빛은 은행나무 사이를 지나

찻잔에 어른거리다

돌배 꽃처럼 지고 있습니다

지친 해에 어스름이 깃들어

별들이 눈을 부비며 일어나면

마을회관 앞 가로등 불을 끄고

임도를 따라 숲으로 가려합니다

다래 넝쿨 우거진 골짜기에 이르면

산개구리 울음소리에 맞춰

별을 헤며 동녘을 맞이하겠습니다

지금은 잠시 느려진 시간이

시무나무 동수에 앉아 졸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