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채로운 매일의 조각들>
나는 기본적으로
밝고 에너지가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웬만하면 잘 웃고,
기분도 금방 좋아진다.
그런데
피곤이 임계점까지 차오르면
어떤 순간에는
감정이 불처럼 확 올라올 때가 있다.
정말, 정말 불같이 욱 해버린다.
그 순간만큼은
나도 모르게 인내심이 얇아지고
“아 왜…” 하는 마음이 먼저 튀어나온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불같은 감정은 오래 머물지 않는다.
잠깐 숨을 한 번 고르고,
조용히 현실을 다시 보면
내 마음도 금세 제자리로 돌아온다.
마치 찻잎이 물속에서 한 번 일렁이고
다시 잔잔히 가라앉는 것처럼.
예전에는
이 순간들 때문에 스스로를 많이 탓했다.
“내가 왜 이렇게 예민하지?”
“조금만 더 참을 걸.”
그런 식으로.
하지만 요즘은
이런 순간들까지도
그냥 ‘나의 하루의 조각’으로 본다.
바쁘고 복잡한 날들 속에서는
감정도 자연스럽게 흔들릴 수 있다는 걸
이제는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부분은
별것 아닌 일에
별것 아닌 감정이 튀어올랐다가
금세 사라질 뿐이라는 것도.
아이들이 갑자기 농담을 한다거나,
퇴근길 하늘이 예쁘게 물들어 있다거나,
좋아하는 음악 한 곡이 흘러나온다거나—
그런 가벼운 장면 하나면
분위기는 금방 바뀌어버린다.
요즘 나는
이 빠르게 올라왔다가
빠르게 사라지는 감정들을
괜히 미워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 감정도
내가 오늘을 살아냈다는
하나의 작은 흔적일 뿐이니까.
감정이 완벽하게 일정할 필요는 없다.
지치고, 흔들리고,
곧 다시 괜찮아지는 그 흐름 안에서
나는 조금 더 단단해지고 있는 것 같다.
...물론,
가끔 욱 하는 건
여전히 조금 다스릴 필요는 있다.
그것마저도 천천히 연습 중이다.