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범대를 나왔다. 그래서 내 친구와 지인의 대부분은 교사이다. 그들을 굳이 나누자면 교사를 하고 있는 사람과 교사가 되려고 준비하는 사람이다. 이쯤에서 한번 물어보고 싶다. 당신은 교사에 잘 맞는 사람인가? 내가 하고 있는 일이기에, 그렇다라고 대답하고 싶을 수도 있다. 진짜로 그렇게 생각하는가? 자신있게 대답하기 위해선 확인이 필요하다. 그 중 가장 확실하게 확인해보는 방법은 당연하게도 다른 일을 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일을 경험해볼 때 느낄 수 있는 장점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1) 매달린 절벽이 아니라는 자신감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했을 때 가장 먼저 한 일은 목공이었다. 나무를 재단하여 프리마켓에 쓸 가구를 만드는 일이었다. 당연히 한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나는 이전에 언젠가 한번 목공에 관심을 가져 봐야지 생각했었다. 분명 내가 재미있어 할거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해보니 실수투성이에 마음은 자꾸 불안해졌다. 처음 해보는 일이라 그런가 싶었지만, 이후로도 계속 목공을 일로써 해보면서 나는 목공과 친해지지 못했다. 나는 세밀한 작업에는 그다지 소질이 없었다. 그 이외에도 펜션 청소, 손님 맞이, 객실 수리, 로컬행사 기획 등 교육과 관련없는 일들을 여럿 했다. 내 전공과 무관한 일들을 해본 덕에 나는 내게 교사 말고도 먹고 살 수 있는 길이 있다는 것을 배웠다. 잘하고, 잘하지 못하고의 정도는 있지만 그래도 돈을 받으며 할 수 있는 다른 일이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편해졌다. 교사라는 직업은 내게 매달린 절벽이 아니였다. 내가 공부했던 바를 통해 꿈꿀 수 있었던 하나의 선택지였다.
(2) 사회에서의 생존 경험, 진짜 일
공무원이 아닌 회사, 특히 소규모의 스타트업 팀에서 일했을 때 경험할 수 있는 점이 있다. 소규모의 조직에서는 A부터 Z까지의 과정을 모두 볼 수 있다. 그말인 즉슨, 내가 하는 일이 얼만큼의 가치를 환산되는지를 따져보기 쉽단 뜻이다. 1박에 10만원의 숙소를 판매한다면, 그 안에는 객실 청소, 손님 응대와 음료 제공의 서비스, 소모품 교체, 대지 구매로 인한 이자 지출 등 여러 고려사항이 필요하다. 즉, 나의 행동 하나하나는 회사 입장에서 비용이다. 그렇기에 내가 얼마만큼의 생산성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스스로 증명해야 했다. 오늘 내가 나의 일 급여만큼의 가치를 만들어 냈을 지를 계속 생각했다. 회사 입장에서 월급 200만원을 주는 게 과연 쉬운 일일까를 고민하게 되었다. 나의 비교군은 교사 였으니, 교사들의 월급은 어떤 기준으로 책정되었을까? 현재 얼마만큼의 가치를 창출하고 있으니 얼마만큼 월급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을까? 궁금했다.
(3) 내가 교육에 관심 있었던 이유
5개월 정도 1달에 1번 열리는 지역 프리마켓의 PM을 맡았다. 일을 처음 시작한 지 7~8개월만이었다. 프로젝트가 마무리 되고, 함께 일한 팀원들과 모여 피드백을 했다. 나의 부족했던 점에 대해 이야기 듣는 마음아픈 자리였다. 그래도 내가 들었던 좋은 피드백은 ‘사람들을 대할 때 큰 에너지를 들이지 않아도 잘 하더라’라는 얘기였다. PM으로 했던 여러 업무 중 사람들과 대화하고 가까워지며 사람들에게 기분 좋은 경험을 만들어주는 일을 가장 잘 해냈다. 그래서 내가 교육에 관심이 있었다는 사실을 역으로 알 수 있었다. 나에게 교육은 의미있는 대화와 연결을 만들 수 있는 활동이었다. 학생들이 서로 간의 대화를 통해 협력할 수 있도록 만들고, 대화를 통해 상대방을 읽어내어 적절한 피드백을 주는 데에 관심이 있었다. 잘 생각해보면 한 직업 안에서도 여러 가지의 업무를 수행한다. 그 일들을 세세히 들여다보기 시작하면 이 안에서 내가 어떤 일에 적성이 있는지를 발견할 수 있다. 그래서 ‘어떤 직업이 나에게 잘 맞지’가 아니라, ‘어떤 업무가 나에게 잘 맞지’가 더 적절한 질문이라 생각한다. 강의를 재밌게 잘하는 게 기쁨을 주는지, 고객들과 대화하고 그들을 위한 서비스를 할 때 행복한지, 서류작업을 완벽하게 수행해냈을 때 뿌듯한지, 업무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개선해 냈을 때 기분이 좋은지 말이다. 발견한 그것에 따라 앞으로 자신의 업을 확장해나간다면, 적성에 맞게 재미있는 일을 찾아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학교 밖의 세상에도 할 일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