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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효정 Apr 20. 2021

코인 투자, 지금이라도 해야 할까요?

가만히 있으면 '벼락거지'된다는 말에 심란한 요즘입니다. 월급만 모으고 재테크를 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의 급등으로 상대적으로 빈곤감을 느낀다는 것인데요.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최근의 부동산 급등 사태, 그리고 주식 투자 광풍에 이어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가상화폐) 투자로 사람들의 관심과 돈이 몰리고 있습니다. 뉴스만 보더라도 300만원으로 시작해서 수십억을 모았다는 20대 이야기부터, 코인으로 수백억을 모아서 삶의 열정이 식었다는 등의 콘텐츠가 버젓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끼고 열심히 돈을 모아서 일찌감치 은퇴하고 인생을 즐기자는 파이어족이 아닌, 투기성 투자 수익으로 막대한 시세차익을 거둔 일부 파이어족의 이야기가 난무하고 있습니다. 상대적 박탈감에 벼락거지들이 더욱 늘어나도록 방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폐쇄형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내용을 한번 볼까요. 삼성그룹사방에 올라온 글인데요. 비트코인 투자로 5000만원을 400억원으로 불려 권고사직을 당한 직원이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직원이 650억원을 벌어 퇴사했다는 내용들입니다. 


이런 글을 접하는 사람들은 기분이 어떤가요? 아마도 마음이 썩 편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들의 행운(?)을 시기하거나 부러워하진 않더라도, 은퇴 전까지 치열하게 월급을 벌어야 하는 직장인으로서 상실감을 느낄수 있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나만 안 한 것 같은' 코인 투자를 지금이라도 해야 할까요?


안타깝지만 그 대답을 해 줄 수는 없습니다. 투자 결정은 본인 스스로 해야 하니까요. 다만 특정 코인의 '내재 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이 되면 소액 투자는 권해 봅니다. (여기서 소액이라면 본인의 한달 월급이거나 그 이하 수준을 개인적으로 권합니다. 단 그 만큼의 여유돈이 있다고 가정했을 때요.)


내재 가치에 대한 판단도 없이 단기간에 급등한 코인이나, 본인 스스로 잘 알지도 못하고 정보도 부족한 코인을 사는 것은 투자가 아닌 투기입니다. 그러니 이런 코인들이라면 그냥 거르시면 됩니다. 


내재 가치의 사전적 의미는 '회사의 수익 능력이나 배당금의 지급 능력 따위로 판단하는 주식의 가치'입니다. 코인으로 치면 해당 코인의 현재 자산 가치와 미래 수익 가치의 합이라고 보면 됩니다. 현재 1000만원의 자산 가치를 인정 받고 있어도, 미래 수익 가치가 마이너스라면 그 코인의 내재 가치는 0원입니다.


일례로 가장 대중적이고 안정적인 코인으로, 7000만~8000만원을 오가는 비트코인 내재 가치는 현재로서는 적절한 수치입니다. 비트코인의 내재 가치를 인정해서 사 모으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죠. 


다만 단기간에 급등을 했고 변동성이 너무 크기 때문에 위험 자산으로 볼 수 있습니다. 가격 변동에 따른 충격 완화 장치(?)가 없는 초보자가 투자해서는 안 됩니다. 당장 내일이라도 규제가 강화되거나, 얼마전 대규모로 비트코인을 사들였던 테슬라가 대량 매도를 한다면 급락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요즘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보다 뜨거운 코인은 '도지코인'입니다. 일본 개 시바견 밈(meme)으로 만들어 장난삼아 만든 코인으로 알려지기도 했죠. 그런데 도지코인은 올해 들어서만 8100% 폭등해 시총 500억달러(약 56조원)를 넘어섰습니다. 장난으로 시작한 코인이 주류 투자처로 등극한 것입니다. 


도지코인의 내재 가치는 있는 것일까요? 누군가는 도지코인으로 엄청난 부를 축적했겠지만, 객관적으로 본다면 현재와 미래의 도지코인의 내재 가치는 없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그놈의 '망할 입'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도지코인을 언급한 이후 개인 투자자가 집중 매수해서 가격을 끌어올린 투기성 자산이기 때문입니다. (비트코인은 테슬라 차를 구입하는 등 내재 가치가 생기고 있으니 비교가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시기다'라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은 늘 존재합니다. 저 역시도 코인 투자를 통해 단맛과 쓴맛을 전부 경험했었고, 주식 투자 역시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중입니다. 정보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뛰어나지만 투기성 투자는 결과적으로 늘 실패했습니다. 


지금은 스타트업 투자를 본업으로 하는 여의도 주식중개인 출신의 전문가는 "기업 가치(내재 가치라고 표현해도 될 듯 합니다)가 좋은데 가격이 싼 주식을 사고, 정해둔 최소한의 수익 목표에 도달하면 무조건 절반을 팔아라"라는 조언을 합니다. 


앞서 자신의 월급 정도의 소액을 투자하라고 권한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주관적인 의견입니다만, 테크의 시대를 살고 있는 사회인이라면 새로운 기술과 기업에 대한 투자를 해보는 것이 다양한 관점에서 윤택한 삶을 꾸려준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윤택하다는 것이 돈을 더 벌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사회생활에서 만나는 이들과의 대화를 위한 상식과 업무에 대한 확장성, 재태크를 위한 기본 감각을 마련해 줄 수 있다는 것이죠. 


물론 한달치 월급이 소액, 즉 작은 돈은 아닙니다. 누군가에게는 생존을 이어가게 해주는 생명 같은 돈이죠. 그래서 그 정도의 여유돈이 있을 때만 투자하라는 것입니다. 월급 수준의 자금은 투자 집중도를 높여서 감각을 깨워주고 유지해 줄 수 있는 최소한의 돈입니다. 잃으면 아깝고, 수익이 난다면 한달 용돈 정도를 마련할 수 있는 금액입니다. 분명 누군가는 투자에 실패를 하게 됩니다. 한달치 여유돈이니 만큼 일정 부분을 잃는다 해도 손절할 수 있는 돈이기도 하죠. 

절대 무리한 투자를 해서는 안됩니다. 저의 경험처럼 대다수의 사람들은 '주식 필패(必敗)' '코인 필패'를 경험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본업을 유지하면서 투자 감각을 유지하는 것이 코인에 대한 투자의 기본 자세입니다. 특히 코인의 경우, 변동성이 크고 내재 가치가 확실치 않아서 장기 투자가 가능한 주식과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소식을 덧붙이겠습니다. 주요 외신이 19일(현지시간) 전한 내용인데요, 영국 정부가 암호화폐(가상자산) 발행을 고민 중이라는 뉴스입니다. 영국의 중앙은행 잉글랜드은행이 '브릿코인' 타당성 조사를 위한 태스크포스를 출범했습니다. 

잉글랜드 은행이 암호화폐인 브릿코인 발행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영국 정부가 암호화폐인 브릿코인을 발행하는 방안을 실제 검토 중이라고 영국 재무장관이 언급했습니다. 중앙은행이 암호화폐 발행을 검토 중인 것은 암호화폐에 대한 내재 가치가 인정된다는 것과 같습니다. 암호화폐가 현실 화폐를 당장 대체할 순 없지만, 투자 대안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죠.


자 그럼 코인 투자를 고민 중이라면, 투자 대상에 대한 내재 가치부터 판단하고 공부해야 좋은 경험치를 얻게 될 것입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투자에 대한 결정은 본인의 판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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