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2025.12
나는 과거를 회상하며 혼자서 스스로 띄우거나, 궁상맞게 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첫 논문이 나오게 된 과정에 대해서는 최대한 담담하게 그 과정을 기록하려 한다.
2022년에 연구실을 옮기기 훨씬 전에, 나는 학부생 한 명을 데리고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URP라는 대회에 나가기 위해서였다.
당시 나는 비지도 학습 기반 이상 진단과 도메인 일반화에 집중하던 터라, 사이드 프로젝트는 정말 가볍게 할 생각이었다. 마침 연구실에 나의 동료였던 애가 multi-task learning에 대해 연구하고 있었고, 나는 이것을 비지도 학습 기반 이상 진단보다는 물리적으로 연관된 두 분류 문제에 대해 해결하면 어떨까 하는 궁금증이 있었다. 엄청 과학적인 것에 초점을 둔 것은 아니나, 그냥 비지도 학습을 위한, 또는 자기 지도 학습을 위한 서로 상이한 두 문제를 해결하는 것 보다는, 물리적으로 연관이 되어 있으면, 뭔가 더 잘 될 것 같았다. 이런 애매한 가정 하에, 나는 마침 그때 드론에 꽂혀있어서, 드론 비행 방향과 결함을 multi-task learning으로 동시 분류하는 문제를 해결해보자고 학부생에게 제안하였고, 우리 둘은 그렇게 실험을 진행하였다.
이후, URP에서 뛰어난 결과는 이루지 못했지만, 우리는 적어도 물리적으로 연관된 드론 비행 방향 분류와 드론 결함을 동시에 분류하면 multi-task learning에 의해 성능이 향상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2023년, 나는 뭐 쓰면 길어지지만, 결과적으로는 나의 정신 건강 상의 이유로 재택 근무를 하게 되었다. 당시... 상황은 매우 힘들었다. 연구 결과는 모두 일관되지 않게 나왔고, 매번 미팅이 지옥이었다. 그때, 이대로 가다가는 2023년에 아무런 실적도 없이 지나갈 것을 우려하여, 학부생과 한 연구를 아주 조금만 발전시키고 논문 형식으로 만들어서 ICSV29에 제출하였다. 그게 아마 해외 학회 중에 처음으로 한국에서 하지 않은 해외 학회였을 것이다. 프라하는 즐거운 곳이었다.
2024년, 그러나 여전히 나는 겨우 OA 저널에 낸 논문도 reject당하면서 연구를 지속할 동력을 잃어버렸고, 결국 2024년 5월부터 진지하게 고민을 시작했다. 자퇴할 것인지, 아니면 계속 여기 있을 것인지. 근데 우연히 당시 학교 복귀 후 잠시 지내던 공동 연구실 근처 학생 식당에 붙은 lab transfer 제도를 보았다. 나는 그 제도를 이용해 전기 및 전자공학과 신분을 유지하면서 지금 연구실로 옮길 수 있었다. 옮겼을 때, 물론 감정적인 영역, 정신건강적 영역도 30%정도 있었지만, 70%정도는 내가 이때까지 해왔던 연구를 좀 다른 측면에서 발전시켜 볼 생각이었다. 2024년 7월 그렇게 나는 연구실을 옮겼고, 해당 과정에서 지금 연구실의 A 형님께 행정적, 그리고 모터-테스트 베드의 사용 방법에 대해 익혔다.
시작은 좋았다. 3주만에 나는 2024년도 IECON 논문을 실험 설계부터 논문 작성까지 완료했고, 시카고에 가서 발표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3주 동안 나는 지금 연구실에서 비지도 학습이나 자기 지도 학습 기반 이상 진단을 진지하게 하기에는 좀 부적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지도 학습이었고, 그러면 결국 분류 혹은 회귀 문제를 풀어야 했다. 나는 기존에 분류 문제를 더 많이 풀어보았기 때문에, 분류 문제를 풀기로 하였다. 그때, 내 눈에 들어온 것이, 2023년에 나갔던 ICSV29 논문이었다. Multi-task learning, 그리고 물리적 연관 관계, 나는 이것을 모터-테스트 베드에 접목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결국 시스템 레벨에서의 모터 복합 결함을 설계하여, 해당 복합 결함의 결함 요소들에 대한 각 심각도 분류를 물리적 연관 관계가 있는 분류 문제로 접근하여 multi-task learning 문제를 설계하였다. 그리고 2024년도 10월부터 약 두 달 간, 기계 동 1층에서 스쿼트 자세로 총 675분의 실험 데이터를 수집하였다. 중간 중간 데이터 퀄리티를 체크하는 것 까지 포함하면 많이 힘들었다. 특히 rotor를 들어내고 베어링을 교체하는 작업은, 정말 힘들었다.
이후 본격적으로 알고리즘에 대한 개발을 시작했다. 다만, 기존의 단순한 multi-task learning 구조로는 신규성 주장이 힘들었다. 나는 추가적인 공부를 하였고, 결국 shared trunk와 cross-talk 모델 중 cross-talk 모델이 각 결함 요소의 결함 주파수에 의한 시간-주파수 영역에서의 관심 영역 충돌, 그리고 그로 인한 gradient conflict와 negative transfer를 보다 잘 mitigate함을 확인하였다. 여러 architecture design을 고려한 끝에, 나는 2025년 1월, 훈련소 가기 전에 해당 모델을 설계할 수 있었다.
이후로는 훈련소에서 개인 정비 시간에 논문을 작성하였고 나와서 교수님과 draft 수정 작업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5월에 MSSP에 제출하였다. 결과는 reject. 7월에 reject을 먹고 2개월간 reviewer들의 코멘트에 대해 추가적인 실험을 하였다. 어렵진 않았다. 그냥 몸이 좀 고단했다. 코드를 짜고, 분석하고, figure 다듬고, 그런 과정에 공적으로도 사적으로도 이런 저런 일이 있었다. 사적인 일이 좀... 심했다 정신적으로. 그리고 9월에 다시 submit하고 이번 12월에 accept 된 것이다.
올해 년도 MSSP의 IF는 8.9라고 한다. 약간 과분한 것 같다. 기분이 좋다. 솔직히 기분 매우 좋다.
향후 연구에 관해서는 이미 2025년도 5월부터 시도를 하였으나, 본격적으로 후속 논문으로 제출할 퀄리티의 연구는 올해 9월부터 진행되었다. 다만, 이 이야기는, 마찬가지로, 해당 타겟 저널인 ESWA accept 이후에 하겠다.
담담하게 적었는데, 저기에는 학술적인 고려와 고민은 물론, 공적인, 그리고 사적인 인간 관계에 의한 시련이 아주 많았다. 어찌보면 연구 자체 보다는 그런 사람들 간의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너무 심했다. 앞으로도 그러겠지... 다만 잘 이겨내야 한다. 그리고 잘 이겨내봤다. 이제 잘 이겨내야 한다는 구호는 단순한 정신적 외침이 아니라, 근거가 있는 전략적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