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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텐조 Nov 15. 2023

각 잡고 써보는 자기계발서 비판

대학원생의 성장일기 90

벽돌시리즈 구십 번째

자기계발서가 넘쳐나는 시대이다. 예전에 "맞아 죽을 각오로 쓴 한국인 비판"이라는 제목의 일본인 작가가 쓴 책이 있는데 그 책 나름대로 작가의 행보와 같이 신랄하게 비판을 받아서, 누구나 대부분 좋아하는 자기계발서를 비판해 본다는 것은 자살골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하지만 그럼에도 짚고 넘어가야 내가 쓰는 일기에서 속이 편하다고 생각하여 각 잡고 써보고자 한다. 그리고 자기계발서도 자기계발서 나름이다. 훌륭한 책도 있지만 요즘은 고개가 절로 아리송해진다.


일단 베스트셀러에 드는 그리고 온라인으로는 공짜로 풀린 어떤 책이나, 아니면 유튜버이자 사업가로 활동하는 작가 등등. 글에 호소력이 있고 괜히 베스트셀러가 된 것이 아님을 인정한다. 하지만 대중을 상대로 자신의 근거를 진리인양 혹은 검증도 안된 이론을 들먹이거나 신조어를 만들어내어 혹하게 하는 것은 사실 나는 사기꾼들이나 하는 짓이라 생각한다. 차라리 에세이로 냈으면 납득이라도 갔겠지(그러면 책은 잘 안 팔릴 수도 있었겠지만). 예전 글에서 자기 계발 강연 및 콘텐츠에 관한 비판을 하듯 비슷하다.


내가 학창 시절에 주구장창 읽어온 자기계발서들, 그리고 지금의 자기계발 콘텐츠들. 한 때 누구보다 좋아했지만 지금은 누구보다 싫어하게 되었다. 그래서 내가 네이버 블로그에 동일한 글을 써서 올릴 때도 태그주제로 "자기개발, 자기계발"이라는 단어를 선호하지 않아 쓰지 않는다. 예전에 1%로만 부자가 된 사람들의 비법이라고 한참 유행을 타던 책도 결국 말이 맞긴 맞았다. 작가가 책 팔아서 1%에 들어갔고 나머지 99프로의 독자가 부자가 되었다는 사연은 나오지 않는다. 개인의 스토리나 특정 주장들이 모두에게 적용될 수는 없다.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은 의심해야봐야 한다. 그리고 그 주장에 힘을 실어 본다고 앞뒤 잘라온 명언만 인용한다.


그리고 이어서 그 책을 비판하며 꿈에 대한 국내 자기계발서도 한참 인기를 누려서 나는 시리즈별로 다 사 읽었지만 그 작가의 행보를 보고 난 후 결국 크게 실망하고 신뢰하지 못하게 되었다.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자기주장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시대라지만 비판받는 이유에 대해서 전혀 받아들이지 않으려 한다거나 진리인양 호소하기에, 최근에 유튜버와 협업하는 대박 터진 작가의 행보가 굉장히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결국 그 사람도 자기 책으로 성공해서 좋은 집에 살고 있다. 대단하다 느끼며 나도 그렇게 성공하고 싶다는 생각 그리고 질투도 드는 솔직한 감정이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사실 책이 전하는 메시지도 장르의 특성상 이후 작가의 행보에 따라 더더욱 이 책의 메시지를 계속 믿을 수 있느냐 없느냐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다.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니까 작가도 사람이기에 생각이 달라질 순 있겠으나 개인이나 본인이 이렇게 저렇게 성공했다고 적었으면 적어도 대중에게 어쩌면 인생을 바꿔준다는 책을 쓰는 사람들이 그런 식으로 행동하면 책에 있던 내용은 단지 책팔이를 위한, 돈 벌기 위한 수단이었던 것으로 전락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책으로 성공해서 많은 돈을 버는 것은 자본주의 시장에서 좋은 일이고 고무적이다. 누가 뭐라고 탓하는 것도 우스운 이야기다. 글쟁이가 맨날 가난하게 살면서 예술의 혼을 불태워야 한다는 것도 현 시대에선 말이 안 된다. 빠가 까를 만든다는 인터넷 유행어처럼 어떤 책 혹은 작가에 대한 팬덤이나 맹목적인 추종자들이 많은 것을 보면 이런 이야기를 쓰는 것이 조심스러울지도 모르고 혹시라도 나도 책을 낸다면 누가 누구 탓을 하냐는 비판도 받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현재는 여전히 비판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좋은 자기계발서도 많다. 하지만 그런 책이 왜 묻히는지 알 수가 없다. 반면 말도 안 되는 이론을 제시하며 이렇게 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제시하는 어쩌면 뻔한 이야기를 화려한 글솜씨로 대중을 설득하는 능력도 대단하다고 느껴지기도 하다. 그런 능력도 작가가 고생 끝에 얻은 능력이니까. 다시 말하지만 다만 그 이후의 작가 스토리나 아니면 콘텐츠가 부실하다고 생각함에도 인기에 인기를 타는 것을 보면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또 이쪽 업계라고 밥그릇 싸움이냐면서 고리타분한 심리학의 콧대를 내세우고 싶지도 않다.


그래서 모임에서 일부러 나는 심리학 이론이나 이야기를 어쭙잖이 이야기하고 싶지도 않고 오히려 배우는 입장이기에 더더욱 신중해지려 한다. 그리고 여전히 모르기에 나만의 생각으로만 정리하여 가끔 내놓기만 할 뿐이다. 자기만의 스토리로 성공했으면 박수받을 만하다. 그렇지만 그것대로 따라하면 성공한다는 논리적 비약을 상당히 조심해야 할 것이며, 너도나도 그렇게 하려고 하면 마치 암호화폐에 투자하듯이 유행을 타다가 이내 사그라드는 모습을 보노라면 자기계발서에 대한 나의 입장은 보수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지금의 생각은 지극히 나의 주장이며, 나 또한 누군가에게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할 수 있다. 학문이 검증받는 과정과 다른 이들과 협력하며 만들어진 이론들을 제대로 보지 않고서 뜬구름잡는 이야기라며 개인의 디테일한 스토리를 믿는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나도 한때 그런 생각을 가졌었다. 다만 나는 그러면 어떤 책을 읽어야 자기를 성장시킨다거나 다들 좋아하는 "자기계발"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냐면은, 그나마 인상 깊었던 자기계발서의 주장들과 인용하는 이론들의 출처를 따라가고 따라가면 결국 학문과 연구결과에 근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심리학이든 정치외교학이든, 사회학이든, 철학이든 검증이 어느 정도 되거나 부분적으로도 공론화된 내용을 토대로 중점적으로 이야기하는 책들을 나는 개인적으로 추천한다. 고인 물처럼 자기만의 뇌피셜로 주장하는 책들은 그냥 에세이로 생각해야 할 것 같다. 아니면 아예 개인의 스토리를 에세이로 내놓은 책들을 읽어 이 사람들이 들려주는 귀중한 각자의 경험들을 얻어가는 게 진짜 이야기하는 "자기계발"일 것 같다.


잠깐만... 일단 보험부터 들어놓자!

어라? 경고해야 할 대상이 나 자신이면서도 누군가이기도 한 것 같은 아리송한 메시지?

*WARNING : 위의 글은 작가의 개인적인 주장일 뿐 신뢰할 수 없습니다. 집에서 절대 따라 하지 마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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