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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효정 Sep 15. 2022

그린IT...탄소중립과 ESG, 그리고 RE100

기술의 발전에 따른 인류 문화의 발전은 필연적으로 지구의 환경에 악영향을 끼쳐왔다. 인류의 삶은 편해졌지만 멸종동물의 증가, 기후변화, 자연환경 훼손 등 모든 생명체와의 공생 측면에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이기적이었던 인류와 발전 지향적인 무차별 개발이 가져온 환경 재앙은 충격적이다. 환경 재앙은 인간 활동이나 자연에 의해 발생하는 재난을 뜻한다.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폭발과 같은 인간의 활동이나 사고로 인해 발생하기도 하고, 화산이나 쓰나미 그리고 지진과 같이 자연에 의해 발생하는 재앙이 있다. 문제는 자연에 의한 재양 역시 인간의 활동이 깊이 관여돼 있다는 것이다. 화석 연료 사용의 증가 등으로 인한 지구 온난화와 무분별한 벌목 등이 나비효과를 일으켜 자연 재앙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인간에 의해 소중한 자연 환경과 지구의 동식물들이 피해를 입고, 결국 이는 인간 스스로에게도 치명적인 위협으로 돌아오고 있다. 그러자 각국 정부가 인류와 지구의 미래를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대표적인 활동 중 하나가 '탄소중립(carbon neutral)'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지난 2018년 지국온난화 1.5도씨 특별보고서에서 지구의 평균 온도 상상을 산업혁명 전과 대비해 1.5도씨 이하로 억제하기 위해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뤄야 한다고 설명했다. 


 탄소중립은 제조 기업이나 개인이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이산화탄소의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개념이다. 각국의 정부는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조절하기 위해 탄소중립 운동을 활발하게 시행 중이다. 


제조산업 발전의 필연적 결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상응하는 수준의 숲을 조성해 산소를 공급하고, 석유 등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재생 에너지 분야에 투자가 늘고 있다. 전기자동차 산업 역시 이러한 흐름에 따른 것이다. 이외에도 기업이나 국가가 이산화탄소배출권을 구매해 배출량을 돈으로 환산해서 시장에서 거래하고, 여기에 지불된 돈은 삼림 조성 등 이산화탄소 흡수량을 늘리는 데 사용하는 등의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IT와 전기 산업 분야의 경우, 탄소중립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 줄이기도 탄소중립의 실천이다. 스마트폰을 통해 데이터를 사용하는 것에도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고 물과 토지가 소비된다. 디지털 경제의 원유라고 할 수 있는 데이터는 전세계 곳곳에 있는 데이터센터를 통해 운용된다. 데이터센터를 짓기 위해 필요한 토지와 각종 컴퓨팅 장비의 냉각을 위해 사용되는 물, 그리고 전기와 석유 등 에너지원 가동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상당하다. 

 국내외 주요 IT 기업들은 데이터센터 건립에 사활을 걸고 있다. 데이터에 기반한 플랫폼 비즈니스가 대세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데이터센터의 필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 스토리지(저장소)를 활용한 클라우드 시스템을 선점하는 것 또한 핵심 경쟁력이 될 수 있다. 


데이터센터는 데이터를 저장/보관하고, 이를 매개할 수 있는 물리적 시설이다. 네트워크 및 통신장비와 스토리지, 서버 등 컴퓨팅 장비, 냉각장치 등이 집약돼 있다. 24시간 가동되며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는 시설이다. 디지털 경제 시대에 데이터센터의 증가는 필연적이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급증하는 원인이다. 


 전세계의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전력은 매년 약 200TWh이다. 이는 전세계 전력 사용량의 1% 수준이다. 1%가 작아 보일 수 있지만, 이는 후진국에 속하는 일부 국가의 총 전력 사용량 보다 많은 양이기도 하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 따르면, 국내의 경우 데이터센터가 전체 ICT 산업의 전력 사용량의 20%를 차지하는 등 단일시설로는 최대 규모의 전기를 소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그린IT'를 내세우며 친환경 데이터센터를 설립해 탄소중립에 나서고 있다.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면서 냉각시설 개선(추운 지역에서의 자연 냉각, MS의 바닷속 데이터센터 등), 에너지 효율의 증대, 재생에너지의 사용 등 대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비대면 문화의 확산으로 기가바이트 보다 1000배 많은 테라바이트 데이터 시대가 다가온 상황에서 탄소중립에 다가서기는 점점 더 힘들어 지고 있다. 앞으로의 데이터 사용량은 5G에서 6G 시대로 넘어가는 2030년경 한차례 폭발적 증가가 예상되는 등 10년 주기로 증폭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린IT는 지구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친환경적인 성격을 띄는 IT기기나 IT기술을 통칭한다. 저전력 설계나 재활용성을 높인 IT제품, 그리고 생태계의 오염을 IT 기술로 예방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디지털화=친환경'라는 이미지가 형성돼 있지만, 사실 디지털화를 위해 필수적인 데이터 운용이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는 점은 충격적이다. 데이터센터 자체가 환경 오염에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이러한 추세에서 최근 'RE100'이 친환경 분야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RE100은 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 100%의 약자로,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국제 캠페인이다. 2014년 영국 런던의 다국적 비영리기구 더클라이밋그룹에서 발족한 것으로, 태양열 태양광 풍력 수력 지열 바이오 등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로 화석연료를 대체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이는 기업들의 자발적 참여로 진행되는 캠페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21년부터 기업 등 전기소비자가 재생에너지 전기를 선택적으로 구매해 사용할 수 있는 '한국형 RE100' 제도를 도입했다.


 이렇듯 각국 정부와 주요 기업들은 친환경 정책을 세우고 움직이고 있다. 탄소중립과 함께 기업들도 ESG 경영을 추구하고 있다. 앞으로는 ESG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기업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힘들다. ESG는 환경·사회·지배구조(영어 표기) 앞 글자를 딴 약자다.


 기업이 수익을 내는 것만 고려할 것이 아니라 환경과 사회에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지, 어떠한 사회공헌을 하는지 따져보는 똑똑한 소비 인식이 늘면서 기업들도 이를 준수하는 움직임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는 다소 늦은 2021년 하반기부터 ESG 경영이 화두로 떠올랐으며, 향후 ESG 경영기업의 가치가 주가에 반영되는 등 시장의 관심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국제 무역정책과 기후 목표가 한데 어울려 돌아가는 등 국제적인 친환경 정책의 활성화는 환경 재앙을 막아보고자 하는 인류의 노력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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