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미정 Oct 29. 2024

토요일의 꽈배기

나는 늘어나는 중일까 아니면 줄어드는 중일까

우리가 꼬여 있다는 것은 서로를 향해 익을 온도가 되지 않았다는 것

나의 한가운데는 늘 설익어 있다

잠시 끊어지는 대화를 이어 붙이기 위해 말랑해져도

그런 밤은 꼭 비틀려 온다  

   

추억은 점성이 강하다

점성이 사라진 당신은 위태로워  

굳어버린 반죽을 떼어 낸다

당신 입속에서 중얼거림이 부풀고 있다

     

머릿속을 조이고 있는 나선의 기억

가루는 내 속에 들어와 나를 반죽하고 

내 꿈은 골목에서 튀겨진다  

   

식용유는 내가 미끄러질 수 있는 단어

오늘의 기분은 왜 기름에서 뜨지 않을까

의문이 달아오르기 시작하면

새로 울 것 없는 하루가 튀겨진다  

   

까맣게 탄 시간은 나와 가까워 쓰고 아린 것이 익고 있다

     

잠시 기름에서 꺼낸 문장들이 벗겨지면

우리의 반죽보다 더 두꺼운 어느 토요일이 튀겨지고 있다                              

이전 03화 목련이 멀어지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