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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텐조 Nov 17. 2023

눈 내린다!

대학원생의 성장일기 93

벽돌시리즈 구십 삼 번째

달리는 차 안에서 눈이 마치 달려드는 것 같다. 드디어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비 한번 싸악 오더니 이제는 본격적인 겨울의 서막이 올랐다. 방금 스케줄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어느새 밤 8시다. 멈추지 않고 현재에 머물며 활동을 하니 점차 계획들이 구체화되어 가는 것 같다. 어제만 해도 눈이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 것을 어느 순간 나타난 현실로 보노라면 비단 날씨만의 현상이 아닐 것이다.


오늘은 아무 말 대잔치다. 최근에 떠오른 생각과 감정의 나열 그리고 정리해 보며 나아가는 시간이다. "자 이거 시험에 나오니까 요약정리 한번 할 테니 빡집중하고 선생님 말 들어요. 알았죠?"


현재 계획한 프로젝트 중 하나인 일을 마무리하고 다시 정비하고 준비할 차례이다. 왠지 기대되고 재미난 일이 될 것만 같아 마음이 설렌다. 덕분에 솔로로 지낼 크리스마스가 굳이 케빈이 필요로 하지 않을 것만 같다. 아 물론 연애이야기는 아니지만, 나의 성장에 점차 부합할만한 것들이 조금씩 조금씩 피부로 와닿는 것이 머리 아픈 점도 있지만 덩달아 기분 좋은 일도 오고 있다.


물론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현재의 계획들은 일시적인 것으로 끝날지 아니면 장기적으로 계속될지는 나의 역량에 달린 것일 테지만, 열심히 준비하고 서서히 준동하면 그리고 기대를 내려놓고 꾸준히 하다 보면 이 역시 시너지가 일어나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 믿는다. 중요한 것은 믿는 것이다. 종교적, 신앙적인 그런 믿음 말고. 보이지 않는 것이 찾아옴을 믿는 것. 누군가에게는 희망일 수도 있는 그 보이지 않는 것이 오리라는 믿음.


좋은 일이 있으면 또 나쁜 일이 있겠지만 나의 뇌피셜인지 피해망상인지는 모르지만 문득 분명 질투하는 사람도 생길 것이고 아니꼽게 보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이미 마음의 준비를 하고는 있지만 그런 사람들의 훼방에 과연 잘 대처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여하튼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그거 일일이 대처하다가 나만 손해다. 나만 시간 뺏겨서 고달파지는 것 같아서 하든지 말든지. 모임을 하면서 깨달은 중요한 점 중 하나가 별의별 사람들이 세상에는 많다는 것이다.


구더기 무서워서 장을 못 담글 수는 없으니, 계획한 대로 묵묵히 나아가야 할 것이다. 사실 처음 경험하는 것들이 대부분이라 설렌 점도 있고 최근에 호되게 당한 점도 있어서 사실 반신반의하는 느낌이긴 하다. 뭐든 찍어먹어 봐야 안다는 우리 아버지의 말씀처럼 맞아봐야(?) 알 것 같다. 그리고 그때 당시에 심각하게 생각했던 사건들과 현상들을 돌이켜보면 웃기고 별거 아닌 경우가 많았는데 되게 심각했던 경험을 보노라면 그것에 힘을 쏟는 것보다는 본래 의도대로 나아가고자 하는 것에 집중해야 함을 배운 것 같다.


6시가 되면 깊은 밤이 되어버린 요즘, 감성이 폭발하는 듯하다. 별의별 오만가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 또한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자책인지 격려인지 판가름 날 것이다. 누구나 자책해서 피해를 얻기는 싫어한다. 그런데 나한테는 자책을 잘하면서 정작 남에게 비판받는 것을 싫어하는 모순도 있다. 이왕이면 화끈하게 비판도 받고 자책도 하는.. 아니 그것보다는 비판을 받더라도 적어도 나 스스로 나를 챙길 줄 알아야 함을 느끼기도 하다.

  

이번달 그리고 12월 잘 마무리해서 지금 계속하려는 활동들을 무탈하게 그리고 한발 더 나은 모습으로 새로운 24년을 맞이하고 싶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려는 자에게는 신념이 필요하다.


요즘 다시 빠진 노래가 하나 있는데, "해 뜰 날"이다. 그것도 초창기 오리지널 송대관 아저씨가 부른 버전으로.


꿈을 안고 왔단다 내가 왔단다

슬픔도 괴로움도 모두 모두 비켜라

안 되는 일 없단다 노력하면은

쨍하고 해 뜰 날 돌아온단다

쨍하고 해 뜰 날 돌아온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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