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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텐조 Nov 18. 2023

자 드가자~!

대학원생의 성장일기 94

벽돌시리즈 구십 사 번째

100일이 이제 이 주 정도가 남았다. 하루하루 매일 글 쓴 지 88일째다(가끔 2개도 올려서). 모임 내 그리고 나 스스로 했던 다양한 활동 중 하나가 이제 무사히 마무리 지으려고 한다. 다음 주 월요일에 전국각지의 청년공동체가 세종으로 모여 행정안전부가 주최하는 성과공유회를 할 예정이다. 여기서 두각을 나타내면 장관 상을 받는다고 하니 기대가 되긴 하지만 그래도 괜히 기대했다고 못 받으면 실망도 큰 법이기에 애써 마음을 수그러 뜨린다.


다만 세종시에서 다양한 공동체들 중에 우수공동체로 뽑힌 우리 모임이 세종시에 위치한 행안부가 주최하는 행사에 참여 한다기에 약간 홈그라운드 느낌으로 그래도 분위기에 익숙하게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발표를 통해 우리를 소개하고 모임의 성과를 이야기하게 되는데 과연 어떻게 될지. 모임특성상 평소 모임 진행하며, 또 발표 짬밥이 있어 비교적 자신 있게 할 순 있겠으나 작년 작품들을 보니 영상도 준비하고 성과도 대단해서 이번에는 어떤 경쟁업체(?)들이 있을지 궁금하다. 그냥 뭐 진정성 있게 다가가야 할 거 같다.


듣는 사람 입장에선 가뜩이나 별거 아닌데 호들갑 떨면 속으로 웃기만 할 뿐이다. 그래서 활기차게 시작하되 다만 차분한 느낌으로 조곤조곤 말해야 될 거 같다. 다른 지역 공동체도 콘텐츠가 풍부하겠지만 마지막에 포장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라지기에 전달하는 발표자가 상당히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재밌는 경험이 될 것이라 설레면서도 떨린다. 막상 무대에 서면 어버버 할지도 모른다. 소심하고 내성적인 나는 올해 외연 확장에 있어 "뻔뻔함"을 기치로 활동했기에 그날도 얼굴에 용접 좀 하고 들어가야겠다. 발표가 편안한 사람도 있지만 발표를 무서워하거나 떨려서 이내 많이 힘들어하는 사람들도 많다. 나도 예전 대학다닐 시절 조별과제 발표할 때 대본을 토씨하나 틀림없이 써서 준비했으나 입에 침이 마르고 그래서 떨리고 듣지도 못할 만큼 빠르게 말했던 기억이 난다.


예전에 청년강사 양성 때 몇몇 강사들이 와서 노하우를 전해주었지만, 개인적으로는 가끔 떠오르는 것인데 웬만하면 지루하고 딱딱한 경우가 태반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약간의 촐싹거림을 넣어주면 거기서 돋보이게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정말 유명한 강사가 지역 내 행사에 와서 책 소개나 강연회를 한다 해도 막상 가보면 같은 이야기, 뻔한 이야기에 딱딱한 분위기에서 진행하기에 내 생각엔 아무리 진지하고 근엄할지라도 부드러운 분위기를 발표자가 만들어가야 듣는 이의 귀에도 잘 들어가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같은 이야기를 하더라도 전달자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흥미진진 하다.


맨날 자기만 떠들다가 끝나는 일방적인 강의는 그 포맷상 어쩔 수는 없지만 그걸 어떻게 전달하느냐는 사실 발표자가 목소리나 표정, 제스처로 전달할 수 있기에 달라질 수 있다. 물론 그런 것을 설명하기에는 나는 여전히 벌벌 떠는 글로만 연애를 배운 모태솔로처럼 발표 아마추어이긴 하지만.


행사장에 수많은 단체들이 올 테고 거기서 지역만 다를 뿐 비슷한 이야기를 듣는 심사자 입장에선 피곤하고 지루할 수 있기에 나만의 색깔을 입혀야만 할거 같다. 일단 거울 앞에 내복만 입은 나를 주시하며 발표연습 좀 해봐야 할거 같다. 느끼는 바지만, 무언가에서 돋보인다는 것은 생각보다 그리 큰 부분이 아닌 것 같다. 디테일한 면에서 독특한 색깔을 가진다는 점은 요즘 세상에 제 아무리 싫다고 해도 접하는 불특정 다수 중 누군가는 좋아한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어쩌면 좋은 세상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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